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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 학문 ‘제3의 문화’로 실현될 수 있을까
융복합 학문 ‘제3의 문화’로 실현될 수 있을까
  • 우주영 기자
  • 승인 2010.05.3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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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 21세기 학문 지형 변화를 꾀하다

서구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을 재편하고 있는 인지과학. 국내 학계엔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 최근 인지과학을 놓고 각 학계의 논의가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원장 오명석)은 중앙대 인문과학연구소(소장 김해연)와 공동으로 지난 26일 서울대 사회과학대 교수소회의실에서 ‘인지과학과 학문간 융합의 원리와 실제’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정모 성균관대 명예교수(심리학)가 강연자로 나서 인지과학이 현대 학문의 융복합을 제 3의 문화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짚어봤다.

이틀 뒤인 28일에는 한국인지과학회(회장 채희락 한국외대)가 서울대 신양인문학술정보관에서 ‘인지과학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어서 열린 ‘인지과학과 21세기 융합 학문의 시대’란 포럼에서는 과학, 문학, 예술, 정치학 등에서 인지과학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각 학계 연구자들의 논의가 펼쳐졌다.

정상철 연세대 교수(인지과학 협동과정)는 인지과학에 대한 기초교육이 전무한 현실에서 교육자가 각 학문의 용어와 방법론을 모두 이해하고 교육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지과학은 서울대와 부산대, 성균관대 등에 협동과정으로만 개설돼 있다.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4대 핵심축으로 꼽히는 인지과학을 국내 학계가 활용하려면 학부 전공 설립은 시급한 과제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인지과학의 발상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영상이론)는 최근 3D영화의 흥행 등에서 알 수 있듯 몸을 기술적 연결망으로 삼은 미디어 아트 작품은 점점 늘고 있다고 제시했다. 강내희 중앙대 교수(영문학) 역시 몸에 주목해 문학적 은유와 인지과학의 관계를 풀었다. 이 밖에도 각각 해석학적 비판과학으로서 인지정치학이 수행해야 할 역할과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들어온 인지과학에 대해 김세균 서울대 교수(정치학), 김진형 카이스트 교수(전산학)의 발표가 이어졌다.

최근 국내 학계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는 통섭이다. 그러나 인지과학은 통섭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분야와의 개념적 혼성을 추구한다. 최근엔 인지경제학, 인지법학 등으로 그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지과학의 성장이 국내 학계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지 그 미래가 자못 궁금하다.                                          

우주영 기자 realcosm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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