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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대학교, 이강우 교수 “말을 부르는 사진”사진전 개최
서울예술대학교, 이강우 교수 “말을 부르는 사진”사진전 개최
  • 방완재
  • 승인 2023.05.16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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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7일부터 29일까지 토포하우스, 전시 개막은 오후 5:00
- 서울예대 이강우교수 갤러리 토포하우스 사진전
- 5월 20일 사진의 담론과 미래에 대한 세미나 개최
철암 2006
철암 2006

 서울예술대학교(총장 유태균) 사진전공 이강우 교수는 5월 17일에서 29일까지 [토포하우스에서 사진전을 갖는다.

 강원도 태백과 정선은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정서로 다가온다. 겨울을 나는 연료가 대부분 연탄이었던 시절, 그 연탄의 원료인 석탄을 채취하는 광산이 밀집된 지역이 태백과 정선이었기 때문이다. 이강우 교수는 그런 태백과 정선을 19년째 사진에 담아왔다.

 “말을 부르는 사진”展은 2004년부터 2023년까지 태백(철암·장성)과 정선(사북·고한)에 대한 사진 도큐먼트이다.

 또한 5월 20일 오후 2시부터는 토포하우스 세미나실에서 사진에 대한 세미나도 열린다. 패널로는 이강우 교수와 박상우(사진사/서울대 교수), 박평종(사진비평/중앙대 교수), 노형석(한겨레신문 문화부 기자)이 참여할 예정이다. 

 세미나 주제는 △ 기억의 장치로 사진이 수행하는 역할 △ 사진 자료가 매개하는 담론들 △ [사진-자료-아카이브-예술]의 확장 가능성 △ 풍경과 풍경 사진 지형의 확장 가능성 △ 사진과 예술의 사회화와 공공적 자산화의 길 △ 새로운 전환점에 선 사진이다.

 이강우 교수는 1965년 4월 26일 충남 당진 생으로 1990년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1993년에 同대학원을 졸업했다.  2003년부터 서울예술대학교 디자인학부 사진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 1990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총 28회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장소 : 토포하우스(제2전시실) / (03145)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1길 6 / 02-734-7555 / www.topohaus.com)

▶ 작가의말

 태백(철암·장성)과 정선(사북·고한)을 찾은 지 19년째이다. 그곳은 석탄산지로 영화를 누리며 우리 사회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가열 차게 떠받칠 때만 해도 위세가 대단했으며, 도합 64개의 탄광을 거느리고 국내 석탄생산량의 40%가량을 점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탄전지대였다. 나는 2003년에 그곳을 처음 찾았는데, 아쉽게도 그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당시는 정부가 주도한 석탄산업 구조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1989년을 기점으로 쇠락의 일로를 걸은 끝에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였다.

 2004년부터 나는 ‘기로에 선 近代’라는 제목으로 태백과 정선의 탄광지역에 깃든 근대성과 탈근대성 및 그것의 변화양상에 대한 사진 도큐멘팅 작업을 펼쳐 왔다. 그동안 경험한 두 지역은 자연을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 삼기 위한 사회의 강고한 이념애 인간의 투쟁적 의지와 실존적 욕망이 강렬하게 투사된 곳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징표하는 자취들이 대지에 날것처럼 드러나 있었는데, 탄광촌의 원형이 어느 정도 살아있던 태백의 철암은 그것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내게 그러한 두 지역은 드라마틱한 몽타주 같았다. 특히 정선의 사북과 고한은 태백의 철암과는 사뭇 다른 면모를 표출하고 있었다. 석탄산지로서의 근대성과 카지노로 대변되는 소비지로서의 탈근대성이 병치된 그곳의 기묘한 양상은 마치 초현실주의의 데페이즈망을 보는 듯했다.

 그런 놀라운 광경에 사로잡힌 내가 채택한 사진 전략은 단순명쾌한 편이었다. 사진 특유의 유사적 재현성을 기틀로 삼고, 나의 주관적 개입을 최소화 하며, 엄정한 기록의 관점과 태도로 일관함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러면서 ‘수려한 자연성, 잿빛의 강렬한 물질성과 두터운 시간성, 근대성과 탈근대성의 불협화음’으로 둘러싸인 각양각색의 인공물이나 장면에 대한 ‘객관적이고 직관적인 초상’을 얻고자 힘썼다. 이처럼 내가 2004년부터 이어온 탄광지역 사진 도큐멘팅은 어떤 거창한 개념이나 형식의 작업이라기보다 사진의 전통적 본령인 기록에 기초한 ‘자료 만들기’의 작업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하되, 그 정도라도 잘 이룰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여겼다. 왜냐하면 태백과 정선의 탄광지역 그 자체가 이미 완성된 작품처럼 다가왔고 사진에도 안성맞춤이었으며, 작업의 궁극에 다가서기에 차고 넘칠 정도로 서사를 다채롭게 끌어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2004년부터 2022년까지 전개한 탄광지역 사진 도큐멘팅과 작품활동 자료를 ‘책(석탄진경, 기로에 선 近代 – 철암과 사북·고한 사이)’으로 엮어서 2022년 12월 9일에 ‘초판’을 발행했다. 그리고 저술내용과 편집·디자인을 가다듬고 제책형식을 보강하여 이 전시를 개막하는 2023년 5월 17일에 ‘초판 증보판’을 발행한다. 당초에 내가 탄광지역 사진자료들로 책을 내기로 한 뜻은 작가로서 평소의 궁극목표인 ‘사진과 예술의 사회화 및 공공적 자산화’를 추진함에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발맞춰 그동안 전개한 작업과 활동을 갈무리하기 위한 전시와 세미나를 열어야겠다는 마음도 함께 일었다.

 올해 2월에 그 생각을 주변에 피력하자, 그 취지에 화답하는 분들이 나타나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이 전시를 자극한 이영희 님(전 리씨 갤러리 대표), 전시장을 제공하고 개인전과 세미나 개최를 도운 오현금 님(토포하우스 대표), 세미나를 제안한 박상우 님(사진사/서울대 교수), 패널로 참여한 박평종 님(사진비평/중앙대 교수)과 노형석 님(한겨레신문 문화부 기자), 세미나를 후원한 황창렬 님(태백 구와우 해바라기 문화재단 이사장) 등 여러 도움을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강우 교수
이강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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