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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 통해 인류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
먹이사슬 통해 인류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
  • 홍영습 동아대ㆍ중금속노출환경보건센터장
  • 승인 2019.01.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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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발암물질로 호흡곤란, 폐기능 저하, 생식독성, 기형 등 야기

196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생산은 매년 8.7% 씩 증가해 6천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생산된 플라스틱에서 천만 톤 가량의 플라스틱은 매년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이 중 5조개 이상의 플라스틱 조각이 전 세계 바다를 순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러한 플라스틱이 먹이사슬을 통해 다시 우리의 식탁으로 들어와 인체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작은 고체 플라스틱으로 정의하는데, 1mm 이하의 나노물질도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다. 생산 당시부터 작게 만들어져 치약이나 화장품 등에 넣는 1차 미세플라스틱과 플라스틱제품이 잘게 부서져서 만들어진 2차 플라스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플라스틱이 인체에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 아직까지 정확한 연구가 부족지만, 현재까지 나온 독성학적 연구결과를 통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물리적 독성과 화학적 독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러나 두 가지 독성이 완전히 구별돼 인체 영향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물리적 독성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의 호흡기와 소화기 상피세포에 접촉하게 되고, 세포 포식기전을 통해서 인체 흡수된다.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은 조직염증, 세포증식, 괴사, 면역세포 억제 등을 유발한다. 이러한 영향은 미세플라스틱의 크기, 모양, 표면전극, 부력, 소수성 등의 성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호흡기에 노출되면 미세플라스틱 입자 독성, 화학적 독성 등에 의해서 간질성 폐질환을 유발해 기침, 호흡곤란, 폐기능 저하를 유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나노플라스틱은 인체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이동하여 인체의 상피세포, 점막, 장관, 혈액을 타고 임파계와 간담도계로 이동한다. 이동된 나노플라스틱은 태반과 혈액 뇌장벽, 장관, 폐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나노플라스틱의 연구를 통해서 심뇌혈관계, 내분비계, 염증반응, 산화손상, 생식계 등에 직접적인 독성영향이 관찰됐다.

화학적 독성

플라스틱 자체의 구성성분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과 화학적 첨가제에 의한 영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으로 발견되는 플라스틱 재질은 PET(polyethylene-terephthalate), PP(polypropylene), PE(polyethylene), PS (polystylene), PA(polyamide), PVC(polyvinyl chloride) 등이다. 페트(PET)는 음료수 용기로 페트병 등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일회용 컵 등에 많이 쓰이는 폴리스타이렌(PS)는 세포활성, 염증반응, 위장관 선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PVC는 생식계 영향,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에 포함된 화학물질들은 자체적으로 독성효과를 유발하면서 아울러 잔류유기오염물질(POPs)의 축적을 더욱 유발시킨다.

잔류유기오염물질(POPs)와 결합한 미세플라스틱은 생물체 내에서 다양한 반응에 의해서 농축되어 전달되고, 매우 적은 농도에서도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플라스틱에 첨가되는 물질중 비스페놀 A와 프탈레이트는 독성영향이 큰 물질이다. 비스페놀 A는 플라스틱의 가소제(plasticizers)와 항산화제의 역할을 위해 사용되는데, 에스트로젠 수용체와 결합해 갑상선호르몬의 작용방해, 췌장 베타세포 기능 방해, 비만작용, 생식독성, 발달장애 및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의 유연성과 내구성을 위해 첨가되는 가소제로서 PVC 제작에 사용되는데 생식계 발달장애, 기형 등 다양한 독성을 유발하며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향후 다양한 통합노출평가, 독성학적 연구 및 인체 역학 연구가 수행되어 건강영향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제시되겠지만, 무엇보다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인체노출을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강구되기를 바란다.


홍영습 동아대ㆍ중금속노출환경보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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