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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가세…본교 재정 기여 여부도 영향
최근 증가세…본교 재정 기여 여부도 영향
  • 교수신문
  • 승인 2007.09.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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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의 세계고등교육 산책] 9. 대학의 해외 분교와 학위 프로그램

대학교육의 국제화는 대학의 세 가지 기능에 비추어본다면 교육, 연구, 그리고 봉사 기능 등의 세 가지 차원에서 각각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교육 기능 국제화 중에서 우리 대학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미국 대학의 분교와 학위 프로그램 개설 현황을 간단히 소개한다. 잘 아는 것처럼 9.11사태 이후 비자받기가 어려워져 외국인 유학생수가 줄고 있다. 2003~2004년에는 50여년 이상 매년 증가해오던 유학생 수가 처음으로 전년 대비 2.4 퍼센트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런데 학부생만 5 퍼센트 줄었을 뿐 대학원생은 2.5 퍼센트가 늘어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1980년대부터 일본에 설립됐던 30여개의 미국 분교가 90년대 들어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외국학생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에 단일 대학원 프로그램에서 하나의 대학 캠퍼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해외 분교와 현지 학위 프로그램을 다시 만들고 있다.

뉴욕주립대(버팔로 소재)의 경우 2003년에는 싱가포르에 분교를 열어 경영학과 통신학 쪽으로 250명의 학부와 석사 학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2006년 1월에는 인도 뱅갈로어(Bangalore) 소재 대학과 함께 정보공학 분야 두 개의 석사 프로그램을 현지에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아랍 에미리트 연방과도 협상중이고 중국에도 분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와 싱가포르 그리고 중국에 학위 과정을 갖고 있는 조지아 공대는 인도와도 협상중이다. 인도와 중국 유학생이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교수들이 유능한 학생들과 함께 작업하고자 하는데 해외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인도의 마하라쉬트라와 안드라 프라대쉬 주는 유명 공대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한다는 목적하에 교지와 기간 시설을 제공하며 조지아 공대 유치를 시도하고 있어서 양국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교 설립이나 학위과정 개설에 신중을 기하는 대학도 많다. 카네기멜론대학은 우리나라의 한국정보통신대학을 비롯하여 그리스, 카타르, 일본에 공동 학위과정을 개설했다. 참고로 살펴보면 한국정보통신대학이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수여한 공동석사학위를 받은 학생은 50명이다. 카네기멜론대학은 해당 지역 대학이나 정부가 시설과 그 외의 지원을 한다는 조건으로 공동학위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마크 S. 캄렛 총장은 “만일 잘 진행되지 않아 어려울 경우 많은 것을 잃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곳에 들어간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는 더 나아가 본교에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 것도 기대하고 있다(Bollag, 2006).

카타르에는 에미리트의 왕가가 관장하는 재단이 10억 달러 이상을 기부해 엘리트 고등교육 센터의 역할을 할 교육도시를 만들고 있다. 분교 설립에 필요한 경비를 이 재단이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미국의 많은 대학들에게 분교 설립을 요청했다. 그 결과 1998년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패션-디자인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2002년 코넬 의대, 2003년 텍사스 A&M대학(공대)과 랜드연구소(Rand Institution), 2004년 카네기 멜론 대학(경영학, 컴퓨터 사이언스) 분교가 입주했다. 그리고 2005년엔 조지타운 대학(국제관계)이 분교를 열었다.

코넬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카타르 분교는 교수와 학생 교류뿐만 아니라 유전학 연구와 여타 다른 의학 연구를 그 곳에서 수행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코넬대학은 비용은 그 쪽에서 부담하고 운영은 뉴욕에서와 동일하게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 보장을 받았다. 코넬대학은 현재 본교와 동일한 입학 기준에 의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고, 왕족 자녀에게도 어떠한 특혜도 주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다. 여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이 대학은 현재 우리나라와 그리고 남아프리카와도 분교 개교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카네기멜론대학은 외국에 학위과정을 개설할 때 자기만의 고유한 것을 제공하고 목표도 현실성 있게 잡는다고 한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에는 게임과 관광 산업을 위한 오락기술 관련 프로그램을, 일본 고베에는 컴퓨터 보안 관련 프로그램을 개설 중이다. 그런데  해외 근무를 희망하는 교수를 찾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카네기멜론대학의 경우 카타르에 근무하는 교수에 대해서는 25%의 보너스와 함께 주거시설, 차량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한다.

유명대학은 외국에 학위 과정을 개설할 때 학문적인 교류, 학생과 교수의 국제화, 그리고 연구비 확보 등의 효과를 주로 기대하는데 그 중 수익을 핵심 목적으로 삼는 대학도 있다. 알라바마 주립대학의 하나인 트로이(Troy)대학의 11개 해외 분교 학생들은 본교의 연간 등록금 평균인 8천 달러 보다 20 퍼센트에서 100 퍼센트를 더 내도록 하고 있다. 외국에 과정을 개설할 경우에는 본교에 개설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고, 분교가 본교의 재정 여건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상에서 언급한 최근의 분교나 학위 프로그램 개설과는 별도로 미국 대학은 국제 공동 연구 프로그램, 국제 지원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인디애나 대학 의대와 케냐 모이(Moi)대학이 공동으로 케냐 서부 고원지대의 산업도시인 엘도레트(Eldoret)에 의대를 개교하고 7년 동안 노력해온 것을 들 수 있다. 에이즈 예방과 치료를 위한 대학의 다각적인 노력이 알려지면서 2007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 받았다.  미시간대학교는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등이 기후 변화와 질병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과학교육, 보건, 수의학 프로젝트를 10여년 이상 수행해오고 있다. 또한 노스케롤라이나주립대학, 오래곤주립대학 등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과 농업, 무역, 그리고 재앙 대비 분야 교수와 연구 프로그램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박남기 / 광주교대·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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