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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의 정체…한미일 자본주의의 사생아 집단
‘좀비’의 정체…한미일 자본주의의 사생아 집단
  • 김채수
  • 승인 2021.03.30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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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글로벌시대의 도래와 홍익종군의 정신 18

우리 사회에 ‘좀비’들은 어떻게 출현하게 된 것인가. 그것들이 ‘좀비’로서 그들의 정체를 드러낸 것은 현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던 ‘촛불혁명’이 행해지는 과정에서였다. 그들은 그때 태극·성조기를 휘날리며 ‘촛불혁명’을 저지해갔던 세력이었다. 당시 그들은 해방이후 한국사회의 각 분야를 장악해왔던 친일세력과 그 배후에서 그들을 지지하는 친미일정권의 관변단체의 회원들이었다. 그들이 그러한 기치를 올릴 수 있는 용기는 그들 자신들의 배후에 주한미군을 주축으로 해서 한국을 장악하고 있는 친미세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사실은 그 ‘좀비’들이야말로 강점기 일제의 만행들로부터 한국의 상처받은 영혼들이고, 또 그들의 후예들이라 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것들이야 말로 우리민족이 일제의 만행들로부터 받은 정신적 트라우마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아직도 그 정신적 타박상으로부터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처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현 정부는 우선 일차적으로 이것에 대한 치유방안 대책의 강구에 훨씬 더 적극적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사실상 통일의 첩경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통일을 저지해온 세력이 다름 아닌 바로 해방직후의 미군정기에 한국을 분단국으로 몰아갔었던 바로 그 세력들이었고, 또 이승만 정부 이후 분단 상태의 고착화를 주도해 나온 미·일의 바로 그 등 뒤에 숨어, 미·일의 한국정치에 대한 적극적 개입을 종용해 왔던 세력이었기 때문이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통일을 저지해온 그 세력들의 모체는 다름이 아니고, 일제가 강점기에 식민지정책의 일환으로 한민족분열정책을 취해갔을 때 그 선봉에 섰었던 친일파들이었다. 그들이 일제의 그러한 정책에 편승했었던 주된 이유는 한마디로 말해 자기민족보다는 자기와 자기의 가족을 우선적으로 생각했었기 때문이었고, 또 자신의 양심보다는 자신의 현실적 이해타산을 먼저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한국사회는 일제 치하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강자였던 일제에 편승했던 것이다. 

문호개방이전의 조선시대에도 한국사회에는 강자에 편승해 자신들의 명리를 취해가던 자들이 있었다. 고려와 조선의 왕조들은 그러한 경향의 인간들이 건설한 국가들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의 왕조국가들은 대륙의 강대국들에 대해 사대(事大)의 예를 갖추어갈 때만 지속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치국은 사대주의자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었던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이완용 이하의 친일파들은 한일합방이전에 청국을 종주국으로 모셨던 조선의 사대주의관료들의 후예들이라고도 말해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민족적 특성이 사대주의로 규정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반드시 그것만이 다는 결코 아니다. 고려이전의 통일신라시대, 삼국시대, 그리고 그 이전 요하유역시대에 취해왔던 한민족은 한 제국에 대항해갔던 흉노제국이 그러했었듯이, 소수 약소민족들에 대해서는 관용적이었고 강대국들에 대해서는 강인한 불굴의 정신을 발휘해왔었다. 따라서 사실은 우리민족의 사대주의적 특성의 저변에는 한 제국이나 당나라 등과 같은 강대국들에 대적해 갈 수 있었던 불굴의 정신이 깔려 있는 것이다. 왜적에 대한 이순신의 굴기는 그 저변에 깔려 있는 바로 그러한 정신으로부터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채수 전 고려대 교수·일어일문학
일본 쓰쿠바대에서 문예이론을 전공해 박사를 했다. 2014년 8월 정년퇴임에 맞춰 전18권에 이르는 『김채수 저작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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