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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미국 우선의 글로벌 세계
미국 중심·미국 우선의 글로벌 세계
  • 김채수
  • 승인 2021.04.06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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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글로벌시대의 도래와 홍익종군의 정신 19

글로벌 시대란 한 번 더 부언하자면, 자본주의 진영의 중심축이었던 미국이 소련해체 이후 그 이전의 공산주의 진영을 자신들의 자본주의 진영에 편입시켜 자신들 중심으로 전 지구적 차원의 자본주의 세계를 주도해 가게 된 시대를 가리킨다. 따라서 우리가 글로벌 세계라 말할 때, 그것은 1990년대 이후의 미국 중심의 글로벌 자본주의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이 주도해온 자본주의는 소련을 주축으로 한 공산주의 진영에 대해 대립적 입장을 취해 작동했었던 경제중심의 정치체제였다. 미국의 그러한 자본주의는 1917년 러시아혁명이후의 공산주의 진영에 대립해 출발된 것이었고, 또 그 이전은 미국의 영향권에 있었던 국가들을 비롯해서 기독교문화를 발판으로 해서 엮여 있던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의 그것과 연계되어 작동해 갔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사유재산을 투자한 개인, 투자되는 사유재산의 안전성을 보증해주는 국가, 투자된 자본의 이윤을 창출해내서 그것을 개인과 국가에 분배해주는 상품생산의 회사라고 하는 삼대요소들로 이루어진 경제체제이다. 그런데 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지속적 이윤창출이다. 그런데 이것은 상품 판매시장의 지속적 확장을 통해서만이 이루질 수 있다. 미국이 일본의 문호를 강제로 개방시킨 후 그 여세를 몰아 조선의 문호를 개방시키려 했었던 것도, 또 그가 자본주의 진영의 맹주 역을 연기해갔었던 것도, 또 소련해체 후 글로벌 세계의 주도권을 행사해 갔었던 것도 사실은 모두가 다 그러한 이윤창출을 위한 미국인 자신들의 상품 판매시장 확장의 구체적 조처들이었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각해볼 때, 미국이 한반도의 남한에 미군을 주둔시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상태를 조성시켜가고 있는 것도 사실상 속내는 다름이 아니고 무기류와 같은 자신들의 값비싼 특산품들을 판매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 취해진다. 이렇게 봤을 때, 소련해체 이후 미국이 자신들 중심으로 구축해낸 글로벌 세계란 미국이 주도적으로 자신들의 상품들을  판매해 갈 수 있는 전 지구적 크기의 경제체제를 취하게 된 세계를 가리킨다. 

미국은 오바마행정부 때까지 이러한 세계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행정부에 이르러 미국은 미국중심의 그러한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를 포기하고 미국우선(American First)의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했다. 미국중심의 글로벌 세계체제라는 말에는 미국의 책임 하에서 그 체제가 영위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우선의 그 말 속에는 그러한 뜻이 내포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우선 미국부터’라는 뜻이다. 미국이 전자의 입장에서 후자의 입장으로 전환된 그 주된 이유는 그것에 충당되는 자금의 부족으로 인해, 더 이상은 미국의 책임 하에 글로벌 세계체제의 안보를 지켜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신들의 상품 판매시장의 확장이 더 이상은 불가능해짐에 따라, 전 지구적 차원의 자본주의 체제가 증가 일로의 지속적 이윤창출이 더 이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미국이 자신들 중심으로 기존의 자본주의 세계체제를 계속 유지시켜 나가려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수밖에 없는데,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김채수 전 고려대 교수·일어일문학
일본 쓰쿠바대에서 문예이론을 전공해 박사를 했다. 2014년 8월 정년퇴임에 맞춰 전18권에 이르는 『김채수 저작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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