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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업화 시대를 위한 제언
기술사업화 시대를 위한 제언
  • 김재영 고려대·피부영상의학연구소 연구교수
  • 승인 2018.04.02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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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의공학을 전공했다. 의공학은 생명, 의학, 공학의 지식을 활용한 융합 학문으로, 정보를 바이오센서, 광학장비 및 영상처리 등을 활용해 진단 및 치료 효율성 평가에 필요한 객관적 정보를 확보하고 과학적 기술 개발하는 분야이다. 필자는 의과대학 소속 의공학과의 특성상 분자영상기반 치료 및 진단 신기술 개발, 첨단 고해상도 생체영상 진단기기 개발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Seeing is believing” 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의공학 전공자로서 해당 문구를 해석한다면 생체에서 발생하는 신호 및 현상을 분석해 질병 진단 및 치료 효율성 검증에 필요한 객관적이고 신뢰성 높은 정보를 영상이나 센서 등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풀어 말하고 싶다. 

연구개발은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가설을 설정하고 가설에 맞게 검증하는 방법론을 구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결과를 논문에 발표하여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과학적 가설 검정에 대해 공표하게 된다. 이러한 연구절차를 진행하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국가 R&D과제를 수주하고, 그 자금을 활용하여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게 된다. 필자는 다행히도 한국연구재단 학문후속세대 과제가 선정되어 추운 겨울을 빨리 이겨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기 위하여 개발된 결과물을 축적하고 새로운 지식을 첨가하여 과학발전 및 국민건강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즉, 연구개발은 논문발표만으로 마무리돼선 안 된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 혁신적인 연구결과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실생활에 적용돼 체감할 수 있는 연구결과는 많지 않다. 필자는 100억원 이상 규모의 대형과제에서부터 수천만원 규모의 소형 개인과제까지, 수십 개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결과물을 활용한 사업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사업화에 대한 회의적인 요인 중 대표적인 것은 재원의 부족이었다. 연구 과제를 통해 도출된 결과물에 대한 사업화 모델을 확립해야 하고, 사업화 모델을 활용한 양산화 구현 및 마케팅에 대한 재원 마련 방안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어느 것도 진행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근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정책 추진 방향은 연구개발의 사업화 이슈에 더욱 집중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사업화 초기 단계에 필요한 시제품 제작 및 검증과 민간 전문 컨설팅 등을 지원하며 성공적인 사업화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구개발의 지나친 사업화 방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와 사업화는 더이상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없게 된 시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통계청이 1월에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보면, 청년 실업률은 8.7%이고 실업자수는 1년 전보다 1만2천명이 늘어난 102만명이다. 이러한 시기에 국가에서도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고자 창업을 적극 권장하고 있고, 과기정통부 등 여러 정부기관에서 창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및 연구자 모두 창업에 대한 막연함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계와의 연구결과 공유 및 기업의 R&D 투자 유치 등에 대한 정보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 내야 한다.

미래의 학문후속세대에게 마지막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연구개발이라 함은 꼭 정해진 방향으로만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한 방식으로 연구를 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 습득을 위해 도전하고 옛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찾길 권장한다. 바꿔 말해,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김재영 고려대·피부영상의학연구소 연구교수
고려대에서 피부 질환 진단 시스템 개발로 박사를 했다. 비침습적 생체 신호 측정 및 분자영상기법에 대한 다수의 SCI 논문을 발표했고, 보건복지부 의료기기 멘토링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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