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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와 달빛
여행자와 달빛
  • 최승우
  • 승인 2023.03.14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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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브 언털 지음 | 김보국 옮김 | 휴머니스트 | 396쪽

병적이고 어두웠으나 그립고 달콤했던,
덮어두었으나 결코 희미해진 적 없던 시절에 대하여

20세기 헝가리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세르브 언털의 문제작이자 마지막 소설. 국내 초역.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떠난 부부 앞에 남편 ‘미하이’의 옛 친구가 나타나고, 급격히 과거의 기억으로 빨려 들어간 미하이는 한순간의 실수로 아내 ‘에르지’와 다른 기차에 오르는데……. 사라졌다고 생각한 어린 시절의 고통과 열망이 은밀하고 매혹적인 메타포들로 몸 바꿔 되살아나고, 유혹의 순간을 지나야만 닿을 수 있는 ‘자기만의 삶’ 앞으로 서서히 독자를 잡아끄는 기묘하고 독특한 소설.

작가이자 저명한 문학비평가였던 세르브 언털이 문학 세계의 정점에서 쓴 작품으로, 그의 인생 전체가 등장인물 설정, 동성애적 관점 등의 모티프가 되어 소설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유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작품 활동에 직간접적인 제약을 받았으나, 최근 몇십 년간 동시대 작가인 마러이 샨도르와 함께 재평가받고 있다.

영국 BBC에서 주관한 ‘빅 리드’의 설문조사를 통해 레프 톨스토이, 토마스 만 등과 함께 ‘헝가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 100선’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헝가리의 저명한 문학사가인 터랸 터마시가 출판한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헝가리 소설 303권』에는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포함되기도 했다.

또한 2022년에 한 월간지가 발표한 ‘외국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헝가리 작품’ 목록에서는 네 번째로 선정되는 등 ‘반드시 읽어야 할 헝가리 소설’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되었고, 최근까지도 영화와 연극으로 각색되며 강인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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