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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구실]엄격하고 효율적인 자기관리
[나의 연구실]엄격하고 효율적인 자기관리
  • 김경헌 / 고려대·식품공학부
  • 승인 2007.09.03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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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민우(학부 3년), 박형석(박사과정), 임도승(석사과정), 임남규(석사과정), 김수아(석사과정), 김은실(석사과정), 박희정(석사과정), 신민혜(석사과정), 고자경(석사과정), 박진섭(박사과정), 김경헌 교수, 김수린(연구원), 김희택(석사과정),이희진(박사과정).

드디어 2003년 9월에 고려대 식품공학부에 생물공학 분야의 신임교수로 부임하여 오랫동안의 대학원생이나 연구원 신분에서 교수로 바뀌어 학생들과 관계를 맺어 오고 있다.

국내 및 미국에서의 대학원생활과 이제까지의 교수 생활을 통한 내 경험으로는 교수의 대학원생 지도 스타일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누고 싶다. 마이크로-매니지먼트형, 중간형, 매크로-매니지먼트형, 방임 내지는 무책임형이 있다. 방임형은 연구과제도 거의 없고 저널에 논문발표도 적은 연구실로 학생이 처음에는 자유를 만끽하며 느긋하게(?) 잘 지내다 나중에는 본인의 장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알아서 졸업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스타일에 대비되는 마이크로-매니지형 교수는 학생의 자잘한 모든 것을 교수가 직접 지도함으로써 학생이 쉽게 연구결과를 내고 연구자로서 쉽게 ‘소프트 테이크 업’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는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의 학문적인 호기심과 동기부여와 독자적 문제 해결을 유도할 수 있는 매크로-매니지먼트형이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라 생각된다.
나의 경우는 처음에 대학원생이 없어서 학부생 2~3명을 연구실원으로 받아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형에 가까운 지도방식을 따랐다. 나의 핵심적인
관심 연구분야와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내가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어 실적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연구수행에 대해 철저히 관리가 필요하여 아직까지는 매크로형을 따르지는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그러한 방향으로 갈 것으로는 기대하고 있다.
연구실 운영이 어느 방식이 되었든 간에 나는 대학원 학생들에게 효율적인 연구실 생활을 위해 엄격한 자기관리를 강조한다. 어떻게 보면 시계와 같은 규칙적인 관리가 오히려 창의적인 발상이 나오는 것과 상반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대학원  연구실에서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은 미국의
명문대학이나 우리나라의 서울, 지방의 대학이나 이제는 보편화되어 있다. 누구나 열심히 하는 상태에서 남보다 좀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엄격하고도 단순한 생활 즉, 학부 시절에 즐겼던
여러 가지 다양한 놀 거리는 줄여 연구실 외적인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수건 대학원생이건 해야 할 일이 순서대로 오지는 않으므로 일의 우선순위(priority)를 명확히 하여
순서대로 또는 필요시에는 동시에 처리하는 습관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항상 플래너를 가지고 다니면서 매일 실항목록을 만들고 체크하고 일, 월별 계획을 메모하고 학생들에게도 매주 미팅때는 개인별 실항목록을 작성하여 지난주, 이번 주, 다음 주 할일을 체크하도록 한다.  대학 교정의 넓은 잔디밭의 한쪽 벤치에서 책을 읽으면서 연구를 구상하는 백발의 노교수를 떠올리기에는 너무나 각박하고 경쟁적인 연구환경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환한 얼굴로 연구결과를 가져올 때는 직업 만족도 100%를 느끼며 잘 따라주는 연구실 학생들을 대견하게 생각한다.

김경헌 / 고려대·식품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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