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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BK21 사업 동상이몽
[기자수첩] BK21 사업 동상이몽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3.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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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05 00:00:00
두뇌한국(BK)21사업은 1999년 시작된 이후, 국회, 언론으로부터 사업비가 부당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수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최근 감사원도 석·박사과정 및 박사후 과정자에게 지급하는 BK21사업비를 보조금의 대상자가 아닌 조기 취업자, 휴학생, 자퇴생 등에게 총 2억4천6백만원을 부당 지급했다고 밝혀냈다.

여기저기에서 두들겨 맞았기 때문일까. 지난 26일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열린 BK21 사업단 간담회장은 전국에서 모여든 사업단장들로 1,2층 좌석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보조의자까지 내와야 했다.
이날 서남수 교육부 대학지원국장은 전국에서 모인 사업단장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다. 성과를 내고, 이를 널리 알리라는 것. 언론이 BK21사업의 문제점만을 부각하니 대학들이 나서서 사업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는 당부였다.

그러나 이날 사업단장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은 성과를 요구하는 교육부의 뜻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날 사업단장들의 말. “대학원생이 잠시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경우 BK21 사업비를 줘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대학원에 진학해 1주일에 40시간 이상 연구에 전념하면서도, 직업을 가지고 있어 월급을 받는 경우 줘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2월에 졸업예정인 학생이 12월에 취업됐을 경우에는 줘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벌써 세 번이나 BK21 사업비를 받고도 아직까지 대학들은 이를 어떻게 집행해야 하는지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만 3년도 지나지 않아 투자한 만큼 뽑아내려는 교육부의 조급함과 아직도 주어진 연구비를 관리하는데 급급한 대학들의 모습 속에서 百年之大計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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