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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지 못하는 새들에게 희망을
날지 못하는 새들에게 희망을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5.05.19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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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으로 다양한 장학금 지원

지난해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 취업한 한지은(25세) 씨는 한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포기할까 마음먹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 2학년 때 국가장학금 제도가 시행되면서 등록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첫 해부터 졸업할 때까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았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했다.

한 씨는 첫 월급을 받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학생 시절에는 만져보기 힘들었던 금액을 급여로 받게 되니 가족 선물, 지인들과의 모임 등 평소 원하던 것들이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한 씨는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바로 학업을 마칠 수 있게 지원해줬던 한국장학재단에 소액이나마 기부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작지만 급여의 1%를 매월 정기적으로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한 씨는 “10년 뒤에는 10%까지 늘리고 싶다”며 “이렇게 기부하더라도 사회로부터 받은 장학금에는 미치지 못한다”라고 쑥스러워했다.

제6기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 발대식에서 대학생 멘티들과 함께한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사진 가운데).

한국장학재단이 지난해까지 모금한 기부금은 모두 228억원이다. 한 씨처럼 뜻있는 개인과 기업, 단체, 공공기관, 정부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기부가 들어왔다. 주요 기부처로는 넥슨, 대한LPG협회, 한국인삼공사, 하나금융, 한국가스공사, 구찌그룹코리아, 한국화웨이, ETSTOEFL, 우리은행, KT&G, 하이트진로, 둔남장학금, 블리자드코리아, 범한판토스, 고용노동부, 세계한인회장대회운영위원회, KRX국민행복재단, 외환은행 나눔재단 등이 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장학금과 인재육성 활동, 기숙사 건립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사랑드림장학금’이란 이름으로 지원하는 장학금이 바로 기부금으로 대학생들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예다. 기부한 기관의 뜻에 따라 택시기사 자녀(대한LPG협회), 인삼 경작인 자녀(KGC인삼공사), 공학계열 학생(한국화웨이), 패션 관련 학과 재학생(구찌그룹코리아), 세월호 사고 희생자가족(넥슨코리아) 등 다양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

한국장학재단이 조성한 기부금으로 장학금을 받고 있는 목포대의 한석우 군은 “장학금은 그동안 해보지 못한 여가생활과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라며 “덕분에 학과 수석도 하고 공모전에서 수상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멘토링 프로그램, 체험 프로젝트와 같은 인재육성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장학재단이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 건립하고 있는 기숙사도 기부금으로 짓고 있다. 1천여 명의 학생들이 부담 없는 비용으로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사실 가운데 하나. 한국장학재단은 법정 기부금 단체다. 지난 2011년 지정됐다. 법정기부금 단체에 기부하면 일반 기부단체에 비해 더 높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부자 공제 한도가 일반 기부단체는 개인 30%, 법인 10%인 데 비해 법정 기부금 단체는 개인 100%, 법인 50%다. 뜻있는 독지가와 기업, 대학생들이 십시일반 보탠 돈으로 조성된 기부금은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가정을 위한 장학금으로 활용되며 분야별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으로도 활용된다.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우리의 기부는 날지 못하는 새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아니라 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며 “꿈을 가진 대학생들이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려면 뜻있는 개인과 기업, 학계의 의지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부를 희망하는 사람과 단체는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www.kosaf.go.kr)와 ARS(060-700-1003), 전화(02-2259-2028), 이메일(gift@kosaf.go.kr)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할 수 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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