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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대학 20곳 집중 지원 … 국내 박사 1천명 ‘논문 장학금’ 지원
선도대학 20곳 집중 지원 … 국내 박사 1천명 ‘논문 장학금’ 지원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0.03.22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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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준의 박사 양성 어떻게?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매년 국내 박사 1천명을 뽑아 글로벌 수준의 박사로 육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해마다 1만 명에  육박하는 국내 박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해외박사에 비해 저평가 되는 현실에 눈을 돌린 것이다.

교과부는 지난 17일 1차 교육개혁 대책회의에서 교육개혁 과제로 글로벌 수준의 박사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다음날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일본은 노벨상을 수상한 16명 가운데 2명 빼고는 모두 국내 박사”라면서 “고등교육이 그만큼 향상됐다는 뜻인데 우리는 국내 박사들을 기업이나 연구소, 대학에서 잘 뽑지 않는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학원 지원사업도 현재 석사 중심에서 박사 중심의 선도 대학원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교과부는 선도 대학 20곳을 집중 지원해 교육과 연구가 결합된 교육연구거점 50개를 만들 계획이다. 교육연구거점은 대학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교육과 연구를 담당한다. 기존의 대학원이 될 수도 있고 학과나 실험실이 묶인 형태일 수도 있다. 전통적인 학과 개념에서 벗어나 창의적 문제 해결형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교과부는 선도 대학원을 집중 지원하는 방향이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일본과 중국사례를 들었다. 일본은 2007년부터 ‘글로벌 COE(Center of Excellence)’사업으로 교육연구거점 140개를 육성하고 있다. 교육연구거점 규모는 2002년에 비해 134개를 줄였다. 중국은 1996년 100여개 대학에서 1998년 39개로 지원대상을 줄여가고 있다.    

이와 함께 우수한 박사과정 학생을 선발해 집중 지원한다. 석사를 마친 학생 1천명을 뽑아 ‘논문 장학금’(Dissertation fellowship)을 지급한다. 박사논문 작성 단계에 있는 우수학생에게 학위논문 작성에 필요한 경비와 생활비까지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원 금액은 연간 5천만 원 이내로 예상하고 있다. 졸업 이후에는 국내외 대학 연구소의 박사 후 과정(Post-doc) 연수를 지원해 선진 핵심연구 인력으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교과부는 선도대학원 육성 사업 기간을 7년 정도로 검토하고 있다. 

먼저 학생을 선발하고 나중에 학생이 지원하는 대학을 지원할지, 아니면 선도 대학원이나 교육연구거점에 소속된 학생을 지원할지 지원방식은 아직 논의 중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박사를 양성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학과나 거점보다는 개인에게 지원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렇게 하면 지원받은 학생들이 진학하는 대학원이 특정 대학원으로 쏠릴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번 사업에 대학원 구조조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원을 받지 못하는 대학은 현재보다 대학원 운영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 사업에 선정된 대학의 경우 우수학생들이 국내 대학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것을 유도하면서 박사과정 학생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부에 따르면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는 대학들도 대학원생보다는 학부생이, 박사과정보다는 석사과정 비율이 여전히 높다. 일반대학원 기준으로 서울대는 박사과정 비율이 32.8%, 카이스트는 52% 정도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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