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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SF ⑩] 아프리카 지역 최초의 발견, 아이는 왜 매장된 것일까
[김재호의 SF ⑩] 아프리카 지역 최초의 발견, 아이는 왜 매장된 것일까
  • 김재호
  • 승인 2021.05.26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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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을 뜻한다. 이전까지 허구와 상상력은 소설이나 영화뿐 아니라 과학에서도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여기서 쓰려는 ‘SF’는 과학 따라잡기 혹은 과학과 친구맺기라는 의미의 ‘Science Follow’를 뜻한다.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는 모두에게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사실들이 좀 더 확장되길 바란다.

인류의 매장 문화에 대해 충격적인 반전을 안겼던 『의식의 기원』(줄리언 제인스, 연암서가)이 떠오른다. 왕권 정치가 강하던 시절, 왕들은 자신의 음성이 이어지도록 시종들이나 전사들도 함께 묻었다. 특히 왕들의 조각상은 우상화 돼 죽어서도 신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것들이 하나 둘 쌓이면서 인간의 의식을 형성했다는 주장은 놀라운 반전을 안겨줬다. 그만큼 매장 문화는 인류 역사에서 과학기술과 문화,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시사점이 많다. 

최근 아프리카 지역 최초의 매장 인류가 드러났다. 8만2천400년 전에서 7만4천200년 전 사이, 약 2.5~3.0세로 추정되는 아이의 골격이 드러난 것이다. <네이처>는 지난 6일,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아이의 나이는 치아 분석으로 추정한 결과다.

중기 석기시대 동아프리카의 인간 매장은 발견된 적이 없다. 케나 남동부의 판가야 사이디(Panga ya Saidi) 동굴에서 발견된 아이는 웅크린 자세로 구덩이에 매몰돼 있었다. 연구진은 이 아이를 어린이라는 뜻을 지닌 스와힐리어 '음토토(Mtoto)'로 칭했다. 잠자는 아이라는 애칭도 함께. 

아프리카 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된 아이의 골격 복원 모습. 이미지=스페인 국립인간진화연구센터(CENIEH) 동영상 캡처

매장과 중기 석기시대 기술과 연관성

2010년부터 독일 예나에 있는 막스 플랑크 인류역사과학연구소와 케냐 나이로비의 국립박물관 고고학자들은 장기적 협업으로 판가야 사이디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뼈 일부는 2013년 처음 발견되었으나 2017년에 이르러 뼈를 보존하고 있는 구덩이가 온전히 드러났다. 케냐 국립박물관의 에마뉘엘 은디에마(Emmanuel Ndiema) 박사는 영국의 과학기술 전문매체 <피조그닷컴(Physorg.com)과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발견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이 뼈들은 현장에서 연구하기에는 너무 섬세했다"라며 "그 중요성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의 유골은 스페인 부르고스의 국립인간진화연구센터(CENIEH)의 실험실로 옮겨져 추가 발굴, 전문가 복구 및 분석을 받았다. 

연구진은 뼈와 주변 토양을 현미경을 분석한 결과 매몰 후 시신이 빠르게 덮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의도적으로 급히 묻었다는 의미다. 그 당시에도 매장 문화가 있었던 것일까. 아이는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 채 오른쪽으로 누웠다. 베개 같이 게이 부패한 것으로 분석돼 분명 장례 문화와 결부돼 있다고 연구진을 추정했다. 

은디에마 박사는 “이 아이의 매장 도구와 중기 석기시대의 도구들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는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원시인류들과 달리, 확실히 구별되는 도구 제작자였음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인류가 진화하는 데 이 아이의 부모와 조상들이 큰 기여를 한 셈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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