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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생활백서]①신학기 강의준비 시간이 부족할때
[교수생활백서]①신학기 강의준비 시간이 부족할때
  • 박상주 기자
  • 승인 2007.08.27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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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평가서 활용, 학생들에게 ‘의견 물어라’

‘교수생활백서’는 교수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소소한 주제를 선정해 전문가 및 경험이 많은 교수의 의견을 물어 각색한 기사입니다. 글에 대한 의견이나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가 있으면 editor@kyosu.net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학기는 길고 방학은 짧다. 기말고사를 채점하고 나서 한 숨 돌렸다 싶으면 어느새 새 학기다. 매번 같은 내용을 진부하게 가르치는 것은 교육자로서, 연구자로서 부끄러운 일. 프로젝트 제안서에 논문에 학회 다니느라 여름 한 철 다 보내고 뭔가 ‘쌈빡한’ 강의를 준비할 시간이 없다. 첫 시간부터 뭘 해야 할지 암담할 때다.
우선 조급증은 버리자. 한 두 강의 정도는 다른 시간에서 충분히 회복가능하다고 생각하라. 교수가 줄 게 많다고 학생들이 많이 받는 게 아니다. 조급한 원인은 학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 학생에 대한 정보는 학생에게 물어야 알 수 있다.
준비 안 된 강의를 무리해서 시작하지 말고 1년 전 강의평가서를 활용하라. 같은 강의에 대한 평가서가 가장 유효하다. 평가서의 내용이 시시껄렁하다고 느낄 때가 많을 것이다. 그래도 이만한 거울은 없다. 이미 교수계획표를 제출했다면 강의평가서의 내용을 교수계획표에 추가·보완해 게시하고, 강의시간에 “지난해 이런 이런 의견이 있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져라. 수강생 수가 30명 이하라면 학생들에게 자기소개와 수강이유, 기대하는 것, 혹은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강의는 어떤 것인지 직접 물어보라. 녹음이나 촬영 등을 해두면 좋다. 학기말에 녹음했던 목소리를 들려주면 학생 스스로 강의성과를 깨달을 수 있고, 강의 평가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무엇보다, 아무리 급해도 기본 틀은 바꾸지 말라. 아무리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해도 강의의 핵심은 체계다. 채점의 원칙이나 과제의 수를 새로 정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남긴다. 체계가 튼튼하면 어떠한 새로운 정보도 체계 안에 녹아든다. 가능하다면 강의시간이나 강의실도 바꾸지 말라. 좋은 위치, 좋은 시간대라고 해도 새로운 환경은 교수의 심리상태를 흩뜨려 놓아 말하려던 것도 잊게 만든다. 박상주 기자 sjpar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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