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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란 무엇인가
권리란 무엇인가
  • 최승우
  • 승인 2023.03.21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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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자비스 톰슨 지음 | 이민열 옮김 | 에피스테메 | 664쪽

인간과 사회의 권리에 대한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권리의 귀속을 참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
권리 이론의 세계적인 名著!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하게 내세우는 ‘권리’라는 개념은 실제로는 도덕적·정치적·법적 사고의 기본을 이루는 것이지만, 대체로 사람들은 선택적이고 단편적으로 그것을 사용하곤 한다. 다툼에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권리의 속성에 직관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권리란 무엇인가』는 인간과 사회의 권리에 대한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이론을 제공하여, 일반적으로 권리의 귀속을 사실로 만드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현대 도덕철학과 형이상학의 대가, 주디스 자비스 톰슨(Judith Jarvis Thomson)이 권리의 영역과 범주를 다룬 현대의 고전(古典)이자 세계적인 명저(名著)이다.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온다… ‘트롤리 딜레마’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윤리학 책을 앞에 두고 자율주행차라니… 조금은 생뚱맞지만 이 얘기부터 마저 해 보자. 자율주행차의 시대를 맞기에 앞서, 우리는 도덕적 딜레마부터 해결해야 한다.

흔한 이야기이다. 한 대의 자율주행차가 피할 수 없는 사고를 마주한다. 그대로 주행하면 5명의 사람을 해치고, 핸들을 돌려 보도를 침범하면 희생자를 1명으로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그 1명의 희생자는 도로가 아닌 보행자에게 주어진 대로 보도를 걷고 있었다. 이러한 선택의 문제에서 사람은 인공지능(AI)에게 어떤 원칙을 제시해 주어야 할까.

『권리란 무엇인가』는 7장에서 유명한 트롤리 딜레마를 다룬다.

5명의 사람은 트롤리가 도달하면 죽임을 당한다. 지나가던 한 사람은 우연히 궤도의 스위치 옆에 서 있었는데, 그 스위치를 작동시킴으로써 트롤리를 지선으로 돌려 1명만 희생되도록 할 수 있다.

권리의 관점에서 이것은 정당한가? 5명이 목숨이 1명의 목숨보다 더 많은 가치라는 점에서 해명한다면 5명을 살리기 위해 1명의 사람을 죽여 장기이식을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자율주행차의 핸들 문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트롤리를 돌려도 되는 것인가, 안 되는 것인가.

7장에서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자.

‘권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이 책에서 톰슨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리에 대한 질문에 권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앞서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의 권리가 왜 우리에 대해 도덕적으로 중요한 사실인지 묻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는 사람이 권리를 갖는다는 것은 복잡한 도덕적 제약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약의 핵심은 다른 사정이 동일하다면, 권리가 준수되어야 한다는 점에 있다.

톰슨은 동일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다른 사정이 무엇인지 묻고, 권리를 준수하라는 명령에서 우리를 면제시킬 수 있는 제한된 범위의 맞교환(제6장)에 대해 설명한다.

입헌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현대 윤리학의 古典

『권리란 무엇인가』는 권리에 대한 진술이 타당한지 부당한지를 가려내 줄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매우 명확한 형태로 제시하며, 그 같은 주제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자나 논의하는 시민들에게 작업틀을 제공해 준다.

그 점에서 이 책은 개별 법학, 법철학, 정치철학, 도덕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스스로 권리를 부풀려 주장하지 않고 부풀려진 권리 주장은 온당하게 기각하며 반면에 정당한 권리 주장에는 그에 마땅한 응답을 해야 하는 입헌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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