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1:50 (금)
창조 경제 논쟁부터 원전 비리·생활 속 과학이슈까지
창조 경제 논쟁부터 원전 비리·생활 속 과학이슈까지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3.12.30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년 과학분야, 어떤 일이 있었나

▲ 나로호 3차 발사 그래픽.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과학기술부 폐지가 낳았던 많은 논란을 봉합하려고 출범한 미래창조과학부. 미래부는 초기부터 장관 선임과 창조경제가 과연 무엇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했다.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 논란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2013년 계사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과학계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탄생과 창조경제 개념 논란이 가장 길고 복잡한 화두였다.

과학기술부 폐지가 낳았던 많은 논란을 봉합하려고 출범한 미래창조과학부. 미래부는 초기부터 장관 선임과 창조경제가 과연 무엇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했다. 애초 내정됐던 김종훈 장관 후보자는 전격 사퇴했다. 결국 지난 4월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취임했다.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 논란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급기야 정부에서는 창조경제를 정의하고 개념도를 제시했다. 하지만 물리적 통합이 어떻게 화학적 융합을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인다. ‘창조경제’는 영국의 존 호킨스가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표현했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원자력발전소 비리 문제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를 집약해서 드러내준다. 원전 비리는 불량부품과 부정부패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우리가 통틀어 과학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객관적 타당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과학사회 역할과 시민 감시가 필요함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몇몇 원전을 비롯해 건설 중인 원전은 운전을 중지했다. 이 결과 전력난으로 인해 시민들은 찜통더위를 견뎌야 했다. 그나마 다행히 현재 부품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나로호와 인공위성 CINEMA 발사 성공
2013년엔 희소식도 많았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에서 도드라졌다. 나로호는 연초부터 발사 성공을 이뤄내고 관련 과학데이터를 전송하는 등 임무를 수행했다. 세 번 만에 이뤄낸 쾌거이지만 1단 로켓은 러시아산이기 때문에 한계가 존재했다. 독자 기술로 만든 우주로켓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진호·선종호 경희대 교수팀(우주탐사학과)은 자체 개발한 초소형 위성을 발사해 성과를 이뤄냈다. 2012년 9월에 1기, 2013년 11월에 2·3기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초소형 인공위성 ‘CINEMA(Cubesat for Ion, Neutral, Electron, MAgnetic field)’의 통신 안테나, 운영 소프트웨어 등 상당 부분 자체 기술로 개발됐다. 위성들은 지구근접공간에서 지구 자기장 변화 등 관련 과학데이터를 전송하게 된다.

해외 노벨상 과학 부분, 공동 수상자 많아
매년 반복되는 노벨상 발표 소식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2013년 노벨상 분야에는 공동수상자들이 많았다. 그 중 노벨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을 살펴보자. 노벨 생리의학상은 세포내 물질 이동에 관한 메커니즘을 발견한 3명의 공동수상자가 받았다. 세포내에서 인지질 이중막으로 쌓인 소포(vesicle)는 단백질, 호르몬, 면역물질 등을 품고 다른 세포내 기관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제임스 로스먼 예일대 교수는 소포에 있는 특정 단백질이 도착하는 목적지의 특정 단백질과만 결합한다는 것을 밝혔다.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소포내 물질들의 전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세 종류임을 밝혔다. 토마스 쥐트호프 스탠퍼드대 교수는 소포에 칼슘 이온이 붙으면 이동을 시작 한다는 것을 밝혔다.


노벨 물리학상은 ‘힉스 메커니즘’ 이론을 발견한 2명의 공동수상자가 받았다. 메커니즘은 원자보다 작은 입자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질량의 기원을 이해하는 것과 관련 있다. ‘힉스 입자’라는 용어는 우리나라 입자 물리학자인 이휘소(1935-1977)박사가 사용하면서 널리 사용됐다.
힉스 입자는 모든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이지만 발견이 쉽지 않아 가설로만 남아있었다. 그러나 2010년 프랑수아 엥글레르 브뤼셀대 교수와 피터 힉스 에드버러대 교수가 유럽입자물리연구소 거대강입자 가속기(Large Hadron Collider, LHC)에서 힉스입자를 검출했다. 이로써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노벨 화학상은 컴퓨터로 화학반응을 예측하고 이해 가능한 멀티스케일 모델을 개발의 공로로 3명의 공동수상자가 받았다. 마틴 카플러스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레빗 스탠퍼드대 교수, 아리 워셜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간접적으로 고분자의 움직임과 화학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참(CHARMM)’을 개발했다. ‘참(CHARMM)’은 또한 DNA 합성효소, 이온 채널, ATP 분해 효소 등 인체 내 생명 반응과 세포내 소기관, 바이러스에도 응용할 수 있다. 앞으로 화학, 생명과학, 소재공학 분야에 큰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생활 속 과학 이슈 … 초미세먼지의 공포
올해는 유난히 과학이 생활과 접목된 이슈가 많았다. 그 중 가장 두려웠던 것은 미세먼지 경보였다. 지름 70㎛보다 작은 크기의 먼지 중에서 입자가 작은 것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구분한다. 미세먼지는 지름 10㎛ 이하로 머리카락 지름의 1/7보다 작다. 큰 물질이 잘게 부서지는 기계적인 과정으로 생성되며, 호흡할 때 코나 기도에 있는 섬모와 점막에 걸려 재채기, 가래 등으로 뱉어낼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초미세먼지이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 이하로 머리카락 지름의 1/20보다 작아 폐 속 세포까지 침투할 확률이 크며, 보통 마스크로도 걸러내기 힘들다. 먼지 입자는 자동차와 공장에서 화석연료가 연소하면서 타지 않고 남은 탄소 원소가 유기탄소와 결합해 응축한 후 대기 중에서 광화학 반응으로 생성된 황산염, 인산염 등과 결합한다. 그리고 그 위에 중금속과 각종 유해물질이 뭉쳐져서 만들어진다.

해외에서 바라본 과학계 뉴스 결산
해외 과학소식은 호주 과학미디어센터(ausSMS, austrailian science media centre)를 통해 알아봤다. 이 센터는 2013년 10대 뉴스를 발표했는데 다음과 같다.
1. 우주에서의 소리를 통해 보이저 1호가 분명 저 멀리 나아갔음을 확인했다. 이로써 NASA의 보이저 1호 우주선은 인류 최초로 인간이 만들어낸 물체가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공간(interstellar space, 항성들 사이에 있는 빈 공간으로 진공은 아님)으로 진입했다. 1977년 목성과 토성 탐사를 목적으로 발사된 우주 탐사기 보이저 1호는 현재 태양으로부터 190억 km 떨어져 있다. 과학자들은 보이저 1호를 둘러싼 플라즈마에서 진동 소리를 듣고 여러 관측을 했다.


2. 이산화탄소가 최고치에 달했고 인간이 기후변화에 끼친 영향이 이전보다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지난 5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400ppm을 넘어섰다.
3. 과학자들이 복제 기술을 활용해 인간 줄기 세포를 만들어냈다.
4. 세계에서 가장 비싼 소고기 버거가 연구실에서 탄생했다.
5. 에이즈 발생 원인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human immunodeficiency virus)를 갖고 태어난 태아를 계속 치료한 결과 아마도 치유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는 12개월 이상 바이러스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연구진들은 항체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6. 가장 오래된 생명의 흔적이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주에서 발견됐다.
7. 잉글랜드의 왕 리처드 3세의 유골이 한 자동차 공원에서 발견됐다. 500년이 지난 후다. 한 건설 현장에선 5천만 년 정도 된 악어의 화석이 드러났다.
8. 호주의 한 연구진이 개구리의 초기 배아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9. 호주 과학자들이 새로운 독감 치료제를 설계하는 데 기여했다.
10. 세계에서 가장 큰 화산이 발견됐다. 태평양 심해에서 발견된 화산은 길이가 650km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 중독법 파장과 온오프라인 통합과 경쟁
한편 ICT 분야 역시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게임 중독법은 큰 파장을 불러왔다. 관련 단체는 ‘근조 대한민국게임산업’이라고 표현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 진행한 오픈세미나에서는 2013년 ICT 산업 주요 트렌드에 대해 △플랫폼 업체의 HW 통합(HW+Platform+Service) 전략 확산 △앱스토어 편중 탈피를 위한 시도 △오프라인을 연동한 서비스 도입 등이 꼽혔다. 온라인에서 다시 오프라인을 주목하며 온오프라인 연동, IT와 비IT의 “통합과 경계 없는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