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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24- 유채꽃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24- 유채꽃
  • 교수신문
  • 승인 2019.06.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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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놀라유 뽑고 사료·비료로 쓰고 꿀도 따고

 

우리나라의 봄은 이른 3월 제주도의 유채 밭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이다. 그리고 나면 전국 여러 곳에서 차례대로 유채꽃축제(Canola Flower Festival)가 열리게 된다. 오래전 캐나다를 갔을 적에,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는 현란하고 광활한 노란유채꽃밭을 보고 멀미가 날 지경이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油菜(Brassica napus)는 네 개의 꽃잎이 십자모양(cross-form)을 이루는 무, 배추 닮은 十字花科(배추과)의 두해살이풀이다. 중국이 원산지로?우리나라에서는 1962년부터 본격적으로 씨앗에서 기름을 짜기 위한 油料作物로, 또 벌이 꿀을 모아오는 蜜源植物로 재배하였다. 기름도 얻고 꽃도 본다니 뽕도 따고 임도 보는 격이다. 아시아, 유럽, 북미대륙 등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중국, 인도 순으로 많이 재배한다. 유채꽃 꽃말은 明朗, 快闊이라 한다.

유채원줄기에서는 15개 안팎의 1차 곁가지(側枝)가 나오고, 그 가지들에서 다시 2∼4개의 2차 곁가지를 친다. 키는 1m 정도이고, 줄기에는 보통 30∼50개의 잎이 붙으며, 잎은 잎자루가 있고, 잎 표면은 진한 녹색이며 뒷면은 흰빛이 돈다.   꽃은 총상꽃차례(긴 꽃대에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음)로 피고, 가지 끝에 달리며, 노란색이고, 크기는 17mm 가량이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인 거꿀달걀꼴(倒卵形)이고, 6개의 수술 중 4개는 길고 2개는 짧으며, 암술은 1개이다. 

열매꼬투리는 끝에 긴 부리가 있는 원기둥꼴(圓柱形)로 두 개의 방이 있으며 그 중앙에는 솔기 닮은 縫合線 있다. 꼬투리가 영글면서 녹색꼬투리는 갈색으로 바뀌고, 솔기가 갈라지면서 20개의 검고 딱딱한 씨앗이 튀어나온다.

번식은 종자로 하고, 파종 후 1~2주 지나면 떡잎이 올라오고, 20일 뒤엔 본잎(本葉)이 2~4장이 되는 어린유채가 된다. 조금 지나 촘촘히 나 있는 푸성귀를 군데군데 골라 뽑아 성기게 하는 솎음수확해서 쌈, 나물, 겉절이로 쓰니 상추, 쑥갓, 열무가 귀한 초봄에 생광스럽게 먹을 수 있는 채소거리다. 

유채씨앗(rapeseed)에는 38∼45%의 기름이 들어 있어 이것으로 짠 식용유가 카놀라유(Canola oil)이다. 이것은 세계적인 식물성기름으로 콩기름, 야자기름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고, 식물성단백질로는 콩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한다.

유채종자는 동물의 사료, 식물성식용유, 바이오디젤(biodiesel)용으로 재배한다.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찌꺼기)엔 단백질을 많기에 가축사료가 되고, 중국에서는 비료로도 더 많이 쓴다하며, 목초로 또 꿀벌의 밀원으로도 쓴다. 

유채는 풍매화로 자가수분 하지만 꿀벌이 타가수분을 시키면 수확량이 훨씬 더 는다고 한다. 풍매화는 바람이 꽃가루를 운반하여 꽃가루받이(受粉)가 이루어지는 꽃인데 대개 빛깔은 화려하지 아니하고, 꽃가루는 가볍고 양이 풍부하며, 가벼워 바람에 쉽게 날린다.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져간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그런데 쌀, 보리, 밀 등의 벼과식물은 다행히도 풍매화로 자가수분을 하기에 일단 큰 걱정은 덜었다 하겠다.

그리고 유채기름은 동물의 심장병과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탐탁찮은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에루신산(erucic acid)과 불쾌한 쓴맛과 독성이 있는 글루코시놀레잇(glucosinolate) 때문에 애초엔 식용으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과거에는 호롱불을 켜거나 윤활유 따위로 썼다.

그래서 독성물질이 없는 품종개량을 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캐나다에서 심는 유채 90%이상이 인체에 무해하게끔 내키는 대로 유전자조작(genetic engineering)한 품종이라 한다. 뿐더러 카놀라유가 다른 식용유보다 튀김을 하는데 매우 적합하다한다. 다시 말하면 이는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인데, 콩기름처럼 기름색이 검게 변하거나 기름지린내가 안 나고, 깨끗하게 튀겨지는 것이 장점이라 한다.

사실 알고 봤더니만 우리 집에서도 큰 병에 든 카놀라기름을 오랫동안 쓰고 있었다. 여태껏 튀김기름 정도로 알고 無心했으나 글거리로 정하면서 드디어 유채기름인줄 알고서야, 모름지기 마음(心)이 중요하다.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인 것. 아무튼 내가 먹는 것이 뭔지 알고나 먹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글을 쓰면서 늘, 끊임없이 앎을 깨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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