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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과학기술자들, 심상찮다
흔들리는 과학기술자들, 심상찮다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2.04.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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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03 16:17:45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장 과학기술자들도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강광남)이 최근 발표한 ‘과학기술자 연구환경과 직무에 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학기술계 소속된 대학교수 및 각종 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이 직무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3백9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대학교수 중 11.2%,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 중 50%, 민간연구소 연구원 중 41.7%가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중이거나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회가 닿으면 이직을 생각해 보겠다”는 의견도 교수가 23.1%,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이 33.3%, 민간연구소 연구원이 19.4%를 각각 차지했다.

이직을 고려중인 이유로 교수들은 ‘연구비 및 실험장비 부족’(30%)과 ‘낮은 임금수준’(20%)을 우선적으로 들었고,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들은 ‘불안정한 신분’(50%)을, 기업연구소 연구원들은 ‘성취감 부족’(25.9%), ‘불안정한 신분’(24.1%), ‘낮은 임금수준’(24.1%)순으로 꼽았다.

과학기술연구원측은 “IMF 이후 기업의 연구비 개발 투자가 감소하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직업안정성이 위협받으면서 각종 연구기관 연구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대학교수들도 학생들의 이공계 지원이 줄어들고, 연구실을 운영할 수 있는 석·박사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사기가 떨어지고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설문에 응한 과학기술계 교수들은 연구활동에 장애가 발생하는 요인으로 ‘연구비 부족’과 ‘과다한 잡무로 인한 시간 낭비’를 주로 지적했다. 연구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교수들은 ‘연구비 확보’(27.7%), ‘대학원생 및 박사후 연구원 확보’(25.9%), ‘연구장비 확보’(19.3%) 등의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연구비를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특정대학에 연구비 집중’, ‘연구비의 절대 부족’, ‘선정과 평가의 불공정’ 등을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이 취약원인으로 과학기술자들은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추구’(38.6%)를 꼽았다. ‘정책의 비효율성’(28.3%), ‘과학기술자 대우 소홀’(11.8%) 등을 든이 들도 적지 않았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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