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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봉의 인물사진 이야기] 국사학자 故 이기백 교수
[이오봉의 인물사진 이야기] 국사학자 故 이기백 교수
  • 교수신문
  • 승인 2007.10.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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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모습에 서린 향기

찰나를 사진으로 찍어서 영원히 남기겠다는 사진가도 세월이 흐르면 세상에서 사라진다.
그가 찍었던 빛바랜 사진만 남을 것이다. 사진가들은 이러한 자신의 운명을 모르는 채 남을 찍기에 열중한다. 그들은 피사체가 사라지고 자신만이 살아남았을 때 느끼는 안도감보다 회한과 자괴감에 빠진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다.
한 평생 역사 연구의 결과물을 모은 한국사학 논집 제12권을 출간하고 2004년 80세를 일기로 돌아가신 원로 국사학자 이기백(李基白. 1924~2004)박사의 사진을 찍게 됐을 때 일제가 지어낸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우리민족의 열등감을 씻어준 그를 만날 수 있어 들떠 있었다. 형(이기백, 이화여대·서강대·한림대 교수)은 국사학자요, 동생 이기문(전 서울대 교수)은 국어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어 대학신문에서부터 시작해서 잡지 등에서 자주 보았던 이기백 교수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궁금했었다.
아파트 통로와 벽마다 책으로 가득채운 서재에서 하얀 한복을 차려 입으시고 단아하게 앉아 조용한 목소리로 그의 대표적인 저서인 『한국사신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시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마침 서재에는 1961년에 3월에 펴낸 『국사신론』 초판본이 있기에  이 박사의 인물사진 속에 함께 담고 싶어 선생의 앞에다 갖다 놓았다.
이 교수의 『국사신론』은 1967년 『한국사신론』으로 고쳐 출간됐다.
그 후 수정과 증보를 계속해온 『한국사신론』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말레이시아어, 스페인어, 러시아어로도 번역 출판돼 50만부 이상이 팔렸다.
/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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