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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격차가 능력 격차로 정당화는 불합리”
“지위 격차가 능력 격차로 정당화는 불합리”
  • 김재호
  • 승인 2023.03.24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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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회 70주년 학술대회 성명 발표

편향된 능력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철학계가 나섰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한국철학회가 ‘능력주의’를 성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5일 서울대 인문관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 한국철학회는 “공정을 가장한 능력주의를 우려하는 비판적 견해에 대해 공감한다”라며 “우리는 능력주의가 불평등과 차별, 혐오와 배제의 원인이 아닌 ‘증상’이라는 주장의 타당성에 주목하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이른바 ‘건강한 능력주의’를 통해 풀어내려는 시도에 대해 재고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능력주의가 수용되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의 책임이 개인에게 전가된다. 그래서 한국철학회는 “지위의 격차가 능력의 격차로 정당화되는 불합리성이 제거된 사회적 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정세근 한국철학회 회장(충북대 철학과 교수)은 능력주의에서 '능력'은 여럿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정세근

정세근 한국철학회 회장(충북대 철학과 교수·사진)은 <교수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는 능력에 대한 정의가 불명확하다”라며 “타고난 개인의 능력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물려받은 능력도 있다. 이른바 ‘집안도 능력’이라는 말이 만연한다”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그러나 능력은 원론적으로 개인의 재능을 가리키는 것이지 가문의 유산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능력은 오직 나의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이뤄나가는 것이다.

능력주의 비판과 더불어 ‘남북철학·학문후속세대’도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다. 정 회장은 “북한은 이미 조선철학전사를 십수 권을 내어 우리의 철학사를 정리했는데 남한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라며 “서양철학 위주의 분위기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학계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학문후속세대의 발전이 필수적인데도 학회가 교수 중심이 된 지 오래”라면서 “이를 반성하고, 젊은 학인들을 진작하고자 대학원생의 발표 기회를 대규모로 부여했다”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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