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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아니면 내년…‘집단 면역’ 언제 오나
올 하반기 아니면 내년…‘집단 면역’ 언제 오나
  • 김재호
  • 승인 2021.03.15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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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Science Follow 7

‘SF’는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을 뜻한다. 이전까지 허구와 상상력은 소설이나 영화뿐 아니라 과학에서도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여기서 쓰려는 ‘SF’는 과학 따라잡기 혹은 과학과 친구맺기라는 의미의 ‘Science Follow’를 뜻한다.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는 모두에게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사실들이 좀 더 확장되길 바란다.

국가 차원 뛰어넘는 집단 면역
재발과 변이, 백신 거부도 변수

최근 <CNN>은 자체 분석보도를 통해 미국이 예방접종만으로 올 여름까지 집단 면역이 생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계속 빨라지고 있는 게 주요인이다. 집단 면역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더 이상 퍼지지 않는 지점에 도달한다는 걸 의미한다. 사람 간 단순 접촉만으로 감염되지 않는 전염병 파상풍은 집단 면역을 고려하지 않는다.

집단 면역이 중요한 이유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성인 대상 백일해(百日咳, 급성 호흡기 질환) 백신 접종은 중요하다. 이로 인해 너무 어려서 백신 접종이 어려운 신생아의 백일해 발병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신생아들은 백일해로 인한 합병증이 제일 무섭다. 반대로 아이들에게 폐렴균이나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하면 성인들의 발병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집단 면역이 중요한 이유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 말까지 모든 미국 성인들이 충분한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그 이후에 집단 면역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방 정부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미국질병관리본부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 7일 동안 매일 약 200만 명의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했다. 이런 속도가 계속 유지되면 집단 면역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자연 면역력까지 더해진다. 앞으로 미국 인구 약 4분의 1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다. 이에 따라 자연 면역력을 가진 이들 역시 많아진다는 예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통 인구의 70%∼85%가 항체를 보유해야 집단 면역이 형성된다고 본다. <CNN>은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우치는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감염력이 높은 홍역을 비유로 들면서 설명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인구의 8% 이상, 약 2천800만 명이 백신 접종을 완전히 끝마쳤다. 미국 인구의 약 70%가 9월 중순까지 완전한 백신 접종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미국의 식품의약국은 최근 존슨앤존슨의 1회용 백신을 비상용으로 허가했다.

집단 면역의 관건은 재발과 변이

인류가 정복한 대표적 감염병은 바로 ‘천연두’다.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가 완전 종식됐다고 선언했다. 인류가 집단 면역을 지녔기 때문이다. 천연두는 인류를 적어도 3천 년 동안 괴롭혔다. 그런데 이 종식 선언까지도 꽤 오랜 기간이 걸렸다. 1967년 세계보건기구가 천연두 근절을 위한 강력한 계획을 실시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예방접종과 감시를 실시한 결과였다. 에드워드 제너(1749∼1823)가 우두접종법을 개발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일부 부작용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백신으로 올해 말 집단 면역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런던 시각 8일자 기준으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영국, 미국, 칠레 등 순으로 인구 100명당 1회 접종 순위가 나타났다. 오픈 엑세스 글로벌 통계웹사이트(OWID,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한국은 100명 1회 접종 수가 0.62를 기록했다. 접종횟수는 31만6천865회(3월7일자)다.

전문가들은 집단 면역이 내년에나 생길 것으로 내다본다. 왜냐하면 개발도상국 등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가능하려면 올해 내내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집단 면역이다. 1회 접종만으로는 면역이 바로 생기길 기대하기 쉽지 않다. 우리가 아직 코로나19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며, 재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백신을 거부하거나 주저하는 이들이 늘어나면 집단 면역은 늦어진다. 일부는 백신이 소용없을 수 있다. HIV/AIDS, 림프종, 백혈병, 골수암, 비장 기능 장애 또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으로 면역 결핍증이 있는 경우에 말이다. 신생아 역시 백신 접종이 무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성인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집단 면역은 더 늦어진다.

아울러, 재발과 변이의 확산 역시 계속 주목해야 한다. 면역은 다시 약해질 수 있다. 바이러스는 너무 많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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