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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나…‘불평등’ 깊어져
우리는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나…‘불평등’ 깊어져
  • 김재호
  • 승인 2023.05.09 09: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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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자유와 이성’ 좌담회

네이버 열린연단 시즌9 ‘자유와 이성’이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강연시리즈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의 「자유주의의 이념·현실·기풍」부터 최신한 한남대 명예교수(철학상담학)의 「기독교와 자유」까지 총 46회 열렸다. 철학, 정치(외교)학, 사회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경제학, 행정학, 국제관계학, 국어국문학, 신학, 화학, 생명과학, 기후과학, 보건학, 한국학 등 다양한 전공 교수들이 강연자로 나섰다.

시즌9 ‘자유와 이성’을 마무리하며, 네이버 열린연단 자문위원들이 지난달 28일, 네이버 스퀘어 종로에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번 시즌9 ‘자유와 이성’이 학문간 경계를 넘나드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두었다. 특히 향후 우리 사회의 자유의 이해·실현의 성취와 한계를 그려나가는 데 이론적·현실적 토대를 다졌다고 평했다.

열린연단 시즌10은 ‘오늘의 세계’를 다룬다. 오는 20일부터 총 54회 강연시리즈가 예정돼 있다.

 

시즌9 ‘자유와 이성’을 마무리하며, 네이버 열린연단 자문위원들이 지난달 28일, 네이버 스퀘어 종로에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일러스트=교수신문

이번 좌담회는 열린연단 시즌9 ‘자유와 이성’의 역할부터 나아가야 할 방향, 우리 사회의 지적담론, 지역과 경제에 토대를 둔 자유의 다양성과 서구식 자유주의의 한계 등 다양한 논의가 펼쳐졌다.

우선 이번 강연시리즈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뜻깊었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학문 분과가 참여한 것과 이들 간 토론이 이뤄진 점이 의미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자유와 이성’은 학문 간 만남·소통의 차원에서 ‘학문 공동체의 시금석’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는 “우리 사회의 가치와 운영 원리인 ‘자유와 이성’을 다각도로 다뤘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열린연단 시즌9의 교육적·문화적 가치 확산 측면에서 대학의 토론 등으로 이어지지 못해서 아쉽다”라며 “열린연단 강연 내용은 학부 고학년이나 대학원 등에서 교육용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한국의 연구자들이 최선을 다해서 지적영역을 펼친 과정 자체가 의미 있었다”라면서 “열린연단은 사회에 열어놓고 하는 강연이기에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꾸준히 하다 보면 어떤 형태로든지 영향을 끼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 가운데 <교수신문>이 대학사회와의 소통에서 역할을 해주길 당부했다.

이덕환 <교수신문> 편집인(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은 “이번 열린연단 ‘자유와 이성’은 현실에 확실히 발을 딛고 펼쳐졌기 때문에 훨씬 매력적이었다”라고 평했다. 특히 이 교수는 “과학·공학기술에서도 자유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의미 있는 시도였다”라고 말했다.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철학)는 “자유는 인간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보편가치로서 많은 논의 거리를 찾을 수 있었다”라며 “모든 삶의 영역·학문 분야에서 고루 경청하고, 더불어 대화할 수 있는 보편가치를 더 발굴하고 강연기획으로 꾸려가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학제를 넘나들며 대화하고 소통하는 강연이 지속됐으면 좋겠다”라며 “다양한 학문의 만남은 우리 학계의 다른 어떤 자리에서도 본 적이 없다. 이러한 기회는 소중하다. 학문 공동체의 시금석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지역학협동과정)는 자유를 현실에서 실현하는 건 정말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자유의 문제와 세계적 차원의 자유의 문제를 같이 다룬 것도 독특했다. 일상적으로 가장 자주 맞닥뜨리는 자유에 대해서 그 본질을 파악하고, 현실에서 실현하는 문제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근대 이후 인류사회가 자유의 실현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고 어떻게 노력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김상환 서울대 교수(철학과)는 “그전까지는 인문학 위주의 이론·사상이 주제였다면, 이번 ‘자유와 이성’은 좀 더 현실 밀착적인 것에 초점을 두었다”라며 “그래서 지난해부터 시작한 강연시리즈는 중요한 분기점이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이번에 다양한 강연을 통해 민주주의 내의 내적 긴장 등 정치철학적 부분들에 대해 식견을 접할 수 있었다”라며 “배움의 과정에서 정리할 수 있는 뜻깊은 한 해였다. 관념을 넘어, 생생한 현실을 다루는 향후 기획이 이어지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내비쳤다.

 

 

민주화 이후 놓쳤던 자유의 문제

우리 사회의 지적담론은 이론으로서 기초학문 연구,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 바탕, 한국인의 역사적 경험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최장집 교수는 “공학·임상의학은 최선진국 반열에 들어갈지는 모르나, 기초학문으로서 이론을 다루는 역량은 부족하다”라며 문화적·지적 자원을 만들어가기에는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덕환 교수는 “심오하고 지당하다고 간주하던 개념들이 너무 이상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라며 “고고한 민주·자유·평등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현실적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식량, 자원, 에너지, 건강 등에 대한 일차적 욕구가 만족되고 나서, 철학적·거시적 담론에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가 그런 기반을 너무 당연시했다. 그런 기반이 저절로 얻어지는 것처럼 오해하는 모습이 너무 낯설었다.” 이 교수는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현실적 바탕을 마련하는 일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꿈보다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외면당하는 게 아쉬웠는데, 이번 강연시리즈를 통해 담담하게 펼쳐낼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명림 교수는 “그동안 우리 사회 지적담론이 현실에서 주어진 과제에 적응하는 차원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보편적으로 자유와 이성을 다뤘다”라며 “우리 사회 지적담론은 ①국가·분단 ②근대화 ③민주화 ④평화와 통일 ⑤자유의 흐름을 거쳤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민주화 이후에 놓쳤던 자유의 문제를 이번에 가장 중요한 담론으로 다뤄서 좋았다”라고 평했다.

김상환 교수는 한국인의 역사적 경험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8∼19세기 선조들이 서양의 근대적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받은 충격이나 대안을 살펴보자”라고 제안했다. “자유주의·민주주의를 소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돌아보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서양의 자유주의·민주주의 이론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땅에서 자유주의·민주주의를 수용하면서 발생한 장애·한계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한국사를 중심에 두고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다음 기획인 ‘오늘의 세계’에도 이런 측면에 반영되면 좋겠다.”

이승환 교수는 대학 내 동양철학·중국철학 수요가 낮아지는 현실을 우려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혐중 정서가 심각해지고, 여성이나 특정 집단에서 유교를 싫어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는 “아직도 한국에서 여성의 지위가 높지 않다. 형식적 민주주의 발전 속도에 비해서 여성의 인권 향상은 더디다”라며 “유교-불교-도가를 통해서 근대·현대문명의 한계에 대해, 어두운 면에 대한 보완적 시사점을 제공해주는 방향의 지적 자원 발굴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농경사회 공동체 윤리, 현대사회 개인주의 윤리

자유의 다양성에서는 동서양의 구분보다는 각 나라가 지닌 문화적 정체성이 더욱 강조된다. 특히 농경사회에서는 공동체 윤리,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개인주의 윤리가 나타난다. 서구식 자유주의의 한계는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자유주의가 억압되는 계급화 문제로 귀결된다.

최장집 교수는 “서구의 근대성(모더니티)이 확산됐으나, 불교‧힌두교 등 다른 문명권 국가까지도 이러한 서구적 사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부상은 유교에 대한 관심에 영향을 미친다”라며 “한국은 한국대로 전통문화가 있다. 그 전통문화가 수백 년을 지속하며 존재했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가족 공동체가 완전히 서구화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서구 중심적인 철학을 하지만, 동양사상이 낙후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승환 교수는 ‘동서양 지리적 경계에서 자유의 차이를 논의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카를 만하임(1893~1947)을 인용하며 “지식사회학적 관점에서는 불가능하고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인간의 지식체계를 떠받치는 토대(기반)가 있다. 경제·사회적 토대인 하부구조와 이론·사상의 상부구조로 나뉜다. 여기서 이 교수는 ‘사유의 존재 구속성’(seinsverbundenheit)을 강조했다. 토대에 따라 사유가 좌우된다. 농경사회는 가부장적 사회로서 공동체 윤리를 갖는다.

하지만 현대 산업사회는 한 개인이 경제 주체가 되면서 개인주의·자유주의가 나오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구조가 요청된다. 박명림 교수는 불평등이라는 필연의 조건에 갇힌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개별적 자유의 증진과 유적(類的) 존재로서 자유의 위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며 “전체로 보면 자유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모든 사람이 다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국가별 불평등 지수가 높고 계급화(불평등)가 심하다. 자유의 조건보다 필연의 조건에 얽매여 있다는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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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3-05-11 11:13:53
주권.학벌없는 패전국잔재 불교Monkey 경성제대후신 서울대.저 항거노비와 부하노비들의 약탈.항거는 지속될것.국사 성균관(성균관대)나라.조선.대한제국 유일무이 최고교육기관 성균관의 정통승계로,6백년넘는 역사를 국내외에서 인정받고있는 한국최고(最古,最高)대학.Royal 성균관대.세계사의 교황반영,교황윤허 서강대는 국제관습법상 성대다음 Royal대예우.두대학만 일류.명문대.해방후 조선성명 복구령으로,유교국가 조선의 한문성명.본관등록이 의무인,행정법.관습법상 유교나라 한국.5,000만 한국인뒤 주권없는 패전국 불교Monkey 일본의 성씨없는점쇠(일본에서는 천황).그뒤 한국에 주권.학벌없는 경성제대후신 서울대(점쇠가세운 마당쇠).그뒤 새로생긴 일제강점기 초급대 출신대나 기타의 비신분제 대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