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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갈등, 사례연구로 헤쳐 나가다
피할 수 없는 갈등, 사례연구로 헤쳐 나가다
  • 김재호
  • 승인 2021.05.28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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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읽기_『갈등연구방법론』 이선우, 조은영, 임다희 지음 | 에피스테메 | 184쪽

갈등은 유기적이어서 표준화 연구 어려워
사례연구과 변화 상황 파악으로 판단해야 

국내에 갈등DB를 제공하는 곳은 공존협력연구소가 대표적이다. 공존협력연구소는 △갈등신문기사 △갈등사례 △지역별 갈등현황(갈등지도) △갈등보도 통계 △갈등법령 △갈등인식조사 등을 제공한다. 실제로 공존협력연구소 갈등정보서비스에서 ‘제주공항’을 검색해보니, 갈등성격(교통정책), 갈등시작연도(2017), 장소(제주특별자치도), 제목(제주특별자치도 대중교통체계 갈등), 내용이 사후모니터링으로 일목요연하게 나온다. 

사회적 갈등과 자료들은 쌓인다. 그런데 이에 대한 적절한 방법론이 부족하다. 이 책은 첵 제목처럼 어떻게 갈등연구를 하는지 방법론을 제시한다. 책의 서문에선 갈등연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갈등은 유기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 표준화 된 연구가 어려우며, 변화하는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하는 건 갈등 관련 학술자료 수집이다. 학술자료는 속성·수집방법·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속성은 양적자료와 질적자료, 수집방법은 1차 자료(raw data)와 2차 자료, 종류는 학술지, 연구보고서, 도서, 정책자료, 신문기사 등으로 나뉜다. 갈등의 양상은 가변적이다. 그래서 자료수집과 분석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공저자들은 책에서 “갈등의 증폭은 갈등이 실제로 확산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갈등이 교착된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교착 상태도 갈등의 증폭

국민대통합위원회에 따르면, 갈등분석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제1단계: 갈등단계의 진단 △제2단계: 갈등전환의 목표 △제3단계: 갈등상황의 분석 △제4단계: 갈등해결책의 고안 △제5단계: 갈등전환을 위한 행동 △제6단계: 과정 모니터링 △제7단계: 순환과 갈등단계의 재진단. 현 상황이 어디에 있는지 정보수집과 진단을 수행해 결과를 판단한다. 이후 갈등전환으로 무엇을 확산하고자 하는지 갈등상황을 확인한다. 그 다음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행동과 방법을 고안한다. 마지막으로 절차들이 제대로 진행되었는지 평가하고, 어떻게 갈등상황이 전환됐는지 결과를 판단한다.

이제 구체적으로 접근할 차례다. 갈등현장을 직접 가보는 것이다. 갈등현장답사를 위해선 날짜, 목적, 장소, 내용, 유의사항 등을 면밀히 계획해야 한다. 『갈등연구방법론』에는 갈등현장 모니터링 예시로 ‘안양시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특혜 갈등’이 나와있다. 경기도 안양시 귀인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둘러싼 특혜 의혹과 용도변경 등이 갈등의 주요 원인이다. 사건개요를 보면, 이를 둘러싼 과정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눈에 띄는 건 갈등지도 개념과 갈등체크리스트이다. 갈등지도는 지역종합일간지의 갈등보도 상황을 데이터베이스로 이용한다. 갈등지도는 갈등기간, 갈등지역, 갈등주제, 갈등주체, 갈등성격, 갈등쟁점사항, 갈등내용으로 구성된다. 책에선 2017년부터 2년간 지속된 병원개설준비금 분담 관련 사항이 사례로 제시됐다. 경상북도 영주시 영주적십자병원 운영을 둘러싼 갈등은 대한적십자사, 영주시, 복지부가 갈등주체였다. 

갈등체크리스트는 간단체크와 상세체크로 나뉜다. 간단체크는 조직과 개인을 대상으로 갈등상황, 갈등관리역량으로 다시 구분된다. 상세체크는 갈등 전, 갈등 중, 갈등 후에서 갈등행위자, 갈등행위, 갈등쟁점, 감정, 상황, 조직 및 기관의 차원에서 질문한다. 갈등체크리스트는 다섯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전문적인 자문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이용이 편리하다. 셋째, 다각적 진단이 가능하다. 넷째, 전문가와 연결이 가능하다. 다섯째, 비용 부담이 없다.  

공저자들은 “개인이나 조직의 규모가 작은 경우 갈등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라며 “추가 상담을 원할 경우 전산으로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이나 전문가와의 접촉경로를 비교적 용이하게 획득할 수 있다”라고 적었다. 
갈등을 예측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갈등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기록과 연구는 무슨 단계와 방법을 따라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에 대한 교본 같은 책이 바로 『갈등연구방법론』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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