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3:30 (금)
대학언론의 변화,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대학언론의 변화,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 교수신문
  • 승인 2008.07.24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권준 동국미디어 센터
 

1. 서론


대학언론은 ‘대학’이라는 공간적, 계층적 특수성의 개념과 ‘언론’이라는 개념에 입각해 운영되는 특수한 언론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대학언론이 이 두 가지 개념을 토대로 제작, 소비, 운영되는 미디어라는 의미이다. 이는 과거 대학언론의 개념규정에 있어,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이라는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이해하려고 했던 전통적인 대학언론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대학언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추구하는 이념과 그 시대의 언론이 추구하는 가치기준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시대적으로 변화하는 이 두 가지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는 대학언론의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도 매우 추상적이고, 모호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여야 한다.


문제는 이 두 가지의 개념이 사회변화와 미디어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급속도로 변화해온 것에 비해 대학언론의 변화는 극히 미미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능동적인 변화를 이뤄내지 못함으로서  대학내에서의 입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글은 대학사회의 변화, 미디어 환경의 변화라는 환경변화를 한 축으로 대학미디어들이 지향해야할 변화의 방향을 모색해보고, 그에 필요한 몇 가지 점을 검토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특히 80년대 이전과 90년대 후반 인터넷의 등장과 맞물리는 다양한 미디어의 출현과정에 대한 이해, 그리고 앞으로 미래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과 그것에 따른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는 사실상 대학언론의 발전을 논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이 글은 대학언론사의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기자들을 위해 쓰여진다. 그러므로 대학언론의 혁신이라는 대의명분이나 조직적인 개선과제 보다는 대학언론의 개념과 미디어의 변화흐름에 따라 기자들이 가져야 할 목적의식적인 자세와 자주적인 변화를 위한 방법에 그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다.


2. 본론


 (1) 2008년 한국사회에서 대학은 어떤 의미인가


앞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는 대학언론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앞서 한국 사회속에서 대학은 어떤 곳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 곳인가 라는 질문에 먼저 답하는 것이 옳다. 대학의 존재의미와 대학의 역할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히 효율성의 측면에서 대학언론의 비효율성이나 불완전함을 통해 논의를 전개하다보면 엉뚱한 결론에 다다를 수도 있다.


‘2008년 한국사회에서 대학은 어떤 의미인가’ 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 또 하나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는 어떤 곳이며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학문을 한다는 일의 의미는 무엇인가 라는 조금은 실존적적인 질문이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대학은 “고등 교육을 베푸는 교육 기관.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 이론과 응용 방법을 교수하고 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는 곳” 정도로 정의된다.


이 말을 조금 더 풀어보자.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이어야 한다는 데는 큰 이의가 없을 것 같다. 물론 간판과 각종 연고주의로 얽혀있는 한국 사회속에서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인가 하는 데는 설명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국가와 인류사회발전에 필요한 학술이론과 응용방법을 교수하고 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는  곳” 이라는 설명도 국가란 무엇이고 인류사회의 발전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본질적인 설명과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대학이 갖는 사전적 정의를 장황하게 이야기 하는 이유는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어디이고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이익이 되는가가 아닌) 라는 질문을 하기 이전에 한번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자는 것이다. 현재 대학을 둘러싼 많은 담론들을 보면 결국 대학이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라는 매우 당위적이지만, 매우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2008년 한국의 대학은 요동치는 신자유주의의 광풍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조각배 같다는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논의가 너무 확대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만 언급하고자 한다.


나는 신자유주의를 사회의 자원 배분을 시장원리에 위임하는 것, 결국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시장의 자유경쟁 하에서 실현하려고 하는 사회경제적 사고방식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싶다. 사전적으로는 “국가권력의 시장개입을 비판하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하는 이론으로 1970년대부터 케인스 이론을 도입한 수정자본주의의 실패를 지적하고 경제적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대두된 사조“로 이야기 하지만, 사실 70-80년대의 신자유주의와 지금의 그것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어찌됐든 현재의 대학을 이해하기 위해선 한국사회를 휘감고 있는 ‘신자유주의’라는 유령의 정체에 대한 학습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해두고 싶다. 신자유주의가 대학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매우 다양하고 또 광범위하고 압도적이다.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적 교육관은 유연한 노동력의 형성과 교육의 수월성,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학교에서 시장적 경쟁원리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각 나라의 교육적 조건의 차이에 따라 교육개혁의 구체적 양상은 조금씩 달리 나타나지만 유연한 노동력과 교육경쟁력의 강화에 대한 강조,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 교육선택권의 부여, 단위학교로의 자율성 확대 및 기업적 경영원리의 도입, 학교간 경쟁체제의 형성 등은 공통적인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의 방향은 첫째, 교육부문에 대한 시장원리의 도입이다. 소비자 주권의 교육이라는 구호에서 나타나듯 교육에 대한 시장원리의 도입은 신자유주의 교육의 핵심적 방향이며 다른 교육체제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교육에 대한 시장원리의 도입은 교육투자에 대한 재정부담을 줄이면서 자본이 필요로 하는 유연한 노동력을 수월하게 공급받기 위해서이다. 즉, 경제적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교육분야를 생산과 소비라는 시장적 관계(교육공급자-교육상품-교육소비자)로 보면서 시장원리가 작동되기 위한 소비자주권의 교육선택권을 새로운 교육원리로 내세운다.


둘째,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교육변화이다. 자본운동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노동시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를 위해 창의적·자율적 교육을 강조하기도 한다. 자본이 요구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에는 유연한 노동능력과 유연한 노동시장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신자유주의는 이 두 가지 모두를 추구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란 근사해보이는 말에는 자본의 뜻에 따라 노동력을 쉽게 구하고 쉽게 해고하고 또 보다 저렴하게(?) 노동력을 구하는 차디찬 논리가 내재되어 있다. 즉 88만원 세대들의 불안한 미래를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대학들이 추구하고 있는 여러 가지 교육개혁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교육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조금 논의를 확대해 보자면, 70-80년대의 유럽과 미국의 수정주의적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소득평준화와 완전고용을 이룸으로써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수정주의적 자본주의는 기업의 이윤율 하락을 불러왔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신자유주의였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신자유주의는 복지혜택의 축소, 노동시장의 유연화, 생산기지로서의 제3세계의 확보로 이어졌다.


흔히 요즘의 20대를 88만원세대라고 한다. 한 경제학자의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은 현재의 20대 특히 대학을 다니는 세대들의 경제적 사회적 위상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이다. 이 글을 읽을 대학언론인들 역시 88만원 세대이면서 신자유주의적 상황의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다. 또 대학언론이 관심을 가져야 할 대학이 놓인 상황이기도 하다.


이미 대학의 이상은 진리의 탐구라는 추상적 개념에서 저만치 멀어진지 오래다. 대학의 언론은 적어도 한국의 대학이 처한 이러한 현실과 대학인들이 놓인 상황에 대한 기본적 성찰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2) 미디어란 무엇인가


media 는 우리말로 매체, 혹은 매개물, 수단 등의 의미로 번역된다. media는 medium의 복수형으로 라틴어의 medius [ 중간, 가운데 위치한다, ~사이에 개입한다, 무당 ] 에서 변화된 단어다. 어원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과 자연 등 여러 소통주체들 사이를 이어주는 정보전달 수단의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어원적 의미에서의 미디어는 수단과 방법, 그리고 중간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는 매개체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하지만 역사이래로 미디어는 단순한 수단만은 아니었다.


원시시대의 인간에게 있어서 미디어는 아마도 단순한 소리나, 표정, 제스츄어 등과 같은 추상적이며 모호한 기호체계였을 것이다. 그것이 구체적인 기호(그림이나 상형문자)로 발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점차 고도화된 기호체계인 언어와 문자가 만들어지면서 인간의 사유 역시 구체화되고 논리화되면서 발전을 거듭했을 것이다. 그리고 언어와 문자를 담는 그릇 즉 가죽이나 파피루스와 같은 물질을 통해 기록되고 그것이 인간과 인간, 사회와 인간 사이를 날줄 씨줄로 엮으면서 비로소 역사의 기록이 생겨났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문자를 이용한 기록이 시작될 무렵의 반응이다.


그리이스의 유명한 철학자인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는 구술(口述)을 통한 기술(記述) 혹은 논쟁의 우월함을 주장했다. 플라톤의 『대화』 편의 페드로스(phaedrus)에 보면 스승 소크라테스는 구술논쟁의 우월성을 주장한다. 플라톤 역시 “문자를 이용한 쓰기는 기억의 쇠락을 초래할 지도 모르는 단순한 목발같은 존재에 불과하다”며 논쟁을 방어할 수 없는 수동매체라고 말한다.


새로운 미디어였던 문자와 기록에 대해 old media 사용자였던 플라톤의 구술 미디어 옹호인 셈이다.


문자를 기록할 수 있는 미디어였던 종이는 AD 105년 경 중국의 채륜이 발명했다고 전해지는데, 종이는 새로운 미디어로서 인류 역사에 등장한 이후 향후 1800여년을 미디어의 총아로 자리잡게 된다.


종이는 주로 책과 인쇄물을 통해 재가공되어 사람과 사회를 연결해주었다. 당시로서는 아주 가볍고, 얇으며 문자를 기록하기에 편리했던 종이는 뉴미디어 중에 뉴미디어 였을 것이다. 나무로 된 판이나, 짐승의 가죽 한편에 그림과 글을 적어야 했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을 것이다.


이같은 종이미디어는 중요한 권력의 수단이었을 뿐만 아니라, 지배층의 지배이데올로기의 유지와 관리를 위해서는 매우 필수 불가결한 존재였을 것이다.


더구나 대량인쇄 기술이 발달하기전까지는 종이나 책 등의 기록물도 매우 제한적으로 유통되었을 것이다. 즉 정보의 축적과 이를 기록한 책의 희귀함은 곧 정보의 독점으로 이어졌고, 이러한 정보의 독점은 곧 권력의 독점내지는 과점으로 이어져 지배계급의 전유물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활자인쇄의 발명과 이를 통한 대량인쇄술의 보급은 중세를 풍미했던 타락한 유럽의 가톨릭에 대항한 종교개혁을 간접적으로 유도해 낸다. 미디어 기술의 발전이 사회변화의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된 것이다.


요즘 전국적으로 타오르고 있는 촛불시위 역시 old 미디어의 영향력 감소와 인터넷과 개인미디어들의 영향력 확대가 맞물리는 현상으로 보여진다. 즉 누가 새로운 미디어를 갖느냐의 문제는 권력구조, 더 나아가 사회변화의 큰 흐름과 맞물려 있으며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야 말로 시대를 읽고 살아가는 중요한 지침이 되는 것이다.


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 또 한가지 중요한 관점은 현대의 미디어는 단순히 수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디어의 형식은 단순한 형식일 뿐만 아니라, 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의 내용과 질을 좌우하는 역할까지도 하게 된다.


즉 과거의 미디어가 단순한 정보전달이라는 수단적 의미가 강했다면 현대의 미디어 즉, 웹 2.0 시대의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모토를 지닌 뉴미디어는 내용의 질과 정보의 내용까지도 좌우할 정도의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미디어의 특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신문이나 방송 등과 같은 대학사회내의 대학언론들이 가야할 방향을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하다.


 (3) 웹 2.0 시대의 미디어


웹 2.0은 2004년 10월 오라일리 미디어사(O’reilly Media, Inc.,)의 대표인 팀 오라일리(Tim O’reilly)에 의해 도입된 개념이다. 웹2.0은 기술을 뜻하는 용어가 아니라 웹이 곧 플랫폼[ 소프트웨어 응용 프로그램들을 돌리는데 쓰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 대표적인 플랫폼에는 MS사의 윈도우가 있다 ] 이라는 의미로, 인터넷만 있다면 어느 곳에서도 데이터를 생성, 공유, 저장, 출판 및 비즈니스가 가능한 개념을 말한다.


2006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유(You)'가 뽑히며 세계적인 트랜드로 인정받은 UCC(User Created Content)가 웹2.0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웹 2.0은 현재의 미디어 환경을 설명해주는 핵심 키워드다. 웹 2.0은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모토를 걸고, 모든 사람이 미디어의 생산자이면서 공유자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에 대한 이해는 대학언론인들이 가슴속에 깊게 심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럼 먼저 웹 2.0에 대해 이해하기에 앞서 웹2.0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웹 2.0 이전의 개념은 웹 1.0이었다. 웹 1.0은 흔히 웹(Web) 이라 불리는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은 1969년 미 국방성에서 계획한 '아르파넷(ARPANet)'이라는 군사적인 목적의 네트워크에서 시작되었다. 이 네트워크는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 수행에 중요한 컴퓨터와 정보를 보호하기 위하여 자원을 분산시킴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아르파넷은 1970년 말에 이르러 ARPANet의 규모가 점점 커짐에 따라 기존의 네트워크 관리가 힘들어 졌으며, 결국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송관리 프로토콜/인터넷 프로토콜(TCP/IP)을 채택하게 되었다. 또 TCP/IP 프로토골의 개발로 인해 ARPANet이 급격히 팽창하자 1983년에는 ARPANet이 군사전용 네트워크인 밀넷(MILNet)과 연구를 위한 아르파넷(ARPANet)으로 분리되었고, 두 네트워크가 인터넷 환경을 갖춤으로써 인터넷이 시작되었다.


1986년에는 미국과학재단이 ARPANet을 흡수하여 미국의 전체 통신망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후 여섯 곳의 슈퍼컴퓨터를 연결하는 NSFNet을 개발하여 인터넷 기간망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이 NSFNet은 모든 대학교 연구소와 학술 단체, 일반 영리 법인이 접속되어 미국의 국가 연구망으로 발전하였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 출발점이라 할수 있다.


1980년대에는 일반 사용자들이 정보 공유를 위해 BITNet, Usenet 등이 생겨났고, 1991년에는 상용 인터넷 협회가 설립되어 기업과 개인이 비지니스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후 점차적으로 상용 네트워크가 생겨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사용자가 증가하여 현재의 인터넷은 모든 네트워크가 결합된 집합체가 되었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인터넷은 상용서비스보다는 학술연구자들간의 정보교류 창구인 FTP, Gopher 등과 같은 텍스트기반의 자료실 기능이 주였다.


국내에서는 1982년 서울대학교와 KIET(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전신) 간에 시스템 개발 네트워크(SDN: System Development Network)가 연결된 이후 1983년 미국과 유럽에 UUCP(USENet, CSNet)에  연결하여 사용하였고, 1987년에는 교육연구망을 구성하고 1990년에 인터넷에 연결하여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1994년 상용망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빠르게 증가하면서 1년 사이에 10배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급성장했다. 국내 상용망 서비스는 1994년 한국통신에서 KORNet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 데이콤, 아이네트, 넥스텔, 한국PC통신 등에서 셀 어카운트 서비스(Shell Account Service)와 SLIP/PPP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필자가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1994년도만 하더라도, 현재의 웹과 같은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윈도우 3.0 이 출시되기전이었고 DOS 라는 운영체제를 통한 통신망서비스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모자이크나 넷스케이프와 같은 브라우저가 개발되면서 텍스트기반의 통신서비스에서 이미지가 함께 보여지는 서비스가 선보이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러한 웹의 발전은 초고속정보통신망(IMT 2000)이라는 광케이블 네트워크가 1994년 정부에서 입안돼 90년대 후반 전국에 건설되면서 폭발적인 신장을 거듭하게 된다.

당시의 웹서비스는 텍스트+이미지의 단순조합이었다. 또한 컨텐츠가 매우 빈약해 가장 주요한 서비스라고는 야후 등의 검색엔진을 통한 뉴스검색이나 기본적인 정보검색이 주된 서비스였다. 즉 공급자가 만들어내는 컨텐츠를 유저들이 단순히 검색해보는 정도의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웹이 급속도로 파급된 것은 BBS 라고 하는 사설 게시판을 통한 네티즌들간의 교류였다. 이러한 네티즌의 급성장을 기반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인터넷은 2004년에 들어 보다 진보된 형태의 웹 개념인 웹 2.0을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이전의 웹이 공급자 중심의 CP(Contents Providing)이었다면 웹 2.0 시대에는 컨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개념이 모호해 졌으며 네티즌들이 곧 정보생산자로서 전면에 등장하는 시대를 맞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촛불집회를 보면 네티즌들이 사진촬영, 보도, 동영상의 촬영과 편집을 하고 이것을 웹을 통해 공유하고 직접 참여하는 웹 2.0의 개념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80년대 이전의 대학 미디어 환경


그렇다면 웹의 발전과정에 함께 미디어 형식 측면에서 대학언론이 걸어 온 길을 살펴보자.


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신문은 대학사회내에서 독점적인 미디어로서 권위와 기능을 인정받고 있었다. 이 당시는 사회적으로도 신문이 갖는 독점적 미디어로서의 기능이 막강해 어느 미디어보다도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미디어 자체의 영향력이라기 보다는 독점적인 지위에서 나오는 측면이 강했다. 즉 다양한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기 위한 미디어의 기능성이 뛰어났다기 보다 정보를 신속, 정확히 전달할 다른 미디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던 신문의 독점적인 지위는 80년대 들어 크게 흔들린다.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을 경험하면서 잠시 주춤했던 민주화의 열망은 광주에서의 군사정권의 학살이 밝혀지면서 뜨겁게 분출되는데, 그 과정을 미디어로서 생생히 증언했던 것이 바로 대학가의 대자보였다.


대자보는 학생운동을 하던 학생들에 의해 제작됐던 미디어였다. 신문과 방송이 통제되던 시절, 학생들에 의해 광주에서의 학살이 사진과 함께 공개될 때마다 학생들은 참혹한 광주의 상황을 떠올리며 분노에 떨었었다. 이처럼 대자보를 통한 대학사회내의 정보유통이 활성화되면서 제도언론에 머물렀던 대학신문의 독점적 미디어로서의 지위는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한다.


대학신문은 학교의 교비지원을 통해 발행된다. 또 총장이 발행인을 겸하며, 이를 대리하는 주간교수가 최종 신문발행권한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구조에 보태어 정보기관의 사전검열이라는 이중 삼중의 통제를 받고 있었다. 실제로 8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정보기관원들과 경찰의 학내출입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던 시대였기 때문에 대학언론은 사실보도나 심층적인 논평 혹은 의제설정 기능은 매우 약할 수 밖에 없던 시기였다.


당연히 대자보의 신속성, 진보성을 따라갈 수 없었고, 대학신문은 공식적이고 상징적인 대표성만을 지닌 제도권 미디어로서 쇠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적 조건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같은 대학신문의 추락은 87년 시민항쟁을 거치면서 민주화의 열기속에 한 껏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87년에서 90년대 초반까지의 대학신문은 그 어느때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신문제작이 이뤄진다. 물론 일부 급진적인 기사나, 북한관련 기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안당국과의 탄압이 이뤄졌지만, 사회민주화나 대학내의 의제에 대한 보도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의 언론활동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미 대학사회내에서의 대학신문의 독점적인 지위는 무너져 버린 후였고, 다양하게 발행, 공급되는 인쇄, 방송 미디어에 의해 점차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위축되어 간다.


그리고 이같은 대학언론의 위축에 결정타를 가한 것이 바로 PC 통신과 인터넷의 발전이었다. 많은 대학생들이 PC통신을 통한 채팅에 몰입하게 되고,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뉴스와 정보공급에 노출되면서 대학신문은 위상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대학신문은 1~3학년 학생들이 제작하는 신문이기 때문에 일정한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으며 다른 미디어들이 빠른 속도로 새로운 미디어의 유형을 찾아가는데 비해 발전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었다.


 (5) 90년대 이후의 대학 미디어 환경


90년대 후반부터 밀어닥친 웹의 파급은 참으로 놀랄 만한 것이었다. 많은 정보들이 웹을 통해 유통되기 시작했고, 각 대학마다 구축된 학교 홈페이지는 대학신문이 담당했던 공식적인 학교 소식과 행정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학내구성원들은 주간으로 발행되는 신문보다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각종 학내정보를 웹을 통해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각 대학별로 대학신문은 점점 위축되고 만다. 더불어 대학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학사관리가 엄격해지면서 대학신문에서 언론활동을 하는 기자들은 신문제작과 학과수업이라는 고된 업무에 시달리게 되고, 이같은 상황은 기자 수 감소로 이어져 언론활동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또, 다른 미디어가 활발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신속한 발전이 이뤄지는 동안 대학신문은 과거 그대로의 신문제작관행, 기술적 노하우의 축적 부재, 학생들에 의한 신문제작 전담이라는 인력의 한계등으로 인해 정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수 밖에 없게 된다.


물론 이는 대학언론인만의 책임은 아니다. 대학사회 자체의 보수성, 대학내 미디어 정책의 부재, 기술개발이나 투자의 부족 등이 어우러져 대학언론의 침체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6) 웹 2.0 시대의 대학 미디어


그렇다면 웹 2.0 시대의 대학언론은 어떤 위상을 가져야 할까. 우리들의 고민의 출발점은 바로 이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여와 개방, 공유라는 모토를 통해 일상화되고 신속해진 이 시대 속에서 대학언론의 좌표는 어디일까. 답은 바로 질문 속에 들어있다. 또, 앞서 말했던 현재 한국의 대학이 가진 신자유주의적 물결속에서 이를 극복하고 변화시켜야할 대학언론인들이 가져야할 포지션은 무엇일까.


나는 대학언론 스스로 웹 2.0 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언론 스스로 참여와 개방,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웹 2.0의 기본 정신은 신자유주의의 자본정신의 대척점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촛불집회에서 확인했듯이 불평등이 심화되고 88만원 세대의 경제적 처지에서 빛을 발했던 것은 무엇일까.


나는 바로 한 명 한 명이 인터넷을 통해 밝힌 작은 촛불로 대표되는 집단지성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표현한 정보였다. 또 그 정보를 통한 연대였다.


이같은 웹 2.0의 시대에 대학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대학언론 시스템의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 이미 정보의 바다속에 서있는 대학구성원들의 눈높이는 낮아지지 않는다. 점점 높아질 뿐이다.


기존의 관성대로 신문제작, 방송제작, 매거진 제작이 자신의 고유한 업무라는 고루한 인식과 태도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이미 미디어는 그 경계를 허물고 융합되고 있다. 이른바 컨버젼스 미디어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신문이고 무엇이 방송이며 무엇이 잡지인지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웹에서는 신문과 방송의 경계는 이제 더 허물 것도 없다. 일간지 홈페이지와 방송사 홈페이지의 차이는 드라마나 스포츠 중계가 있느냐 없느냐 정도의 차이밖에는 없다.


신문 홈페이지에 기사와 함께 동영상 인터뷰나 동영상 기사가 함께 실리기 시작한지는 오래됐다. 방송사 홈페이지에서도 단순한 뉴스뿐 아니라 기사 DB를 통해 기사의 검색이 가능하다. 적어도 웹상에서의 신문과 방송은 이미 경계를 허물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대학신문을 돌아보면 어떤가. 대학신문은 1주일에 한번 신문을 제작하고 홈페이지는 1주일에 한번정도 업데이트 된다. 혹은 업데이트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곳도 많다. 대학방송국이나 영자신문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홈페이지가 구축되지 않은 곳도 많다. 아직도 구식 오디오 앰프를 통해 고등학교식의 스피커방송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동영상 방송을 하되, 업데이트 속도는 완행열차의 속도이고, 그나마 프로그램의 틀을 갖춘 방송다운 방송은 찾기 어렵다.


또한 미디어간의 인적교류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직도 기자선발은 학년제로 권위주의적인 상하관계로 이뤄져 있고, 그나마 과중한 업무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기자 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은가. 도데체 어디에서부터 바뀌어야 하고, 무엇부터 고쳐야 할까.


그 고민의 해답은 참여, 개방, 공유라는 웹 2.0 정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7) 미디어 포탈은 대학언론의 희망인가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동국대학교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웹 2.0 정신에 입각한 대학언론 정책 수립에 착수했다. 기본구상은 침체된 대학언론의 기능을 통합하고, 향후 대학미디어의 발전방향에 관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한단계 진보한 대학언론의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미디어센터를 통한 행정조직의 통합, 공동교육, 공동관리, 신문과 방송 미디어의 융합을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마련과 실행 등 여러 가지 세부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동국미디어센터 발전 3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대학정책조정회의에 상정해 행정조직개편에 나섰다. 그리고 규정개정과 대학정관에 이같은 내용을 반영하고 각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토론을 병행했다.


이를 위해 수차례에 걸친 전체 기자 통합 워크샵, 단위별 토론, 향후 미디어센터의 전망에 대한 마스터 플랜 작성과 수정을 거듭했다. 그래서 동대신문, 교육방송국, 영자신문, 대학원신문, 그리고 대학 출판부를 포괄하는 동국미디어센터를 출범시키게 됐다.


동국미디어센터는 대학미디어팀과 출판사업팀으로 나뉜다. 대학미디어팀 산하에는 신문, 방송, 영자신문, 대학원신문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출판사업팀에는 학술도서를 출판하는 기존의 출판부와 교양, 상업출판을 전담한 별도의 출판브랜드를 만들었다.


기존의 동대신문, 교육방송국, 출판부로 나뉘어져 있던 기관을 동국미디어센터로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신문사 편집국장, 간사, 방송국장, 간사, 출판부장,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던 행정파트는 모두 통합된다. 즉 행정인력을 통합관리함으로서 정책의 일관성을 가져나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여기에서 생긴 예산효율성을 바탕으로 학생기자들의 처우를 개선했다. 방송제작비를 현실화하고, 기자재를 보충하는 한편, 외부 방송사로부터 수억원 상당의 방송기자재를 기증받았다. 그리고 노후된 오디오 중심의 스튜디오를 영상중심의 스튜디오로 신축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또, 학생기자들 사이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통합워크샵을 정례화하고, 취재나 프로그램 제작시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 결과 공동제작 프로그램이 제작되기 시작했으며 구성원들간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8월에는 동국미디어센터 산하 학생기자들로 구성되는 30명규모의 올림픽 취재단을 구성해 취재를 준비중에 있다.


이미 KBS와 중앙일보 편집국 기자들의 실무 특강을 실시했고 앞으로 취재기획과 온오프라인에서 현지에서 제작된 컨텐츠를 유통시키기 위한 세부 섭외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동대신문과 방송국, 영자신문, 대학원신문, 출판부 등 5개 사이트를 구축하고 기자들이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웹 실무 교육이 완료돼 매일 기사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업데이트된 컨텐츠는 하나의 DB 즉 <동국인 : www.donggukin.org >이라는 학내 미디어 포탈사이트로 모아져 학교 메인페이지와 연동해 학내모든 구성원들이 직접 컨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학교 메인 페이지의 절반정도의 컨텐츠는 동국미디어센터가 생산하는 컨텐츠로 채워지고 있으며 이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방송국의 실무역량 강화를 위해 매달 인터넷 생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졸업식과 입학식, 학내 주요 토론회, 개교기념식, 축제 등 주요행사는 아프리카등 외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실시간 중계하는 한편, 학내에서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오픈하고 있다.


또, 매주 15만명에 달하는 동문, 직원, 대학원생, 교수, 학생들에게 그 주에 생산된 웹진을 발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요 필진의 칼럼, 뉴스, 동영상, 동문 뉴스, 출판 소식 등을 테마로 구성되는 웹진은 찾아가는 미디어로서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학내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사업적인 분야에까지 서서히 뛰어들고 있다. 학내 홍보 동영상의 제작대행, 학내행사나 학술 컨텐츠를 DVD 타이틀화 하는 작업, 인쇄 출판 대행 등 외부로 흘러나가는 학내의 다양한 미디어 수요를 미디어센터가 담당함으로서 비즈니스 영역까지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물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미디어센터 언론기금으로 적립되어 학생들에게 재투자되고 있다.


 (8) 미디어 포탈을 통한 변화


물론 아직 동국미디어센터의 모든 기능이 완벽히 구축되고 활성화된 것은 아니다. 아직도 해결해야할 일들은 산적해 있으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풀어가야 할 숙제도 많다. 3개년 계획중 현재 집행된 것은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동국미디어센터가 풀어야 할 과제와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자.


첫 번째 과제는 적절한 교육프로그램의 구축이다. 현재 미디어센터 내에는 학생기자들외에 학생들을 교육하고 실무를 도울 수 있는 실무전문가 그룹이 있다. 방송 PD출신의 직원과 인터넷 프로그래밍과 홈페이지 운영을 위한 교수급 컨설턴트, 인쇄와 편집, 출판등을 담당하는 전문 편집디자이너가 있다. 이들은 학생기자들의 실무교육과 운영을 돕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학언론인을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아직 교육프로그램이 완벽히 구동되지는 않지만, 그동안 아마추어적인 도제식 교육에 익숙한 기자들과 국원들을 교육하는데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한다.


두 번째 과제는 구성원들간의 화학적 결합이다. 미디어센터로 조직이 통합됐다고 신문과 방송, 영자신문, 대학원 신문 등 구성원들간의 이질적인 요소는 아직도 그대로 상존한다. 즉 물리적 결합은 이뤄졌지만, 화학적 결합에는 아지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림픽 합동취재단의 구성과 운영은 그러한 화학적 결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방학 때마다 방송과 신문이 결합하는 다양한 취재계획을 마련해 해외취재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러한 스킨십을 통해 구성원들 간의 화학적 결합이 점점 단단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이러한 구성원들의 화학적 결합은 곧 적절한 새로운 매체 탄생의 주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기존의 대학신문, 대학방송 만으로는 새로운 미디어라고 할 수 없다. 진화하는 미디어환경에 맞는 새로운 미디어로서 우리는 IP TV를 지향하고 있다. 즉 영상과 텍스트, 그리고 웹기반의 다양한 요소가 맞물리는 지능형 IP TV를 통해 지식 컨텐츠가 어느 곳보다 많고 학문적 전문가들이 넘치는 대학사회의 컨텐츠를 활용할 새로운 방식의 대학미디어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3. 결론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필자의 경험 한 토막을 들려주고 싶다.

필자가 케이블 방송사에서 PD근무할 때의 일이다. 아마 96년경이었던 것 같다. 필자는 당시에 매킨토시를 컴퓨터로 사용하고 있었다. (당시는 윈도우가 출시되기 전이었다) 매킨토시에는 넷스케이프라는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포토샵을 사용할 수 있었다.


호기심에 웹을 접하게 됐고, 그날로 웹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HTML 사전을 사서 하이퍼 텍스트 기반의 웹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포토샵을 배우고, Homesite라는 텍스트 기반의 웹제작 툴을 배웠다. 물론 선생님도 가르쳐줄 선배도 없었다.


그리고 98년 무렵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당시 필자가 만들었던 개인 홈페이지는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한국, 경향신문 등에 베스트 홈페이지로 소개됐었다. 자랑을 늘어 놓으려는 게 아니다. 당시에는 홈페이지는 회사나 그룹사 정도만 구축하고 운영할 정도로 희소가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필자가 그런 경험을 여러분에게 이야기 하는 것은 대학언론인들 스스로의 웹 역량이 어느 정도인가를 뒤돌아보라는 뜻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웹 2.0의 시대다.


과거에는 대학신문사에서의 기자 생활 경험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통용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지식으로 대우받았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신문제작은 이미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누구나 QuarkExpress 라는 툴만 다룰 수 있으면 집에서도 신문제작이 가능한 시대다. 또 방송은 어떠한가. 윈앰프나 미디어인코더를 통해 집에서도 음악방송을 하고 있는 채널이 수천개에 달하는 시대다. 진보적인 기술과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는 Skill이 없다면 대학언론인은 이미 미디어전문가가 아니라, Old media 를 신봉하는 철지난 신파가수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물론 그러한 기술습득에 앞서 대학인으로서의 자기철학과 새로운 시대를 읽어내는 시각, 바른 시대정신을 이끌어가는 안목이 선결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대학언론인들이라면 이러한 작업을 누구보다 잘 해낼 수 있다. 다만, 여러분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과 로드맵을 그릴 안목이 없을 뿐이다. 물론 그러한 안목도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간다면 난망한 일은 아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전문가와 상의하면 좋을 것이다. 필요한 기술이 있으면 배우면 된다.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면 끊임없이 설득하면 된다. 만약 그렇게 하고도 무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뒤돌아 보라. 나의 열정은 얼만큼이었는가를. <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