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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를 구상한다 '<하> 도시의 물리적 구성
`생태도시를 구상한다 '<하> 도시의 물리적 구성
  • 교수신문
  • 승인 2001.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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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07 16:56:54
김현수 / 한국건설기술연구원·선임연구원

전기, 전자의 시대를 넘어 생태학의 시대로 예견되는 21세기가 시작되었다.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환경친화적 개발, 지속 가능한 사회, 생태도시에 관한 논의가 진부할 정도로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태도시를 만들어 가기 위한 뚜렷한 실천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 이제는 생태도시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보다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단계이다.

도시의 ‘포장’을 줄여라
여태까지 우리는 개발의 절차와 한계만을 규정하고 있는 개발지향 소프트웨어로 도시를 황폐화시켜 왔다. 따라서 자연과 개발 환경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즉, 환경친화적, 생태적 계획체계와 수단의 개발은 우리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당면과제이다. 그러나 한 사회의 계획체계를 개선하는 일은 지속적인 노력과 시간이 요구되는 지난한 일이다. 따라서 기존의 소프트웨어가 체계적으로 개발, 실행되기까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과도기적 수단의 개발이 필연적이다. 즉, 기존의 개발 관성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의 개발이 요구되는데, 필자는 환경계획지표의 활용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건폐율, 용적율, 조경면적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계획지표가 단순히 개발의 한계만을 규정하여, 역설적으로 도시 환경파괴의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반해, 환경계획지표란 조성될 공간의 환경친화적, 생태적 수준을 정량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사전 계획지표를 말한다. 공간의 질적 가치를 규정하는 이 지표는 환경부하를 원천적으로 절감하고 생활과 환경의 질 향상을 모색하는 계획·설계 기법은 물론, 이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대안기술의 개발과 적용을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자연지반녹지면적율, 투수면적율, 녹피면적율 등은 ‘땅이 숨쉬고 물이 흐르는 도시’를 만드는 데 유용한 환경계획지표이다.
소프트웨어적 기술은 그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적 기술과 조화될 때 효용이 극대화된다. 이런 관점에서 전술한 ‘땅이 숨쉬고 물이 흐르는 도시’ 만들기를 가능하게 하는 실천적 하드웨어기술로는 인공지반 및 옥상녹화, 투수성 포장 공법, 그리고 우수 저류·침투공법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옥상녹화 기술은 이미 파괴된 도시공간의 생태적 기능회복을 위한 유용한 대안으로 다양한 적용 모델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투수성포장공법은 땅의 호흡을 방해하기 않게 해주고, 우수 저류 및 침투공법과 연계되어 물순환 기능을 되살려 준다. 이러한 기술은 근본적으로 생물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생존에 필수적인 수분을 공급하는 생태도시 조성의 기반기술로 인식되어야 한다.

‘숨쉬는 땅, 흐르는 물’의 공간
도시 생태문제는 생명활동의 근원이 되는 서식지의 감소와 오염에 크게 기인한다. 특히 도시에서는 토양과 수체계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의해 파괴되면서 생태적 문제는 물론 도시홍수와 같은 인위적인 재해까지 유발시키게 된다. 따라서 도시에서 땅이 숨쉬고 물이 흐르게 하는 기술은 환경오염과 도시기후변화 그리고 생태계의 균형 파괴로 요약되는 도시생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자, 모든 생물이 살 공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안이 된다. 구체적인 대안개발이 우리사회가 생태도시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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