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간염의 주원인인 B형 간염바이러스(HBV)를 제거하는 단백질이 새롭게 발굴됐다.
지난 24일 김균환 건국대 교수(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이 사람의 간세포를 이용해 B형 간염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신규 단백질을 발견하고 그 제거 원리를 규명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이 밝혔다.
아직까지 B형 간염 완치제는 없는 실정이다. 이 연구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제거 기전을 밝힌 것으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성을 극복하여 만성 B형 간염의 완전한 치료제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B형 간염바이러스는 만성 간염, 간경화, 간암의 주범이며,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도 높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단백질 등이 분비돼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하지만 이 때 사이토카인이 어떤 단백질을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일으키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이토카인(종양괴사인자 및 인터페론)에 의해 인터루킨-32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바이러스 제거에 관여하는 일련의 원리를 발견했다.
인터루킨-32는 바이러스의 전사(轉寫)와 복제를 직접 막아내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단백질이다. 기존의 다른 인터루킨들과 달리, 외부에 분비되기보다 간세포 내부에서 신호전달을 조절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는 점이 새롭게 규명됐다.
이번 연구는 인터루킨-32가 바이러스성 간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으며, 향후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제 개발에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균환 교수는 “종양괴사인자와 인터페론-감마가 어떤 단백질을 매개로 B형 간염바이러스를 간세포 손상 없이 제거하는 지에 대한 분자적 기전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향후 만성 B형 간염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년간 지속적인 치료제 개발에 대한 다각도 노력의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간세포에 인터루킨-32를 과발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해야 한다"며 "종양괴사인자 혹은 인터페론-감마를 통한 인터루킨-32의 발현을 증가시킬 수 있는 부분에 중점적으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 16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