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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겸직교수 2백10명선…현직총장도 5명
사외이사겸직교수 2백10명선…현직총장도 5명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4.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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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06 13:20:24
현재 상장기업의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교수는 총2백1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사외이사 겸직금지 방침을 정한 이후에도 이기준 서울대 총장이 대기업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수천만원의 연구비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김우식 연세대 총장 등 5명의 대학 총장들도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사외이사 명단 3면>우리신문이 상장기업협회(이하 협회)에서 제공하는 사외이사 명단을 분석한 결과 3월 18일 현재 교수 사외이사는 1백74개 기업에 2백1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27명의 교수는 두 곳의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최홍건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이 대우인터내셔널과 삼양사, 정근모 호서대 총장이 서울도시가스와 대구도시가스 2곳에 사외이사로 등록돼 있고, 김우식 연세대 총장과 송석구 동국대 총장,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도 각각 LG칼텍스, 신라교역, 삼성물산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사외이사가 독립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임에 비춰볼 때 대학운영에 전념해야 할 총장들이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것은 제도의 본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교수들의 분포를 보면 서울대가 27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연세대 24명, 고려대 18명, 한양대 14명, 성균관대 13명이었다.

학문분야별로는 경영·경제 등 경상계열이 59.6%(1백41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이공계 26.3%(63명), 사회계열 7.1%(17명) 순으로 실용학문분야 교수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기타 분야로는 의약학이 9명, 이학과 인문학 분야가 각각 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협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체 사외이사가운데 교수비율은 18.5%(2백67명)로 경영인 25.2%(3백63명) 다음으로 많았다. ‘협회’ 자료에는 해외교수와 퇴임교수, 겸임교수 등 비 전임교원도 포함됐다.

그러나 교수들의 사외이사참여가 이처럼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국가공무원법상 영리업무 겸직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것에 해당한다며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어 현실적인 규정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김주영 변호사는 “연구비를 받거나 친분관계로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경제민주화를 위해 마련된 사외이사를 영리활동으로 규정하고 교수들의 참여를 금하는 것은 국가공무원법의 ‘영리활동금지 조항’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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