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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고 던진 돌이 수면을 뚫기까지
던지고 던진 돌이 수면을 뚫기까지
  • 김경학
  • 승인 2021.03.10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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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대학원의 학위과정은 대학교 학사과정과는 달리 다양하면서도 창의적인 능력을 요구한다. 기존 지식을 학습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역할로의 변화다. 독립된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정말 실현가능 한 것인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고 그때그때 상황에 감정이 좌우되기도 했다. 격려와 위로를 건네준 친구, 연구실 동료, 부모님, 지도교수님께 감사를 전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었다고 생각한다.
학위과정에서 느낀 가장 특이한 배움은 모순적이게도 ‘힘든 순간이 얼마나 많았고 이를 잘 극복했느냐’에 따라 성과도 잘 나온다는 것이다. 예전에 한 언론매체로부터 공감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연구자로 성장하는 것은 호수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였다. 돌을 던지고 던지다가 그 돌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은 결국 바닥부터 호수 표면까지 던져진 돌이 쌓였을 때부터다. 돌탑이 수면을 뚫기 전까지는 인고의 과정이다.

 

확신갖고 버티면 쌓인다

 

비슷한 말을 하는 매체도, 사람도 많지만 실제로 이 일을 꾸준히 수행해 나가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저 멀리 한 점을 보고 걸어가는 여행자처럼 자기자신과 싸움의 연속이다. 첫 연구실 생활을 할 때는 여러 연구과제 제안서, 보고서, 과제 발표자료 제작, 연구미팅, 논문작성 등 업무가 쌓인 와중에 ‘나는 연구를 하고자 왔는데 다양한 제안서, 보고서, 자료제작을 왜 해야 하는지’ 의아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물론, 그 때는 일련의 연구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몰랐고 ‘대학원생은 논문만 쓰면 되는 것 아니냐’는 나의 무지함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주위의 후배들이나 동료들을 보았을 때 비슷한 과정을 겪는 것을 보면 나만 특이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연구분야나 연구실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일반화 하기 보다는 본인의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면 좋을 것이다.

이 시간들이 피와 살이 된 것은 대학원 3년차가 되고부터다. 교수님과 연구제안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고 타 연구실과 공동 연구제안서 작성을 할 때에도 여러 선생님들로부터 칭찬을 받게 되었다. 다양한 연구참여를 바탕으로 연구동향 파악이 쉬워져 논문 작성 또한 매우 빨라지게 되었고, 한국 연구재단 개인과제인 글로벌박사 펠로우십 과제도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연구과제를 발굴 및 제안하여 선정 될 수 있었다. 다양한 과제수행과 그에 따른 연구경험으로 매년 크고 작은 학술대회 및 연구공모전에서 수상할 수 있었고 다양한 주제의 논문출판을 할 수 있었다. 학내에서 학문 후속세대 강사로서 강의경험도 할 수 있었다. 대학원 생활 후반기에는 한 명의 연구자가 되어 스스로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고 있었다.

 

학생 겸 연구자 겸 사회인 겸 '슈퍼맨'

 

이제는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연구과제 책임자로서 새로운 과제를 제안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이 앞서고, 다양한 과제나 연구 수행을 이제는 나의 주도로 잘 해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처럼 내가 겪어온 공학에서의 학위과정은 학생, 연구원, 사회인이 결합된 어쩌면 슈퍼맨이 되어야 하는 미션이었다. 다만 순간순간의 슬럼프를 잘 이겨낸다면 보람차게 학위과정을 잘 마무리 짓고 독립된 연구자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끝으로 학문후속세대의 시선의 대부분의 글에 적혀 있듯이 결국은 이 모든 활동이 본인의 인생이기 때문에 본인의 몸과 마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으면 좋겠다. 인생의 ‘목표’로 연구성과만을 생각하다가 본인의 몸과 마음을 잘 돌보지 못하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인생의 ‘목적’달성에 있어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학문도 결국 내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니 모든 연구자 분들이 항상 건강하게 목적을 잘 이루셨으면 좋겠다.

 

 

김경학


포항공과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 대학에서 연구원 및 강사로 재직하며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전극소재개발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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