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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대학가 화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의 비교
[해외대학가 화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의 비교
  • 번역정리 박나영 기자
  • 승인 2002.06.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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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4 18:38:34

시라큐즈대 1학년생인 자본 허난데즈는 갑자기 환호성을 질러댔다, “드러저 교수님이시다! 싸인받자!” ‘마빈 드러저 팬클럽’ 티셔츠가 팔리고 있을 정도니, 마빈 드러저 시라큐즈대 교수(생물학과)에게는 이런 인기가 낯설지 않다. 이 교수는 30년 넘게 대형 ‘원격교육프로그램’을 맡아왔다. 그는 강의에 실험도구, 오디오 카세트 등을 이용하는데, 이것들이 강의에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드러저 교수는 ‘온라인 과목’을 개설하지는 않는다. 그는 “책, 카세트, 컴퓨터 등에만 의존하는 학생들은 자칫 수업에서 얻을 수 있는 ‘감각적 경험’과 ‘실험능력’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의 원격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일단 기초 지식을 습득한 후, 집에 실험 도구들을 갖추어 학교에서 수행하는 것과 똑같은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실험은 ‘살아있는’ 작업이며, 사진들만 봐서는 그 느낌을 배울 수가 없다”는 것이 그의 견해.
-크로니클 지

미 교육전문 주간지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이하 ‘크로니클’)은 ‘많은 인기 교수들은 원격교육을 멀리한다’는 제목으로 교수들이 어느 정도 첨단기술을 강의에 도입하고는 있으나, 학생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진행하는 수업을 포기하지는 않는다고 보도했다.

크로니클 지에 따르면 독창성과 인간적 접촉은 ‘인기있는 교수’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고든 플로리다 공대 교수(커뮤니케이션과)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드러저 교수의 경우 수업 시간에 종종 ‘사적인 일들’을 얘기하고, 학생들과 식사하며, 수업에 빠진 학생들에게는 직접 전화를 건다. 한번은 이층 창문에서 학생들에게 답안지를 던져주며 “뛰어올라 와보세요!”라고 익살스럽게 소리친 적도 있을 정도다.

독창성과 인간적 접촉

확실히 첨단과학을 이용한 교수방법은 교수들에게 점점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는 것이 여러 교수들과의 인터뷰를 통한 크로니클지의 분석.

칼 스미스 노스웨스턴대 교수(미국학과)는 이런 방식들을 도입하면서 수업이 확실히 향상되고 있음을 느낀다. 교수들은 쉽고 빠르게 강의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수업에 이용하고 싶어한다.
드러저 교수 역시 다양한 ‘첨단기술’을 이용하지만, ‘반드시’ 첨단기술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학생들 역시 그가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개의치 않는다. 한 학생에 의하면 “그가 멋진 이유는 ‘구식’이기 때문”이다.

프랑크 뉴만 브라운대 교수(사회학)에 따르면 교수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최첨단 기술 도입이 아니라 ‘학생들과의 감정적 교감을 이루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에모리 엘리엇 캘리포니아대 교수(영어학)는 인기 교수들이 종종 다른 교수들의 ‘모델’이 되듯, 대부분의 교수들은 그들의 ‘존경하는’ 교수들과 마찬가지로 첨단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는 “유명 교수들은 주로 연구와 교육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기관 자체에서 첨단기술을 도입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첨단기술과 만난 전통 강의

크로니클지가 인터뷰한 교수들은 대체로 ‘전통적인 교육 방식과 최첨단 기술이 섞여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슬로안 기금의 마야다씨는 온라인 강의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될 수 있는 한 ‘전통적 강의방식을 흉내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뉴만 교수는 “순수한 온라인 환경에서 교수와 학생간에 밀접한 감정적·지적 관계를 형성하기는 어렵지만, 온라인 강의는 점점 성행하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인간간 접촉을 ‘정보의 교환’으로 이해하며, ‘직접 대면’ 여부보다 속도와 유용성을 중시하는 요즘 학생들이 얼마 안 있어 ‘구식’ 교수들을 밀어내고 차세대 교수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저명한 온라인 강의 교수진을 가진 허키머대의 펠즈 교수는 한 번도 직접 대면한 적 없는 어떤 학생에 의해 ‘국가 교육상 후보’로 천거됐다.

반면 드러저 교수는 아직도 시라큐즈대에서 학생들과의 ‘관계’를 즐기고 있다. 그는 “나는 사람들을 감화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을 위해 어느 정도의 ‘첨단기술’이 필요할지…그것까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번역정리 박나영 기자 imnar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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