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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한국다큐멘터리사진학회
[학회를 찾아서] 한국다큐멘터리사진학회
  • 권진욱 기자
  • 승인 2002.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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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18 15:08:04
1839년 프랑스의 다게르가 은판사진을 발명한 이래 사진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많은 사조와 실험이 양산됐다. 오랜 시간 동안 서구에서 축적된 사진도 배우고 익히다 보면 결국 서구의 틀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한국다큐멘터리사진학회의 이름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현재와 과거의 모습을 후세에 담아낼 전문적인 작업에 대한 갈증이 ‘다큐멘터리사진’이라는 뼈대를 만들었다면, 우리의 전통미와 정서에 맞는 이론과 작품 공간에 대한 공감대가 다시 ‘한국’이라는 살을 갖다 붙이게 했다. 1995년에 만들어진 이래 한국다큐멘터리사진학회는 어느덧 전국 40여개 대학 사진학 전공 교수, 강사를 포함한 백여명 규모의 중견학회로 자리잡았다. 조선일보 전시회를 연 임영균 중앙대 교수, 대구에서 개인전을 연 이용환 경일대 교수가 전임 학회장이고 ‘월드페스포토’에서 보스니아전쟁 사진으로 입상한 사진작가 석남훈 씨, 후지포토칼럼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박정희 순천대 교수도 이 학회의 회원이다.

조승래 학회장은 다큐멘터리사진의 특성을 TV 프로그램에 빗대어 설명한다. “뉴스물이 ‘팩트’만 나열하는 반면, 일요스페셜, 인간시대 같은 다큐물은 테마를 갖고 심층적으로 담아내는 것과 같습니다.” 사진은 일반적으로 예술적인 순수사진, 상업적 용도의 광고사진, 언론에 쓰이는 보도사진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다큐멘터리사진은 저널리즘이나 출판에서 광고나 홍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예술적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많아 이런 구분이 쉽지 않다.

다큐멘터리사진에 들어가는 노력과 준비는 이 학회에서 연례 기획으로 진행하고 있는 지역 사진탐방행사을 보면 잘 나타난다. 전국 각 지역의 자연경관을 담아내고 풍물을 기록하는 ‘기획다큐멘터리’를 위해 사전답사, 지역전문가들 세미나, 팀구성, 현지촬영의 단계를 밟으며 한땀한땀 갖은 품과 열을 쏟아내고 나서야 출판단계로 넘어간다. 이 기획다큐멘터리 시리즈는 경북 경주에서 시작해 충남 부여, 경북 안동, 전남 구례로 숨가쁘게 몰아치고서야 눈빛출판사에서 펴낸 연속물로 결실을 맺었다. 계획대로라면 지금 한창 자료를 모으고 있는 경북 영천이 다음 차례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다큐멘터리사진학회가 ‘우리의 멋’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매년 한 차례씩 하는 회원전 형식의 전시회나 학회지를 통한 창작 활동과 이론적 담금질은 물론이고 지난해 매그넘(예술적인 저널리즘사진을 추구하는 세계적인 사진에이전시) 50주년 사진전, 서울포토트리엔날레 등도 이 학회의 작품이다. 지금 학회는 5월에 있을 월드컵행사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스포츠매그넘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권진욱 기자 ato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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