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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성적 이의제기 하는 학생이 찾아올 때
⑥성적 이의제기 하는 학생이 찾아올 때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7.10.15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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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평가제라는 거 몰랐니?”

‘눈물형’, ‘선물공세형’, ‘협박형’. 성적 이의제기를 하는 학생들의 유형은 각양각색이다. 성적 정정기간에 연구실에서 맞닥뜨리는 학생들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지방의 한 국립대 교수는 시험성적 정정 기간만 되면 행방이 묘연해진다. 학생들의 원성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한 학기 동안 강의에 쏟은 열정과 노력이 성적 정정기간에 보인 모습으로 말짱 도루묵이 될 수도 있다.
피하는게 상책은 아니다. 귀찮고 때론 곤혹스럽기도 하지만, 정공법이 최선이다. 성실하게 대면하자. “성적 이의제기를 통해서 채점과정에 혹시 실수는 없었는지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관점으로 성적 정정기간에 학생들을 맞이해 보자.

학점관리에 철저한 학생들이 ‘안되면 말고 식’으로 연구실 문을 두드리는 경우 성공 확률은 낮다. 막연히 낮은 학점에 불만을 품고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시험 채점표를 보여주면 대부분 수긍한다. 상대평가제라는 것도 주지시켜야 할 대목이다. 레포트 표절을 발견했다면 증거를 차곡차곡 모아둔다. 표절 학생’들이 “출석점수도 좋은데 왜 F학점이 나왔냐”고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런 학생들은 억울한 마음에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가 본전도 못찾고 나가게 된다. 8년차 최 아무개 교수는 찾아오는 학생들을 눈물이 쏙 빠지게 혼낸 다음 구제해주는 조건으로 원래 과제보다 두배 분량의 레포트까지 내준다. 

지방 국립대에 재직하는 한 교수는 성적 정정기간에 찾아온 학생들 중에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 80년대 초반이었는데, 자신의 강의에서 F학점이 나와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적당할 처지에 놓인 학생이었다.
“당시 시대적 상황도 엄혹했고 학사경고제 자체에도  문제가 많아서 학점을 올려줄 용의도 있었는데 그냥 돌아가버려서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80년대 후반에 일괄적으로 복학조치가 내려지면서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었다.

국문학을 가르치는 한 시간 강사는 성적 이의제기에 관련한 씁쓸한 경험이 있다. 학사장교에 지원하려고 하는데 자신이 담당한 수업의 학점이 낮아서 지원을 못한다는 사연이었다. 나중에는 학생의 학부모까지 나서서 황당했던 경험이다. 성적 이의제기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학생들은 변한다. 대응방안도 개발해야 한다.                                                               
      박수선 기자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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