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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기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코로나19 감염 15분 만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법 개발
[장승기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코로나19 감염 15분 만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법 개발
  • 장성환
  • 승인 2020.03.23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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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교수의 방 첨단 연구 현장 탐방 7

새로운 ‘압타머(aptamer)’ 발굴방법 개발로
색깔의 변화만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 진단 가능
장승기 포스텍 교수 연구팀. 제공=포스텍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15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이 개발됐다.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생명과학과 장승기 교수, 권준영 박사, 나라얀(Narayan)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6년부터 압타머사이언스와 함께 ‘분자집게’로 불리는 ‘압타머(aptamer)’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새로운 압타머 발굴방법(viro-SELEX)을 개발해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신속 진단법을 개발하게 됐다. 이 연구 성과는 지난해 ‘저널 오브 바이오메디컬 나노테크놀로지(Journal of Biomedical Nanotechnology)’에 실렸을 뿐만 아니라 올해 2월 ‘영국왕립화학회지(Analyst)’에도 게재됐다.

바이러스 진단 검사법에는 분자진단법, 세포배양법, 항원·항체법이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법은 분자진단법인데 민감도가 매우 높지만 검체를 전문 분석기관에 보내 분석해야 하고 6시간 이상의 분석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검사 비용도 상당히 높다. 세포배양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대용량 검사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항원·항체를 이용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법은 아직 개발돼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 교수 연구팀은 자신들이 연구하고 있던 압타머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빠른 진단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

압타머는 DNA나 RNA로 이뤄진 핵산물질로서 간단한 저분자 화합물에서 단백질 같은 고분자 물질까지 다양한 표적에 대해 높은 특이도와 결합력으로 결합하는 분자 집게의 일종이다. DNA 압타머는 안정성이 높아 운반과 보관이 쉽고, 염기서열만 알면 저렴한 생산 비용으로 대량 합성할 수 있어 항체를 대체할 소재로 여겨지고 있다.

압타머는 셀렉스(SELEX)라는 과정을 통해 발굴되는데 바이러스의 경우 표적으로 사용되는 외피 단백질이 막단백질(membrane protein)이기 때문에 기존의 셀렉스 방법으로는 압타머를 발굴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막단백질을 따로 분리·정제하는 대신 배큘로바이러스(baculovirus)를 재조합해 이 바이러스의 외피에 표적 단백질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배큘로바이러스(baculovirus)는 곤충에 감염하는 바이러스로써 인체에 무해하며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데 흔히 이용되는 바이러스다. 이렇게 재조합된 바이러스를 분리·정제해 셀렉스에 사용하는 ‘바이로-셀렉스(viro-SELEX)’ 방법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 방법을 기반으로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에 작용하는 새로운 압타머를 발굴해냈다. 또한 표적 단백질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압타머 쌍을 이용해 임신 진단 키트처럼 색깔의 변화만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 15분이면 충분하다. 포스텍은 이미 이를 활용해 코로나19 진단 키트 만들기에 나선 상황이다.

장 교수는 “새로 개발한 압타머 발굴방법을 이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피 단백질에 높은 특이도와 결합력을 가진 압타머를 발굴할 수 있다”며 “이 압타머들을 이용하면 신속 진단  키트를 빠르면 6개월 만에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굴한 압타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에 결합하면 바이러스가 건강한 세포로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이를 활용·개량해 치료제도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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