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4:55 (금)
대학다운 대학, 나라다운 나라
대학다운 대학, 나라다운 나라
  • 교수신문
  • 승인 2019.01.02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사

지난해 교육계의 가장 큰 성과는 개정 강사법입니다. 2018년 초 5개월여 동안, 국회의원, 교육전문가, 시간강사 당사자와 교육 NGOs, 교육부,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대표기구 등이 머리를 맞대 양보와 조율 속에서 전면 개정 강사법이 탄생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강사법은 시행되기도 전에 대학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교육자보다는 교육기술자를 요구하고, 교육의 질보다는 돈을 앞세우는 대학 당국, 신진박사나 학문후속세대의 전망보다는 교수의 현상유지를 우선하려는 대학 사회, 강의와 교육, 연구, 행정의 질과 방법론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대학 구성원들을 보면서 때로는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동토 같은 대학에도 봄이 오고 꽃이 필 것입니다. 수장된 세월호가 밖으로 나왔고, 국정농단의 주범이 탄핵당해 권좌에서 내려온 것을 우리는 지켜봤습니다. 

교육계에도 그렇습니다. 대학 적폐의 상징이던 김문기 전 상지대 이사장이 대학 구성원들의 의지로 퇴진당하고 상지대 민주화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비리로 몸살을 앓아온 사학들에도 희망의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총장직선제를 포함한 대학 민주주의를 세우는 대학들이 차츰 늘고 있습니다.

73년 한국 대학의 역사는 각종 부정부패, 비리사건과 정경교(政經敎)유착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이 있었기에 자유와 평등, 민주와 정의의 꿈을 키울 수 있었고, 한국 경제와 민주주의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교육 적폐 청산이 더딘 현실에도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불평등과 차별로 얼룩진 교육 현장과 한국 사회를 바꿔야 합니다. 청년 학생과 한반도의 희망과 비전을 키우고 마침내 실현하기 위해 우리 대학 교육 노동자들은 대학의 공공성, 민주성, 평등성, 자율성의 기치를 계속 들고 나갈 것입니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공동의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