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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 보단 ‘실제’ 교육…디지털 네이티브는 시대 기술을 이용
‘적절’ 보단 ‘실제’ 교육…디지털 네이티브는 시대 기술을 이용
  • 김재호
  • 승인 2021.02.04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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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디지털 네이티브 그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미래교육 디자인 6)』 마크 프렌스키 지음 | 정현선, 이원미 옮김 | 사회평론아카데미 | 360쪽

자신들의 의견이 존중받길 원하는 학생들
내일을 위한 교육과 여생을 위한 교육
‘동사(기능)’는 근간, ‘명사(도구)’는 진화하는 것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흔히 쓰이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다. 이 말을 만든 사람은 바로 마크 프렌스키다. 그는 글로벌미래교육재단(Global Future Education Foundation and Institute)의 설립자이자 소장이다. 프렌스키는 한국에도 방문한 바가 있는데, 40개 이상의 국가를 돌아다니며 미래 교육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프렌스키의 철학과 사상, 교육방법을 담고 있는 책이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 그들은 어떻게 배우는가』이다. 

책을 번역한 이는 정현선 경인교육대 교수(국어교육과)와 이원미 전문 번역사이다. 정 교수는 미디어와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페어런팅 등에 관심이 있어 역자로 적임이다. 정 교수는 디지털 혁명 시대에 관련한 책들을 꾸준히 집필하고 있다. 

아이들, 더 나아가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는 언제나 고민이다. 특출난 교육법은 없지만 교육의 정도(正道)는 늘 존재한다. 프렌스키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지금까지 ‘최고’는 오늘날 아이들의 새로운 잠재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협소한 잣대로 평가되어 왔습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저는 우리 모두가 아이들이 훌륭하고, 효과적이고, 기술 융합적이고, 세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 자신이 속한 프로젝트 팀과 세상에 독특한 공헌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믿습니다”라고 밝혔다.   

세상은 정말 급격하게 변하고 요동치고 있다. 프렌스키는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그들이 미래에 살게 될 세상은 기술, 프라이버시, 재산, 대인 관계, 가족, 의상, 보안, 성별, 권력, 아이들, 폭력, 신, 정의, 돈, 사랑, 정부 그리고 시간과 공간 등 여러 가지 중요한 것들에 대한 젊은이들의 태도가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신과 정의, 가족과 대인 관계 등이 끊임 없이 변한다는 그의 진단은 울림이 있다. 

세상 모든 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

역자를 대표해서 정현선 교수는 ‘옮긴이의 글’에서 프렌스키의 디지털 네이티브 교육방법이 “학생들과 파트너가 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렌스키에 따르면, 21세기에 학습자들은 ‘로켓’에, 교육자들은 ‘로켓과학자’에 비유된다. 어디로 향해 나아갈지 모르는 로켓은 언제든 스스로 비행해야 한다. 교사로부터 적절한 원료를 받아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셈이다. 학생과 교사의 관계는 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물론, 학생들의 열정과 호기심을 찾는 것은 필수다. 

더 나아가 학생과 교사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 정 교수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에게 부여되는 책임은 자신의 열정을 찾고 좇기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무엇이든 활용하기 △정보를 조사하고 찾기 △질문에 답하고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기 △적절히 동기부여가 되었을 때 실행하기 △글과 멀티미디어를 이용하여 발표하기 등을 강조했다. 『디지털 네이티브 그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세 가지 교육적 논의를 하나로 통합해 설명한다. 첫째, 학교 밖에서 경험하는 기술과 현실 세계에서 경험하는 것들이다. 둘째, ‘강의 후 시험’ 방식 이상의 교수법 필요다. 셋째, 디지털 기술을 통한 실제적·참여적 학습의 가능성이다. 

프렌스키는 말한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 안이 아니라 학교 밖 세상에서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에 가장 중요하고 유용한 것들을 스스로 익히고 서로에게 가르치고 있다.” 너무나 뼈저린 일침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제 기존 방식의 학교가 정말 필요한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저자인 프렌스키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경제적·사회적·지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들이 강의를 듣기보단 존중받고, 자신의 의견이 소중히 여겨지길 바란다고 응답했다. 현재 학생들은 적절한 교육보단 실제적인 교육을 원하고, 이 시대의 도구를 이용하여 창조하길 원한다. 협업과 경쟁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협업과 경쟁은 당연할 수 있어

프렌스키는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만큼 미래에 대한 학습 역시 동등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동사’와 ‘명사’를 비유해 미래의 교육법을 설명한다. 프렌스키는 “기술에 있어 ‘동사’란 학생들이 알아야 하는 기능, 즉 이해와 소통 능력을 뜻하는 것으로,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에 비해 ‘명사’란 우리가 이 기능을 익히고 연습하고 활용하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로, 예를 들어 파워포인트, 이메일, 위키피디아, 유튜브 등을 뜻하는데, 이는 시시각각 급격히 변화한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동사’를 토대로 ‘명사’가 계속 변화하는 것이라고 간주해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그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서문 ‘변화하는 우리의 세계’를 시작으로 ▷1장 : 학생들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방법 ▷2장 : 파트너 관계 기반 교수법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제시 ▷3장 : 배움의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4장 : 학습을 실제적인 것으로 만드는 방법 ▷5장 : 학습 내용에서 학습을 안내하는 질문으로의 전환 및 기술을 강조하는 방법 ▷6장 : 파트너 관계 맺기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법 ▷7장 : 130여 개의 기술 목록 ▷8장 : 학생의 창작 ▷9장 : 공유를 통한 지속적인 개선 ▷10장 : 파트너 관계 맺기에서 평가의 쟁점사안, 결론 ‘머지않은 미래의 교육’으로 마무리한다. 

‘어떻게 하면 21세기 학생들을 위해 더 나은 교육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학생들이 익혀야 할 필수 기능은 무엇인가?’, ‘미래의 학교와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는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하는 물음이다. 21세기의 다섯 가지 필수 메타 기능으로 저자 프렌스키는 첫째 무엇이 옳은지 파악하기, 둘째 성취하기, 셋째 협업하기, 넷째 창의성 발휘하기, 다섯째 지속적으로 향상하기를 제시한다. 각각의 구체적인 방법은 『디지털 네이티브 그들은 어떻게 배우는가』에서 확인 가능하다. 

프렌스키는 ‘모두를 위한 21세기 교육을 향해’에서 중요한 물음을 던진다. “여러분의 수업은 단지 내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학생들의 남은 일생을 위한 것인가?” 이 물음을 품고 사는 교수들과 교사들이 더욱 늘어난다면, 미래의 교육은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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