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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완결판 번역서 ‘현토완역(懸吐完譯) 주역전의(周易傳義)’ 발간
‘주역’의 완결판 번역서 ‘현토완역(懸吐完譯) 주역전의(周易傳義)’ 발간
  • 김재호
  • 승인 2021.03.1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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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완결판 번역서 ‘현토완역(懸吐完譯) 주역전의(周易傳義)’ 발간

(사)전통문화연구회는 지난 2021년 3월 15일에 《현토완역(懸吐完譯) 주역전의(周易傳義)》를 발간하였다.

 

점서(占書)와 철학서,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주역(周易)』
『주역(周易)』은 라이프니츠의 단자론(單子論), 칼융의 정신의학, 헤세의 문학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주역』은 중국의 고대 왕조 주(周)나라((B.C.1046∼B.C.771) 시대의 점서(占書)이다. 『주역』 8괘(八卦)와 64괘의 괘사(卦辭)와 효사(爻辭)는 바로 점괘의 결과인 점사(占辭)이다. 『주역』은 미래에 발생할 일을 예측하고 그에 가장 적합한 행동양식을 제시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다. 이를 고역(古易)이라고 한다. 이후의 『주역』은 음양론(陰陽論)을 통해 자연을 해석하고 이를 근거로 자연 속 인간의 당위규범이 정립되는 이론체계가 갖추어졌다. 이를 금역(今易) 혹은 의리역(義理易)이라고도 한다.

『주역전의(周易傳義)』, 중국 역학(易學)의 두 대가(大家)가 만나다
『주역전의(周易傳義)』는 정이(程頤, 1033~1107)의 『이천역전(伊川易傳)』과 주희(朱熹, 1130~1200)의 『주역본의(周易本義)』로 구성하였으므로 ‘전의(傳義)’라고 부른다. 두 책은 경문(經文)과 십익(十翼)의 분합형태에 따라 금역(今易)과 고역(古易)으로 구분하던 체제의 대표적인 책들로써, 『이천역전』은 금역, 『주역본의』는 고역에 해당한다. 당시에는 두 체제가 병행하고 있었고, 제가(諸家)의 정본(定本)마다 각기 차이가 있었으므로 주역의 체제를 통일하기 위한 필요성으로 이 책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종래의 연구 성과를 반영한 완결판 『주역』 번역서, 『주역전의』
본회에서 이번에 발간되는 『현토완역 주역전의』는 『이천역전』을 원본(元本)으로 삼고, 『주역본의』를 이에 준하여 편집 및 구성하였다. 『주역』에 대한 연구는 한국,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영미권(英美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이루어졌다. 『현토완역 주역전의』는 이와 같은 성과를 적극 반영하여 종래의 유의미한 연구를 역주(譯註)에 포함시켜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원문(原文)에 선조(宣祖) 연간에 간행된 내각판(內閣版) 『주역언해(周易諺解)』를 따라 우리나라 전통 방식으로 현토(懸吐)하였고, 역자의 친절한 주석과 현대적인 번역을 가미하여 전문가를 포함한 일반 독자들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번역을 지향하였다.

『주역』으로 300년 뒤를 점친 북송(北宋)의 역학자(易學者) 소옹(邵雍)
중국 북송시대의 대학자 소옹(邵雍, 1011~1077) 선생이 『주역』에 통달하여 먼 훗날의 일까지 내다보았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소옹이 혼례를 치른 첫날밤에 홀로 앉아 『주역』으로 점을 쳐보았는데, 아들이 생길 것이라는 점괘가 나왔다. 기쁜 나머지 그 아래 후손들의 점괘까지 뽑아보니 다 좋게 나왔지만, 9대손에 이르러 역적의 누명을 쓰고 죽게 된다는 점괘가 나왔다. 이후 소옹은 임종(臨終)을 앞두고 큰 며느리에게 유품을 전해주면서, 집안에 큰 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이 유품을 대대로 집안의 큰 며느리에게 전해주어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유품은 대대로 전해져 300년의 세월이 지나 9대손에게 전해졌다. 그 9대손은 학식이 뛰어나 세자(世子)의 스승이 되었는데, 어느 날 세자가 그의 집에 들렀다가 궁궐로 돌아가는 길에 자객에게 암살당하여 그가 역적으로 몰리게 되었다. 큰 화를 당할 것을 걱정한 그의 아내가 대대로 전해지던 유품의 보자기를 풀어 보니 상자 하나가 나왔는데, 이 상자를 형조 상서(刑曹尙書)에게 전하라는 유언이 있었다. 9대손은 그 길로 형조 상서에게 가서 상자를 전해주었고, 형조 상서가 마당으로 나와 상자를 열어 보려는 순간 조금 전까지 앉아있었던 그의 기왓집이 갑자기 무너졌다. 곧바로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그대가 대들보에 깔려 죽을 것을 구해주었으니, 나의 9대손을 살려 주시오.[求汝壓梁死 活我九代孫]”라는 글이 있었다. 이후 형조 상서는 세자의 살인 사건을 재조사하였고, 소옹의 9대손은 무죄가 인정되어 역적이라는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 본문 속으로

“하늘의 운행이 굳세니, 군자君子가 이것을 본받아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天行健 君子以 自彊不息]”
- 『주역전의』 원(元), <건괘(乾卦)> 중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한 집안은 반드시 남겨진 복이 있고, 좋지 않은 일을 많이 한 집안은 반드시 남겨진 재앙이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
- 『주역전의』 원(元), <곤괘(坤卦)> 중에서

“군자의 도道가 혹은 나아가고 혹은 처하며, 혹은 침묵하고 혹은 말하나,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 하니, 그 날카로움이 쇠를 절단한다. 마음을 함께 하는 말은 그 향기로움이 난초와 같다.[君子之道 或出或處或默或語 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
 - 『주역전의』 정(貞), <계사전(繫辭傳) 상> 중에서

“역易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이 때문에 하늘로부터 도와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易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
 - 『주역전의』 정(貞), <계사전(繫辭傳) 하> 중에서

“도덕道德에 화순하고 의義에 맞게 하며, 이치를 궁구하고 본성을 다하여 명命에 이른다.[和順於道德而理於義 窮理盡性 以至於命]”
- 『주역전의』 정(貞), <설괘전(說卦傳)> 중에서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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