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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세계유산 등재로 자립 기반 마련하겠다”
“지리산 세계유산 등재로 자립 기반 마련하겠다”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2.07.09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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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최현주 지리산권문화연구단장(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장)

 

최현주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장(국문학)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은 국내에서는 드물게 산악문화를 연구하는 기관이다. 경상대 경남문화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리산권문화연구단’을 구성해 2007년 인문한국(HK)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당시 전남지역 대학 가운데는 유일했다. 지리산권문화연구단장을 맡고 있는 최현주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장(47세, 국문학·사진)은 “지리산 인문학을 새롭게 정립하는 한편 지리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해 세계적 연구소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갖추겠다”라며 “인문학의 대중화라는 주요한 한 축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리산권 문화 연구’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산업사회 형성기에는 과학적 지식이 핵심이었다면 21세기 지식정보사회는 문화와 예술이 핵심이 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지리산권 문화를 매개로 인문학과 예술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고자 했다. ‘지리산권 문화연구’는 한마디로 지리산권의 역사와 문화, 생태에 관한 총체적이고 통섭적인 연구 활동이다. 특히 지리산에는 상징적인 공간이 두 곳이 있다. 청학동은 ‘흉년, 질병, 전쟁이 없는 전설 속의 이상향’으로 인식돼 왔고, 천왕봉은 선비들의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곳이다. 지리산권 문화에 함축돼 있는 이상사회와 지식인상을 집중적으로 조망하고자 했다.”

△ 대표적인 성과를 들자면.
“문학, 사학, 철학뿐 아니라 생태, 지리, 사진·영상 분야의 전문가들로 연구단을 구성해 학제 간 접근, 학문적 통섭의 가능성을 마련했다. 그 결과 학문분야들 간의 차이와 이질성까지를 포섭해 내는 깊이 있는 연구 성과와 더불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성과를 축적해 냈다. 지난해 ‘지리산 문화예술 포럼’을 개최하면서 국제학술대회뿐 아니라 분단문학을 주제로 한 강연과 대담, 바람곶 초청음악회, 생태문화탐방을 함께 실시했는데 인문학이 대중들로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간의 인문학은 지나치게 학문의 벽, 특히 아카데미즘에 갇혀 있었다. 대중이 필요로 하는 인문학, 대중과 소통하는 인문학, 대중과 함께 하는 인문학을 해보고 싶고, 그 중심에 지리산권문화연구단이 계속해서 자리했으면 한다.”

지리산권문화연구단은 지리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문화재청 의뢰를 받아 연구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잠정목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국제학술대회 모습.
△ 지리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활동이 눈에 띄는데. 

△ 지리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활동이 눈에 띄는데.  “지리산은 무속신앙의 중요한 터전이자 불교, 유교, 기독교 유적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처럼 다양한 종교적 포용력을 보여주는 공간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예다. 임진왜란, 동학혁명, 한말 의병전쟁, 한국전쟁 등 지리산만큼 민족의 수난을 민초들과 같이 한 산은 드물다. 그런 점에서 지리산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인문학의 보고다. 이상사회와 지식인상이라는 어젠다를 통해 지리산 인문학을 새롭게 정립하고 한국 인문학의 방향타를 설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 향후 계획과 비전은.
“이상사회와 지식인상에 관한 연구라는 어젠다에 충실해 학문적 성과를 집적해 내는 일이 가장 당면한 과제다. 사업 종료 이후의 생존 문제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지리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많은 의의를 갖는다. 중국만 보더라도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태산이나 윈난의 경우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존·관리하는 연구소가 있다. 윈난연구소는 중국의 3대 인문학연구소로 자리하고 있다. HK사업 종료 후에도 연구원이 자립 기반을 갖춘 세계적인 연구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리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더욱 초점을 맞춰 나갈 것이다. 지리산 인문학의 정립, 인문학의 대중화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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