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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한국유럽학회
[학회를 찾아서] 한국유럽학회
  • 권진욱 기자
  • 승인 2002.05.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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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22 21:35:16
 ◇ 유럽학회는 한국과 유럽의 학술연구·민간교류·기업체 시상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부터 기독교, 인문교양, 건축양식과 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현대문명의 커다란 물줄기가 됐던 유럽. 한동안 미국의 위세에 눌려 ‘지는 별’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통일 독일의 출범과 유로화 통합을 비롯한 일련의 작업들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유럽의 무게감은 다시금 커지고 있다. 그런 유럽의 경제뿐 아니라 정치 및 안보, 사회, 법, 문화, 과학, 기술 및 정보, 역사 등에 관한 연구와 교류를 가장 광범위하게 펼치고 있는 학술단체가 바로 유럽학회이다.

1984년 한국유럽연구협회 산하 전문학술연구단체로 창립, 산·학 공동연구를 지향하는 협의체로서 한국유럽연구협회라는 이름으로 1989년에 재출범하고, 다시 1994년 유럽을 대상으로 하는 학자 및 전문가들이 모여 국내 최초의 전국 규모 학회로 거듭나게 됐다. 그간 학회를 꾸려왔던 임원들은 초대회장과 차기회장을 지낸 라종일 경희대 교수(정치학, 현 주영 한국대사), 유임수 이화여대 교수(경제학)를 비롯, 이종원 수원대 교수(무역학), 김대순 연세대 교수(법학), 허만 부산대 교수(정치학),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원종근 한국외국어대 교수(무역학) 등 유럽에 관심 있는 다양한 전공의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회장을 맡았던 유임수 교수는 “특히 유럽연합(EU)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유럽학회는 해마다 시의성 있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꾸려오고 있다. 그간 학술대회의 주제들은 지역이나 유럽통합 연구에 그치지 않고 한국과의 협력방안, 실업과 구조조정 사례, 유럽의 한국학 연구, 한반도 철도 개설 등 다양하다. 학회지 ‘유럽연구’는 1994년 처음 발간된 이래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유럽간 교류에 많은 영향을 미친 기업을 선정하는 등 대외적 연계활동도 활발하다. 연구에서 산학연활동까지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유럽학회의 면모는 홈페이지(http://www.europa. or.kr)에서도 금방 드러난다.

유럽의 중요성에 비해 전문 연구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대학마다 수없이 많은 지역관련 연구소 중에서 유럽관련 연구소는 고려대 EU센터, 외대 EU연구소 등 소수에 불과하며 그나마 있는 연구소들도 지원이나 연구실적이 그다지 좋지 못한 상태이다. 유럽학회의 회장과 총무를 역임했던 이종원 교수는 “지역연구자의 균형이 맞지 않는 이유는, 유럽이라는 큰 지역과 시장에 대한 인식과 연구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학회에 참가하는 교수들은 한 목소리로 “EU국가들의 교역량이 미국을 능가하고 있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재자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지만 관심은 그렇지 못하다”며 성토한다. 지구 저 멀리에서 한국에게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유럽. 아직 어려운 점이 많아도 더욱더 분발하는 유럽학회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권진욱 기자 ato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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