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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대담] 포퓰리즘 정권의 어두운 이면
[화제의 대담] 포퓰리즘 정권의 어두운 이면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6.12.19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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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지 비평의 ‘오늘 한국사회와 비평담론’

민주화의 결실로 이해돼 온 참여정부가 보수진영은 물론 진보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계간지 ‘비평’은 2006년 겨울호에 복간기념좌담 ‘오늘의 한국사회와 비평담론’을 마련하고,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영문학),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물리학),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영문학), 최장집 고려대 교수(정치외교학) 등 학계 좌장들의 생각을 가감없이 담아냈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연구를 막는 한국사회,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우리네 삶 등 굵직한 대화 내용이 오고 간 이 대담은 특히 집권 말기에 접어드는 노무현 정권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김우창 교수와 도정일 교수는 참여정부의 ‘아마추어리즘’을 비판했다. 김 교수는 “합리적 절차에 따라 국가체제를 다져나가면서 정책적 타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인데, 정책은 안 보이고 오히려 감정적 민중주의에 기대는 측면이 강했다”며, “양극화와 부동산 문제, 이러한 것들을 해결하는 구체적 방안 없이 감정을 부추기고 편 만들기에 몰두하는 한 결코 대안이 도출될 수 없다”고 지적

했다.

도 교수 또한 “노무현 정권이 역대 정부들 중에서는 도덕성의 수준이 가장 높았던 정권”이지만, “우리 사회의 개혁과제와 그 필요성을 대중적으로 설득해서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너무도 미숙했다”고 꼬집었다.
최장집 교수는 참여정부가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을 분석했다.

최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당의 필터링이 없었던 경선제 방식을 통해 선출되고 이것이 대통령제 고유의 특성과 결합되면서 대통령 개인의 능력이 더없이

□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위),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가운데), 최장집 고려대 교수(아래),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모여 노무현 정권이 지닌‘아마추어리즘’과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의했다
중요한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가 유기적인 정부 시스템 작동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게, 최 교수 생각이다. 최 교수는 “대통령제는 정당을 대표하는 리더십을 통해 방대한 국가기구를 조율하는 시스템인데, 대통령의 리더십이 부족하고 정당과 대통령의 연계도 약한 상태에서 정부 수반으로서의 리더십이 약해지면서, 국가권력이 분산되어 정부 부처들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 교수가 참여정부의 내적 문제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장회익 교수는 비판의 본질을 제대로 응시할 것을 주문했다. 장 교수는 “노무현 정권에 쏟아지는 비판여론의 대부분이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질적인 시각을 제공했다. 장 교수는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비판하되 대안을 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민선 기자 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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