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7 08:40 (수)
「Lee Bae」
「Lee Bae」
  • 신다인
  • 승인 2023.05.19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갤러리 초대석
제공=조현화랑 해운대

‘숯의 작가’ 이배 개인전 「Lee Bae」가 조현화랑 해운대에서 7월 30일까지 열린다. 이배 작가는 30년간 숯을 사용해서 작품 활동을 하며 시간의 영속성과 어둠 이면의 빛을 표현했다. 작가는 1,000도와 1,100도 사이의 가마에서 2주간 나무를 태우고 2주간 식혀 숯을 만든다. 숯의 보편성과 영속성을 변주하듯, 아크릴 미디엄 작품 위로 글씨인 듯 그림인 듯 양의적인 형상이 부유한다. 그려진 형태 위로 반투명 아크릴 미디엄을 바르고 말리기를 세 번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화면에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형상은 흐릿해진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팔레트 중 빨간색이 최초로 전시된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매일 규칙적으로 작업을 하는 과정 동안 생겨나는 모티브들은 때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형태를 띠거나 몇 년 전 그린 것과 비슷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는 의식이 아닌 신체가 담고 있던 기억의 파편들로, 규칙적이고 꾸준한 태도를 통해 생성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현대미술은 영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태도나 과정에서 나온다”라고 말하는 이배 작가는 신체와 기억을 정제해 가는 과정으로 작업을 하기에 삶 자체가 하나의 화면과도 같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