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0년대 프랑스 시민혁명 동안 많은 사람이 감옥에 가게 되었다. 그중에는 원래 범죄자도 있었고, 매독과 같은 질병에 걸린 사람, 그리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감옥에서는 적절한 음식을 제공하는 등 의식주에 어려움 없도록 안락한 환경을 조성하였으나 감옥에 있는 사람들은 계속 병들어 갔다. 그러던 중 프랑스 정신과 의사 Philippe Pinel은 ‘일, Work’(목적이 있고 의미가 있는 활동-작업, Occupation)을 중재로 사용한 후 사람들이 다시 건강, Health or Wellbing을 회복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후에 이 ‘일’을 치료적으로 사용하는 보건전문가인 작업치료사가 생겨났다.
작업치료사는 사람이 활동과 참여를 통해 건강해진다고 보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작업치료사는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면서 하는 활동을 8가지로 나누어서 보는데, 수면과 휴식, 자조활동, 복합일상생활활동, 놀이, 교육, 생산 활동, 여가, 사회적 참여가 그것이다. 수면과 휴식은 말 그대로 잘 자고 잘 쉬는 것으로, 공부도, 일도, 노는 것도 이 수면과 휴식이 잘 이루어지는 가운데서 영위될 수 있다. 자조활동(Activity of Daily Living, ADL)은 먹고 화장실을 가고, 씻고 옷을 입고 머리를 빗거나 면도를 하는 등 스스로를 잘 관리하는 활동이다. 복합일상생활활동(Instrumental Activity of Daily Living, IADL)은 집안일, 요리와 설거지, 스마트폰 사용하기, 장보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용돈관리, 약을 먹거나 아프면 병원 가기 등 자조활동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활동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계속 배우고 연습해야 하는 활동이다. 놀이는 즐거움, 오락, 재미, 기분전환을 제공하는 자연스럽거나 조직화된 활동이다. 아이들의 발달을 위해서 그 시기에 놀이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교육은 학교 등의 교육기관을 통해서 배우거나, 혼자서 공부를 하는 활동이다. 생산 활동은 돈을 버는 일을 하거나 자원 활동이 포함되며 청장년기에 기대되며 그 시기에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여가는 강제성을 띠지 않으며 자유시간에 참여하는 활동, 사회적 참여는 가족이나 친구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타인과 직접 대면하거나 전화 또는 인터넷에 기반을 두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기능하며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작업(수면 및 휴식, 자조 관리 등), 하고 싶은 작업(놀이, 여가 등), 기대되는 작업(복합적 일상생활활동, 교육, 생산 활동 등)이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에서는,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생애주기에 따른 작업이 균형을 이루기보다는 기대되는 또는 하고 싶은 작업에 치우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학원을 6개 다니는 유치원생, 하루 3시간 자는 고3,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연구실의 박사과정생, 직장과 집만을 오가는 직장인, 공원에 앉아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노인은 굳이 기사를 접하지 않고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내가 지금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8가지 작업이 균형 있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에 만족하는지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