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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90분간 특색 없는 경기력, 에이스가 잘해도 부족한 공격력
한국 축구…90분간 특색 없는 경기력, 에이스가 잘해도 부족한 공격력
  • 양도웅
  • 승인 2018.07.16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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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짚어보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력

후반 추가시간 3분과 4분, 그리고 8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하 국가대표팀)이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득점한 시간대다. 모두 정규시간이 종료된 추가시간에 득점했다. 추가시간 3분에 골을 넣은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선 1-2로 패했고, 4분 사이에 연속 두 골을 넣은 피파랭킹 1위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선 2-0으로 승리했다. 

최종결과는 1승 2패, 조별리그 탈락. 하지만 지난 29일 귀국한 국가대표팀을 맞은 건 국민들의 박수였고 위로였다. 바로 선수들이 경기 끝날 때까지 보여준 ‘승부욕’과 ‘투지’ 때문이었다. 국민들이 국가대표팀에 요구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승부욕’과 ‘투지’는 한국 축구의 상징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국가대표팀이 착용한 (원정)유니폼에는 ‘투혼’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컵 진출팀을 결정하는 지난 아시아 예선에서 국가대표팀이 보인 모습은, 이 승부욕·투지·투혼 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모습이 객관적인 수치로도 증명됐다. 

마지막 조별리그 독일전을 2-0으로 승리한 뒤, 라커룸에서 단체사진을 찍으며 의지를 다지고 있는 선수들과 코치진, 스탭진의 모습. 사진 캡쳐=대한축구협회 인사이드 캠
마지막 조별리그 독일전을 2-0으로 승리한 뒤, 라커룸에서 단체사진을 찍으며 의지를 다지고 있는 선수들과 코치진, 스탭진의 모습. 사진 캡쳐=대한축구협회 인사이드 캠

지난 2월 이용수 세종대 교수(체육학과)와 김용래 호남대 교수(축구학과)가 <한국체육과학회지>에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경기 중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포지션 및 15분 단위 경기력 비교 분석」을 발표했다. 

저자들은 논문에서 “최근 아시아 축구는 중동과 중국 등의 막대한 투자로 경기력 수준이 날로 평준화되고 있고 더욱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졸전은 축구팬의 실망으로 이어졌다”며, 국가대표팀이 최종예선에서 보인 경기력에 대한 객관적 분석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대한축구협회(KFA) 공식 분석전문 업체에서 제작한 경기 리포트를 수집·이용해 분석 요인을 추린 뒤, 포지션별(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경기력 비교와 15분 단위(0~15분, 15~30분, 30~45분, 45~60분, 60~75분, 75~90분)의 경기력 비교를 시도했다. 

손흥민이 잘해도 역부족인 공격력 

분석 결과, 세 포지션 가운데 가장 낮은 경기력을 보인 포지션은 공격수였다. 공격수는 24개 요인 중 한 요인(Attacking challenges, 공격시도)에서만 높은 결과를 보였을 뿐이다. 저자들은 “(과거) 연구결과인 축구 국가대표의 공격력 부재와 일치하고 있다. 또한 축구전문가 및 스포츠 기자들이 문제 삼고 있는 공격수의 부재와도 일치한다”고 평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각국 축구대표팀은 평균 3.4골을 기록했다. 골 개수만으로만 봤을 때, 3골을 기록한 우리 국가대표팀의 공격력은 세계 평균보다 조금 아래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 아시아 예선과 달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 선수는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는 등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즉 에이스인 손흥민 선수의 컨디션이 좋아도, 국가대표팀의 공격력은 세계 평균 이하라고 분석 가능한 대목이다.

또한 손흥민 선수와 비슷한 수준의 선수를 한두 명 더 발굴하는 게 당장 어렵다면, 부족한 공격력을 메꿀 수 있는 전술이 시급함을 판단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격수 부재'와 '공격 전술 부재'는 지난 아시아 예선부터 이번 월드컵 본선 기간까지 꾸준하게 제기된 한국 축구의 골칫거리다. 

한편 15분 단위 분석 결과,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은 90분 내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8개 분석 요인 중 22개 요인에서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75~90분 사이에 ‘Lost ball(실책)’ 횟수가 17회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저자들은 “포지션에서의 평균 차이는 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15분 단위 경기력에서의 저조한 차이는 90분 동안 같은 패턴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써, 공격수의 경기력 저하와 90분 동안 저하된 경기력을 계속적으로 이어가는 형태가 현재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이라 볼 수 있겠다”고 총평했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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