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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美, “대입장벽 높이자” 주장 솔솔
佛·美, “대입장벽 높이자” 주장 솔솔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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歐美 대학, 대학입학 장벽 높이나

구미 대학들이 점차 대학입학 장벽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대학교육의 대중화를 선도했던 프랑스에서도 이 같은 주장들이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일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 교육부가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9백97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다른 단과대학보다 1학년 학기말 학생들의 유급률이 높은 단과대학에 한해 입학절차를 강화하는 데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프랑스 대학생들의 40%는 졸업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설문대상자의 93%, 특히 25~29세 사이의 학생 중 98%는 단과대학들이 산업체와의 연결을 기대했다. ‘르 피가로’는 “이들은 좀 더 많은 인턴쉽과 전문실기수업이 대학에서 제공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대입 장벽을 높이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프랑소아 쿨라르 프랑스 고등교육부장관은 “대학입학 시 선택적 학생 선발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주요 우수 단과대학에서 선택적 학생선발을 제도화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르 피가로’는 전했다.

하지만 프랑스 교육계, 특히 교육노조와 프랑스대학연합이 선택적 학생 선발에 반대하고 나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프랑스 빌뺑 총리는 올해 초 최초고용계약법을 강행하다가 정치적 타격을 입어 학생선발 강화를 정면 돌파하는 데 부담감이 있는 상태다. 현재 빌뺑 총리는 관계정부부처 장관들을 소집해 ‘대학-취업’ 관련 대국민 토론회를 열 것을 지시한 상태다.

프랑스에 비해 대학이 자유롭게 학생을 선발해왔던 미국 역시 대학생들의 ‘질 저하’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대학입학 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달 27일자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학교육위원회가 미국 대학의 △학생 학업 성취도 △대학재정운용 △학생 재정지원 시스템 등 미국 대학교육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왔어야 할 영어와 수학을 배우는 데 시간과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학교육위원회는 대학생들이 고용주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습득하지 못한 채 졸업하고 있다며, 대학진학 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학생 성적공개, 대학당국의 학사관리 능력 향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학교육위원회 보고서가 미국 대학교육의 부정적인 면을 지나치게 부각시켰다는 점을 두고 미국 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찰스 밀러 대학교육위원장은 이번 보고서가 대학교육에 대한 토론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일부 위원은 대학교육을 가혹하게 비판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

위원으로 참여한 로버트 멘델홀 웨스턴가버너스대 총장은 “보고서 내용이 대학교육에 대해 필요 이상 부정적”이라고 비판했으며, 로버트 젬스키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교육학)는 “보고서가 자신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재작성을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민선 기자 dreame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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