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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갇힌 엄마
시간에 갇힌 엄마
  • 최승우
  • 승인 2023.03.14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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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린 지음 | 박희선 옮김 | 마르코폴로 | 448쪽

이린, 칭야, 샤오완 자매가 알츠하이머 병으로 고통받는 어머니를 돌보면서 함께 겪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일러스트북이다.

이린의 어머니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 딸들에게는 ‘슈퍼우먼’이었던 그녀는 기억을 잃어버린 무기력한 노인이 되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이린은 어머니가 기억을 잊고 보존할 수 있도록 그림을 사용하려고 한다. 그림을 보고서 어머니가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하는 것에 이린은 깊은 감동을 받아 매일 그림을 그리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어머니에게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도록 권했다.

이린은 어머니의 기억을 되찾도록 도우면서 동시에 어머니를 돌보는 세 자매의 현재를 그렸다. 여동생은 공연을 하면 엄마의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알고서는 동요, 설화 등을 율동과 함께 불렀다.

엄마가 자주 하는 게임 중 하나는 언니가 큰 소리로 “우리 좋은 엄마...”라고 노래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어머니는 “우리 좋은 딸”이라고 노래한다. 이린은 “둘째 아이와 함께 책을 그립니다”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어머니가 그림을 계속 그리도록 유도했다.

어머니의 건강은 급속하게 악화되었다. 낄낄대며 웃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거나, 과도하게 먹는 것에 집착하는 것부터 시계 태엽처럼 밤새도록 발로 차는 것까지 어머니는 그녀들이 알고 있던 어머니가 더이상 아니었다.

이러한 광경은 세 자매를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지치게 하고 결국 무너지게 만들었다. 어느 날 언니가 이린에게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왜 엄마를 점점 더 사랑하지 않는 것 같지?” 알츠하이머 환자의 환자 가족의 심리적 압박에 직면한 위린은 이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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