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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히든챔피언 기업’ 배경은 ‘이원화 제도’
독일, ‘히든챔피언 기업’ 배경은 ‘이원화 제도’
  • 조재근
  • 승인 2020.06.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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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현장 경험 접목하고 학교가 기업에 직접 연결

국내 전문대학 교육이 해외 우수 직업 교육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상황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본격적으로 대비할 시점에 와 있다. 또한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입학자원 다양화가 필요하다. 교육부에서는 학령인구감소를 대비해 고등교육기관의 입학정원 축소와 전공별 정원 조정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저출산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대비해 고졸취업과 선취업・후진학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같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특히 학교와 기업이 다른 체제이면서도 연결돼 있는 독일의 ‘이원화’ 직업 교육을 참고할 수 있다.

독일은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으로 글로벌 위기 속에서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기업들과 'Made in Germany'의 가치를 구현하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 인력은 독일의 국가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성공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대학이나 학벌 위주가 아닌 철저한 교육과 현장실습을 바탕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독일식 이원화 제도는 스페인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청년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론과 현장경험 축적을 토대로 기업의 수요에 부합하는 최적의 인재를 양성하여 공급한다는 점, 그 과정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 취업을 위한 교육훈련 뿐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평생교육에도 중요성을 부여한다는 점 등은 인력 수요와 공급 간 격차가 큰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점이다.

이원화 직업훈련의 대표적 사례는 프랑크푸르트 전문대학교의 이원화 학사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학교는 1971년 설립 건축, 건설엔지니어링, IT, 엔지니어링, 경영, 법학 등 13개 과목의 학사와 석사, 자격증 등을 취득할 수 있다. 이 곳에서는 학생과 기업이 계약을 체결, 기업은 졸업 시점까지 학생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반면 학생은 교육프로그램을 수료 후 기업을 위해 일정기간 근무할 의무가 있다.

 

독일의 사례: 기업과 직업학교의 역할 분담.
독일의 사례: 기업과 직업학교의 역할 분담.

 

프로그램 기간은 5년이며, 졸업자는 기술 자격증인 전문숙련공(Facharbeiter)과 대학 자격증인 건설엔지니어 학사(Bachelor)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다. 1단계에는 기업에서 직업훈련(7개월), 2단계에서는 대학 수업과 전문숙련공 훈련(23개월), 3단계에서는 대학 수업(30개월) 등을 실시하게 된다. 2단계는 대학, 기업, 기업 외 시설에서 교육을 병행하고, 3단계는 오로지 대학 과정에만 참여한다.

학생은 교육과정에서 보수를 지급받아 생계 문제를 해결한다. 기업을 통해 향후 업무파악이 가능하며, 자연스럽게 본인 전공 분야 관련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참여 학생은 향후 명확한 업무와 10% 취업 보장으로 일반 대학생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기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있으나 현장과 이론교육의 병행으로 자사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015년 발간한 자료에서 위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대학 및 학벌 위주 사회, 이공계 기피, 효율적인 직업훈련제도 부재 등 우리나라의 실태와 비교를 시도했다. 국내 대학 교육은 청년 실업률 심화, 기업 수요와 실제 인력공급의 괴리 등 문제가 많아 체계적인 직업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양광호 전문대교협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소장은 “국가경쟁력 유지 차원에서도 독일 제도의 장점과 특징을 면밀히 검토해 현실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며 “이미 스페인, 이태리, 대만은 독일 제도를 벤치마킹하면서 기술 전문 직업 교육을 활성화, 실질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전문대학 내 교육 장면. (사진=코트라)
독일의 전문대학 내 교육 장면. (사진=코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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