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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보신탕
코로나19와 보신탕
  • 이병훈
  • 승인 2021.06.30 08:4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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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이병훈 전북대 생명과학과 명예교수

바이러스와 인간사이의 '무기경쟁'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종차별 반대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병훈 전북대 생명과학과 명예교수

지금 세계는 페스트 병이 창궐하던 중세의 암흑시대를 방불케 한다. 인간의 허파에 들어와 마비시키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죽은 사람이 1년 남짓 사이에 400만 명에 이르고 한국에서만 2000여 명이 숨졌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변종 바이러스가 영국, 인도, 남미 등지에서 계속 생겨 퍼져나가고 있고 게다가 처음으로 나타났던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더 강하다고 해 결코 사태가 수그러진다고 하기엔 이르다. 

이처럼 전 지구를 오싹하게 만드는 미생물이 계속 창궐하고 있지만 이것이 진화현상의 하나이고 바이러스와 인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싸움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니 우리는 곧 바이러스와 인간사이에 ‘무기경쟁’을 극명하게 목격하고 있다.

생물학중에도 이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미생물학이 있지만 찰스 다윈이 150여 년 전에 시작한 진화학 그리고 오늘날엔 실험적 입증을 통해 발전되어 나가는 진화생물학이 분자생물학과 유전체 과학을 타고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 과학이 중요한 것은 인간과 그를 둘러싼 모든 생물이 46억년 이래 진화하면서, 다시 말해 먹이, 서식공간, 햇볕, 공기, 짝을 두고 차지하려는 경쟁 속에 계속 싸우면서 진화해왔다는 점이다. 그렇게 싸우려면 ‘붉은 여왕’과 앨리스처럼 계속 뛰어 경쟁자를 따라잡아야 한다. 이때 경쟁자도 마찬가지로 뛰고 있으니 피차 결국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뛰다가 처지면 멸종이란 길로 간다. 진화가 이토록 고달픈 경주이긴 하지만 눈앞에 볼 수 있기도 하나 장기간, 아니 지질학적 연대를 타고 일어나는 현상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엔 애완동물 선풍이 불고 있다. 그중에 개의 진화에 대해 미국의 스미소니언 연구원이 내놓은 설명을 보면, 개 59마리의 화석 표본에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지금으로부터 3,000년∼4,000년이 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전체 분석으로는 4,8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가축으로 순화되기 시작한 것은 훨씬 앞서서 아시아에서 14,000년 전부터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최초 조상은 회색늑대로 시작된 것이나 석기시대와 10,000년 전의 농경 사회를 거치면서 인간에 의해 가축화되고 아울러 교배, 육종되면서 오늘날엔 애완견과 사냥견을 합쳐 모두 150여 품종을 나열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초기 조상으로부터는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해오다가 농경사회에 이르러서는 자연선택이 아니고 인위선택으로 이뤄진 진화의 ‘예술 작품’들인 셈이다. 문제는 개가 지능에서 뿐 아니라 공감능력이 뛰어나 인간을 위기에서 구해 낸데 대한 일화는 수없이 많다.

머지않아 복더위가 찾아온다. 바로 사람의 식도락의 대상으로 개들이 희생된다. 사육방법이나 죽이는 방식도 모두 살벌하고 끔찍하다. 외국의 애견가들이 한국에서 개를 ‘화형’시키는 장면을 찍어 유럽 등 여러 곳에 방영하고 한국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필자도 오래전 젊었을 때엔 가끔 보신탕을 즐겼다. 그러나 개의 화형 장면을 보고 딱 끊었다. 약 40년 전의 이야기다. 그러나 보신탕은 지금 21세기에 와서도 애용되고 있다. 말인 즉, 그 나라 문화와 전통인데 왜 간섭이냐이다. 그러면 남존여비도 전통이었으니 지금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있다. 종래 노예를 부린 인간차별은 없어졌고 인종차별도 금기시 되고 있다. 남녀차별 역시 사라졌으며 이제는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종차별 반대 운동이 두루 벌어지고 있다. 지금도 보신탕을 먹는 사람은 도도히 바뀌는 시대정신을 외면한 독불장군이 아니면 누구인가? 망각한 구시대 인물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병훈 전북대 생명과학과 명예교수·한국과학한림원 평생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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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07-07 10:52:56

영국 더 타임스"한국인들에게 개고기 먹지마라 할 권리 없다","히포크라테스는 강아지를 군형잡힌 건강식으로 권했었다"

필자가 판단해볼때, 유목민족이 아니면, 가축을 지키는 개의 중요성보다는 야생동물이던 개를 가축으로 길러 식용으로도 먹어온 전통이 오래되었다고 여겨집니다. 근대나 현대에 개를 작게 만들어 애완용으로 키운 영.미권의 문화는 아시아인들에게는 아주 낮선 풍경이어왔습니다. 애견국가인 영국의 일간지조차도 다른 나라 개 식용 문화를 존중하는데, 인류의 오래된 전통을 도외시하고, 개를 식용으로 먹어온 평범한 사람들과 관련산업 종사자들의 생계까지 위협할 정도로 오도하는것도 세계화시대의 예의는 아닙니다. 이 신문의 보도자료로 보면 스페인 사람들은 고양이 고기탕을 즐겼고, 스위스 사람들은 개고기 건포를 먹는

윤진한 2021-07-07 10:53:35
, 스위스 사람들은 개고기 건포를 먹는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힘. 그리고 프랑스 사람들도 개고기를 먹었다고 보도함.