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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힌두교 부활’ 꿈꾸는 모디 총리의 건축 정치
[글로컬 오디세이] ‘힌두교 부활’ 꿈꾸는 모디 총리의 건축 정치
  • 이춘호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HK교수
  • 승인 2021.05.1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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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한국외대 인도연구소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이 말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방화(Localization)의 합성어다. 세계 각 지역 이슈와 동향을 우리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국내 유수의 해외지역학 연구소 전문가의 통찰을 매주 싣는다. 세계를 읽는 작은 균형추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가면을 쓰고 집권 여당 인도인민당(BJP) 지지 공개집회에 참가한 인도 시민. 사진=AFP/연합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가면을 쓰고 집권 여당 인도인민당(BJP) 지지 공개집회에 참가한 인도 시민. 사진=AFP/연합

 

인도에 진출한 이슬람이 델리에 수도를 둔 힌두 왕국을 물리치고 1193년에 최초로 세운 이슬람 사원의 이름은 콰툴 알 이슬람(Quwwat-ul-Islam), 즉 ‘이슬람의 힘’이었다. 그것은 힌두라는 국가와 종교에 대해, 침략자와 승리자로서의 이슬람의 우위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그 이후 인도의 힌두교인들은 긴 기간 동안 이슬람의 지배를 받으며 사회 여러 측면에서 이슬람의 침투를 관망해야만 했다. 때로는 자신들의 성지에 이슬람 사원이 들어서는 것을 지켜보면서 속으로는 분노의 눈물을 삼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바르까르(1883-1966)는 오늘날 힌두뜨바(Hindutva)로 불리는 힌두교 근본주의 혹은 힌두교 민족주의를 대중화시킨 인물이다. 현재 인도의 여당인 인도인민당(BJP)은 이 힌두뜨바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BJP를 중심으로 한 힌두뜨바의 양 날개가 있는데 그것은 세계힌두의회(VHP)와 민족의용단(RSS)라 불리는 힌두교 근본주의 단체들이다. 2014년과 2019년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어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지내고 있는 인도 수상 나렌드라 모디는 어릴적부터 이 RSS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그의 정치 철학 이면에서는 ‘힌두교의 부활’이라는 명제가 전체적으로 깔려 있다.

 

요가의 날 제정하고 이슬람 사원 철거한다

 

‘힌두교의 부활’을 표방하고 모디 정부가 진행하는 정책이나 움직임은 사회 전반에 걸쳐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RSS와 연관된 인물을 정부 주요 요직에 임명한다거나 세계 요가의 날을 제정하여 인도 고유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자 시도한 것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모디의 이러한 작업은 역사 혹은 종교 분야에서도 목격할 수 있는데 이슬람 사원 자리에 그것을 부수고 힌두교 사원을 건설하는 것이 그 한 예이다. 여기서는 모디 정부가 사원이라고 하는 종교 건물을 어떻게 활용하여 자신의 정치에 사용하였는지를 두 개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까시 비쉬와나트 커리도 프로젝트’이다. 까시는 힌두교인들이 제일 성스럽게 여기는 도시 중 하나인 바라나시의 옛 이름으로 비쉬와나트 사원은 힌두교 신 중 하나인 쉬바를 모시는 사원이다. 이 사원은 고대 이래로 많은 힌두교 순례자들을 불러 모았으며 힌두교인들에게 있어 많은 상징성을 지닌 사원이었다. 무갈 제국(1526-1858)의 여섯 번째 왕인 아우랑제브(Aurangzeb)는 이 사원을 파괴하고 그 자리에 갼바삐 사원(Gyanvapi Mosque)을 건설하였다. 후에 여러 힌두 후원자들은 갼바삐 사원 바로 옆에 비쉬와나트 사원을 재건축하였는데 모디가 추진하고 있는 까시 비쉬와나트 커리도 프로젝트는 좁은 골목을 헐고 넓게 길을 내거나 순례객들을 위한 숙소를 짓거나 사원 주변을 정리하고 이 사원을 주축으로 갠지스 강으로 이르는 넓은 길을 내고 이 주변을 친 힌두교 위주의 환경으로 바꾸는 정책이다.

 

힌두-무슬림 종교 갈등을 이용하는 이들

 

이와 비슷한 예가 아요댜에 건설 중인 람 사원(Ram Mandir) 건설이다. 아요댜는 인도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신, 라마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라마의 출생지로 알려진 이곳에 무갈 제국 창시자인 바부르(Babur)는 자신의 이름을 딴 바브리 사원(Babri Mosque)을 1528년-1529년에 걸쳐 건설하였다. 이 사원은 1992년 VHP에 속한 일단의 힌두교 극우주의자들에 의해 철거되었는데 모디는 이 자리에 람 사원을 짓기로 결정한 것이다. 2019년 11월에 결정된 대법원의 최종 판결문에는 2.77에이커에 달하는 토지는 라마 사원을 짓도록 하고, 이슬람 사원은 원래 사원이 있던 장소에서 약 30km 떨어진 단니뿌르(Dhannipur)라는 곳에 건설하도록 명시되었다.

힌두와 무슬림 사이의 종교적 갈등은 그렇지 않아도 다양한 인도 사회의 통합을 막는 가장 커다란 장애물이기도 하다. 과거 우리의 정치가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지역 갈등을 조장했다면, 현재 인도 여당인 BJP는 자신들의 종교적, 정치적 신념을 위해 헌법에 명시된 세속국가를 벗어나려 시도하는 듯도 보인다.

모디 정부의 이러한 결정의 이면에 자리한 정확한 것이 무엇인지는 타인으로서는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것은 힌두교의 잃어버린 정통성을 회복하는 힌두교 근본주의자의 종교적 신념인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달성하기 위한 정치가로서의 계획인지는 모디 본인만 알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과거의 행적을 이유로 현재를 부정하고, 권력을 잡고 있다는 이유로 분열을 획책한다면 그러한 나라에 통합이라는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춘호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HK교수

뉴델리 자미아 밀리야 이슬라미아에서 인도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산대 인도비즈니스 학과 부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HK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주 관심사는 인도 이슬람의 역사와 예술이다. 『인도조각사』, 『우르두어입문』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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