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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23] 미세한 것이 우리 건강을 챙길거야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23] 미세한 것이 우리 건강을 챙길거야
  • 권오길
  • 승인 2023.05.23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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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렐라·스피룰리나 
클로렐라는 민물에 자라는 녹조류로 단세포 생물로, 플랑크톤의 일종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사실 자천타천으로 몸에 좋다는 건강보조식품들을 여럿 사 먹지만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면서, 비싼 것들을 쓸데없이 마구 사 먹으니 창피하기도 한데, 아내가 더 적극적으로 챙기는 편이다. 비타민 C나 오메가-3, 초유(初乳)나 종합비타민 등등 여러 가지 건강기능식품을 한 옴큼씩 먹는데, 옛날에는 클로렐라(chlorella)를, 요새는 대신 스피룰리나(spirulina) 알약도 빠지지 않는다. 오늘은 클로렐라와 스피룰리나를 알아본다.

먼저 클로렐라(chlorella)는 민물에 자라는 녹조류(綠藻類, green algae)에 드는 단세포 생물로 플랑크톤의 일종이다. 단백질, 엽록소, 비타민, 무기질, 아미노산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여 건강보조식품(dietary supplement)으로 값진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인 식품으로 연구되어 유명해졌다. 클로렐라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약 30억 년 전으로 추정되고, 그리스어로 ‘녹색’을 의미하는 ‘크로로스(chlōros)’와 라틴어로 ‘작다’는 뜻인 ‘에라(ella)’를 붙여서 'chlorella'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리고 식량으로 미생물을 이용하기 위한 대량 재배의 시도는 제1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에서 시작되었는데, 당시 독일도 전쟁으로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었다. 클로렐라는 열대에서 한대까지, 호수, 연못, 웅덩이 등 담수(淡水, fresh water)에서 번식하고, 둥글거나 타원형으로 크기는 1,000분의 2∼10㎜ 정도로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으며, 끈질긴 생명력으로 증식한다. 일본에서는 클로렐라 제품이 수십 년간 건강식품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 세계 최고의 장수국인 일본에서는 50세 이상 인구의 73%가 클로렐라 제품을 복용할 만큼 인기 있는 건강식품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에 클로렐라를 일본이나 대만산 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하기 시작했으나, 1990년대 초 대상식품 주식회사가 생산하는 ‘대상 클로렐라’는 옥내 배양방식을 채택하였다. 옥외 배양방식의 일본과 대만보다 제품의 안정성이 높고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클로렐라 소비 국가인 일본을 비롯하여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클로렐라에는 핵산 및 단백질, 엽록소, 섬유소 등이 들어있어 단백질 공급원으로, 체질 개선, 영양 보급,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 신체의 신진대사(물질대사)도 원활하게 하고, 면역력을 증진 시키며, 체액의 산성화를 방지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클로렐라는 단백질의 합성과 조혈 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간과 신장의 기능을 높이며, 세포의 기능을 활발하게 한다. 공해에 대한 신체의 방어력과 회복력도 높여 외부에서 침입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킨다.

그리고 클로렐라는 종양 억제 작용을 활발하게 하며, 골다공증 예방, 중금속 배출, 장 기능 개선 등에도 효능이 있다.또한, 미래에 닥칠 식량 부족에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클로렐라가 단골 주제로 등장한다. 우선 같은 양의 벼와 비교 해서 생산할 수 있는 유기물의 양이 8배나 된다. 게다가 세포 안에 3대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모두 들어있고, 비타민, 섬유소 역시 존재하는 완전식품이며, 배양조건에 따라서 함량을 조절할 수도 있기에 미래의 대체식량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스피룰리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아노박테리아의 일종이다. 사진=위키미디어

다음은 스피룰리나(spirulina) 이야기다. 스피룰리나는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 남세균)의 일종으로, 단백질을 포함한 인체 필수영양소가 풍부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어서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눈 건강을 위해 사람들이 루테인(lutein)을 섭취하는데, 이 루테인과 함께 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인 제아잔틴(zeaxanthin)이 스피룰리나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 밖에도 스피룰리나에 들어있는 오메가-3와 지방산도 눈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소염 작용, 노화 방지, 항암 작용, 천연 해독제. 피부 건강, 성장기 어린이에 좋다 한다. 

스피룰리나(spirulina)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남조류(cyanobacteria, blue-green algae)로서 세포벽이 얇은 생물이다. 스피룰리나의 색은 세포 속의 녹색 엽록소와 남색인 피코사이아닌(phycocyanin) 탓으로 청록색인 남조(藍藻)이다. 스피룰리나는 라틴어로 ‘나선(螺線)’이란 뜻이며, 주로 열대 지방의 염호(鹽湖, 소금기가 강한 호수, salt lake)에서 자생하고, 세계적인 분포는 많지 않으나 최적 수온은 32∼42℃이며, 인공 양식(aquaculture)이 가능하므로 대량 생산하고, 대표 종은 아르트로스피라 플라텐시스(Arthrospira platensis)이다.

스피룰리나가 단백질이 풍부한 점에서 역시 미래 식량으로서 주목을 받는다. 스피룰리나에 함유된 주요 성분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수용성 식이섬유를 비롯하여 항산화성 색소 성분(클로로필, 카로티노이드, 피코사이아닌), 항산화 효소(SOD), 감마리놀렌산(GLA) 등이 있고, 베타카로틴, 비타민 B1· B2· B6· B12, 비타민E, 엽산 등이 있다. 칼슘, 철, 칼륨, 마그네슘, 아연, 망간, 셀레늄, 게르마늄 등 여러 무기질 성분도 함유하며, 특히 스피룰리나는 단백질이 많기로 유명한 클로렐라보다도 더 많은 단백질을 함유한 고단백 식품이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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