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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명강의: 이남표 성균관대 강사의 ‘정치커뮤니케이션론’
우리대학 명강의: 이남표 성균관대 강사의 ‘정치커뮤니케이션론’
  • 강수희
  • 승인 2004.11.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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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넘치는 質問戰…학생들 수업준비 철저히 해

강수희 (성균관대 3학년·신문방송학 전공)

우리 대학의 학사서비스에는 ‘명강의 추천’이라는 코너가 있다. 제목 그대로 학생들이 직접 추천하고픈 명강의에 대한 글을 올리는 곳인데, 그다지 활발한 곳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도 확연한 인기를 누리고 계신 분이 있다. 바로 신문방송학과 강사인 이남표 선생님이다.

‘사회과학연구입문’, ‘신매체의 이해’, ‘커뮤니케이션과 영상매체’, ‘대중매체의 이해’, ‘커뮤니케이션 이론’. 신문방송학 나아가 사회과학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있는 다양한 과목들이지만 고루 분포하고 있는 추천의 글은 한결같은 내용이다. ‘재미있고 유쾌한 수업, 배울 것이 많은 수업, 후회없는 수업, 꼭 들어보세요!’. 과연 이러한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2004년 2학기 신문방송학과 전공심화로 개설된 '정치커뮤니케이션' 수업 현장을 보자. 정치라는 지긋지긋한 단어가 주는 고리타분함이 연상된다면 과감히 떨쳐버리길. 정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현실과 이슈들이 틈틈이 등장하는 수업시간에는 활기차고 생생한 웃음들이 가득하다. 재치있는 선생님의 말솜씨 덕분이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적합한 사례를 통해 이해가 쉽게끔 돕는 수업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서 정책위원을 맡고 계신 선생님께선 매 시간마다 다양한 관련 정보와 새로운 이슈, 시의 적절한 논의들을 이끌어내며 생생한 수업을 이끈다.

한 가지 예로, 지난 수업시간 이뤄졌던, 단어조차 알 듯 말 듯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라는 제도에 대한 토론을 제시할 수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자주 신문을 읽고 있는 신문방송학과 학생이었음에도,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제도의 등장 앞에서 그저 어리둥절 난감할 뿐이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명료한 설명과, 그에 따른 학우들의 의견 발표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제도의 특성과 장단점에 대해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다. 먼저, ‘언론의 보도에 의해 개인이나 기업이 입은 피해를 언론사가 보상해야 한다’는 간략한 제도의 기본 내용을 선생님이 소개하고, 몇몇 학생을 지목하여 그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표면적으로만 보자면 물론 마땅하게 옳은 제도이지만, 그 속에는 보다 침착하고 신중한 보도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긍정적 견해와 함께 언론자유의 위축, 소송을 맡을 사법부의 투명성 등등의 부정적 견해가 동시에 존재한다. 긴장감 있는 강의실, 학생들의 당찬 목소리, 지지와 반박이 이어지며 활발히 진행되는 수업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뿐만 아니라 수업 내용에 알맞게 마련된 다양한 수업형태는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이 된다. '정치커뮤니케이션론'의 경우, 먼저 지정된 교재의 각 章에 대해 각 조에서 발제문을 구성해 발표를 하고, 그 내용에 대한 선생님의 보충설명과 관련내용 소개가 이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핵심은 바로 선생님의 보충설명시간. 설명에 앞서 다양한 질문들이 무작위로 학생들에게 던져진다. 정확한 답을 이야기하면 0.5점에서 1.5점 사이의 점수가 주어지고, 혹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감점은 없다. 스릴 만점의 질문전은 '내가 걸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불안을 자극하고, 수업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이러한 긴장 덕분에 절대로 졸지 않고 수업에 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답변을 정리해보며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요약 정리할 수 있고, 다른 학생들의 답변을 다시 또 상세히 설명해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더 쉽게, 더 명쾌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의 경우, 11월이 되도록 단 한번도 지목을 당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매 수업시간마다 ‘오늘 정말로 나를 시키시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에 잔뜩 긴장을 하곤 했다. 그에 따라 평소 대충대충 넘어가곤 하던 수업준비도 갈수록 보다 철저해질 수밖에 없었고, ‘강수희 학생!’ 하고 내 이름이 불린 어느 날, 정확한 내용을 짚어내진 못하였지만 떠듬떠듬 떨리는 목소리로 무난히 질문전에 대응할 수 있었다. 혹, 질문전에서 마땅한 답을 이야기하지 못하더라도 민망해 할 필요는 없다. 재치있는 선생님의 입담으로 무안하지 않게 위기를 모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를 찾아볼 시간이 조금 부족했었나 봅니다, 다음에 한 번 더 기회를 주도록 할까요?”

선생님의 홈페이지(http://comm.pe.kr)를 통한 깊이 있는 피드백 역시 인기의 비결 중 하나다. 수업 관련 질문과 자료에서부터 학생들의 안부인사와 잡담 등등으로 화기 애애 활발한 자유게시판에다 글을 올리면, 선생님의 친절하고 상세한 답변이 곧 달린다. ‘강의실’ 메뉴에서 볼 수 있는 지난 강의들의 강의자료들과 선생님의 연구 활동이 빼곡히 모인 ‘자료실’은 훌륭한 보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보다 더 좋은, 더 추천할만한 피드백 방법도 존재한다. 바로 수업이 끝난 후 얻어 마실 수 있는 자판기 커피 한 잔. 강의실 밖에서 오가는 대화들은 언제나 더욱더 따스하고 정겹다. 함께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는 선생님이기에 커피타임은 언제나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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