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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충북대 교수] 빌 게이츠가 ‘핵’보다 무섭다던 신종전염병 우려… ‘감염관리’가 중요
[김경미 충북대 교수] 빌 게이츠가 ‘핵’보다 무섭다던 신종전염병 우려… ‘감염관리’가 중요
  • 김범진
  • 승인 2020.03.06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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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관리란 의료관련 감염을 막기 위한 활동
코로나 사태 통해 위생습관 개선되면 추후 호흡기질환 예방에도 도움될 것

“코로나 환자를 위해 애쓰고 있는 모든 의료진들에게 응원을 부탁합니다. 특히 간호사들은 그 답답한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격리 환자의 바로 곁에서 24시간을 간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격리병실의 특성상 병실의 소독과 청소를 포함한 격리병실 내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은 물론 그 가족들에게도 지지와 응원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김경미 충북대 간호학과 교수의 말이다. 김경미 교수는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자문단으로 활동하며, 질병관리본부의 의뢰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대응지침의 의료기관 대상 교육훈련 과정 개발 운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신종감염병과 의료관련감염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며, 김경미 교수는 감염관리전문간호사로서 임상에서 감염관리 업무를 직접 담당했던 현직 간호학과 교수들과 함께 ‘감염관리의 역량을 갖춘 간호사의 배출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2018년 12월 한국감염관리간호학회를 창립하는 데 동참했다.

감염관리는 원래 의료관련감염, 즉 입원 중에 발생하는 감염을 예방하고 감소하기 위한 활동을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선별, 격리, 의료인의 개인보호구 착용, 환경의 청소와 소독, 손위생, 호흡기 에티켓 등 모든 것이 감염관리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들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도 바로 이 감염관리의 소홀로 생긴 의료관련감염이 확산의 주 원인이었다. 메르스 환자가 음압병상 등 방역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못했던 병원에 들어가 감염을 퍼트렸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경험은 병원이 필요로 하는 시설과 자원을 확충하는 계기가 돼,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는 예전만큼 의료관련감염을 찾아볼 수 없다.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관리에 대해 높아진 국가적·사회적 관심이 결과적으로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 셈이다.

한국감염관리간호학회는 간호학 영역에서 이같은 감염관리의 학문적 발전을 위한 교육, 연구, 실무에 관한 활동을 하기 위한 학술연구단체다. 이번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한국간호과학회와 함께 방역대책, 충분한 간호인력과 감염전문간호인력의 확충, 확진환자 증상이나 감염경로를 정확하게 공유할 것 등을 정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김경미 교수는 앞선 2016년에는 대표저자로서 감염관리 관련 학계·의료계 인사들과 함께 ‘알기쉬운 감염관리’(정담미디어)라는 학부생을 위한 감염관리 교과서를 내기도 했다. 그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감염관리학’을 교과목으로 개설했는데, 막상 강의를 하려고 보니 기존에 나와 있는 교과서들은 전문서적 뿐이어서 학부생 수준에 맞질 않았기 때문이다. “학부생들은 병원현장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의료기구나 시술 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 사진이나 그림, 도표 등을 많이 넣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아무래도 강의 중에 감염관리에 대한 측면을 많이 강조하다보니, 김경미 교수는 학생들이 병원에 임상실습을 나갔을 때도 의료진들이 하는 행위들을 그런 차원에서 많이 관찰하게 되고 지침을 잘 준수하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한다. “다제내성균과 신종감염병이 계속 이슈가 되고 있어 감염관리를 학부에서부터 좀더 심도있게 제대로 배워서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교수가 감염관리간호사로 일했을 때의 경험을 듣고 감염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결국은 감염관리간호사가 되기를 지원하고, 임상간호대학원에서 감염관리전문간호사 과정을 밟게 된 제자도 있다.

김경미 교수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대중에게 손위생이나 호흡기 에티켓의 중요성 등이 많이 인식되었다고 생각한다. 그전엔 공중 화장실에서 비누로 손을 씻는 이들이 드물었는데 요즘은 제대로 잘 씻는 사람이 늘었고, 알콜젤로 손 소독을 수시로 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추후에도 전반적인 위생습관이나 호흡기질환 예방 등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사회가 대처하면서 미비했던 점을 꼭 보완할 필요가 있겠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메르스 이후 감염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사회적으로는 어떤 노력들이 있었을까. “국가적으로, 메르스 사태 이전에는 검역감염병 오염지역 여부에 따라 발열감시,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는 기존 검역방식에만 의존했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 단계별 게이트 검역체계를 마련해 검역감염병 종별 및 입국자 대상에 따라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를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시켰고 대국민 소통을 책임질 위기소통담당관과 긴급상황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가지정병상과 음압치료병상이 늘어났고, 역학조사관도 이전보다 증가했다. “무엇보다 의료법의 개정으로 감염예방관리료가 신설됐는데 이것은 병원내 감염관리 활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감염관리의사와 간호사를 두고 감염관리실을 설치해 운영할 경우 감염예방 관리료 수가로 입원환자 당 건강보험에서 수가가 병원에 지불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로 감염관리실의 인원이 많이 확충됐는데 특히 감염관리간호사 인력이 많이 증가하게 됐습니다.”

<김 교수 약력>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감염관리실 수석 간호사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전문간호학 임상간호조교수(감염관리전공)
세명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 연구조교수
現 충북대학교 간호학과 부교수

김범진 기자 ji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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