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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②] 교육재정 얼마나 더 필요한가
[초점 ②] 교육재정 얼마나 더 필요한가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2.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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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19 00:00:00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은 교육의 선진화·세계화 논의는 허울에 불과하다. 수 백명이 들어찬 강의실과 실습장비 하나 변변치 않은 실험실이 전부인 우리 대학교육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출범 당시 교육계가 GNP 대비 6% 수준으로 교육재정의 규모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요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 우리나라는 앞으로 얼마만큼의 비용을 더 투자해야 교육선진화를 이룰 수 있을까.

최근 눈여겨볼 연구결과가 하나 제출됐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감안해 교육수준을 국제적 규범모형에 적합하게 설정하려면 2004년까지 ‘57조원’을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하고, OECD 국가의 평균수준에 이르려면 약 ‘3백69조원’를 향후 5년간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지난해 전체 교육예산이 20조원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매년 15조원 이상을 더 투입해야 교육이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교육개발원이 내놓은 ‘교육재정 규모 적정수준 판단 및 교육재원 확보방안 연구’에서 밝혀졌다.

정갑영 연세대 교수(경제학과)를 연구책임자로, 최강식 명지대 교수(지식정보학부), 박정수 서울시립대 교수(행정학과), 한유경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등 4명의 공동연구진이 수행한 이 연구는 추가 교육재정을 산출해낸 방법으로 계량경제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주요 국가의 지난 20년간의 경험을 통해 적정한 교육재정 규모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1980년 이후 투자되지 않은 자본투자 부족분과 앞으로 투자돼야 할 교육재정의 규모를 추정한 것이다.

연구진이 도달한 결론은 두 가지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과거 20년 동안 약 9조3천5백억원이 덜 투자됐고, 앞으로 약 47조6천5백50억원을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의 교육수준을 OECD 국가의 평균수준으로 까지 끌어올리겠다면 과거 과소투자된 36조7천억원의 자본투자 부족분과 앞으로 추가돼야 할 3백32조원을 합쳐 약 3백69조원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 1백조원인 우리나라 총예산의 3배 이상을 추가로 투입해야 교육 선진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추가 교육비용을 경제학으로 추론한 것으로 한계를 지니는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수준의 교육재정으로는 교육선진화는커녕 현상유지도 어려울 것임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민간과 정부, 지자체간의 역할분담이 강화되고, 효율성과 형평성에 근거해 재정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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